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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 6이닝 2피안타(1홈런) 1실점 승패 없음
시즌 네 번째 등판, 류현진(33·토론토)의 볼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 빨라진 덕분에 다른 변화구의 위력도 더해진다(MLB.com 기준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91.8마일, 약 148km).
사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은 일정치 않은 면이 있었다. 잘 들어왔다 싶은 공이 볼로 판정되는가 하면, 높아 보이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 류현진이 이를 간파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빠른 공을 높게 던진 것이 몇 차례 통하기도 했다.
마이애미가 코로나19 때문에 선수들이 많이 빠지기는 했으나 만만한 타선은 아니다. 3번 헤수스 아길라르, 5번 브라이언 앤더슨 등은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아길라르는 밀워키 시절부터 류현진에게 강한 편이었다.
류현진의 승부처는 3회였다. 1사 후 조너선 비야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뒤 존 벌디 타석 때 유격수 실책이 나와 1, 2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서 아길라르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한 것이 6회까지 순탄하게 끌고 갈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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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한국시간) 마이애미를 상대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변화구로 유인을 했어야 하는데, 한가운데 빠른 공을 던져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그 전에 벤치에서 누군가가 나와 배스를 진정시키고 조언을 해줄 필요가 있었다.
또 1, 3루 위기에서 토론토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베이스 가까이에서 수비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1루 주자를 묶어 두기 위해 그런 것 같지만, 2루에 가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았어야 한다. 3점 차이므로 2, 3루에서 안타를 맞더라도 여전히 1점 앞서지 않는가. 이럴 땐 1루수를 조금 뒤로 보내서 수비 범위를 넓히고 장타에 대비해야 한다.
류현진은 서서히 페이스가 올라오는 것으로 보인다. 공 스피드가 빨라지고 투구 이닝도 6회까지 늘렸다. 투구수도 92개로 앞선 3경기(4⅔이닝 97개-4⅓이닝 93개-5이닝 84개)보다 좋았다.
그러나 컨트롤은 좀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이날 22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초구 스트라이크는 절반 수준인 13번(59%)으로, 좋았던 지난 해에는 못 미쳤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야 편안하게 승부를 할 수 있다. 작년처럼 타자 몸쪽으로 92마일 정도의 빠른 공을 낮게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가장 큰 장점인 날카로운 제구력을 되살린다면 류현진 본연의 모습에 더 가까워질 것이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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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