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선배님들 노래 부르며 반성 많이 했어요"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6.03.06 16:06
  • 글자크기조절
image


‘심장 저편에… 먼지 쌓인 그리움을 찾아냈습니다. 기억을 찾는 일… 그 안에 나를 찾는 일… 나와 함께 자란 노래를 찾는 일…’

린이 오는 9일 발표하는 리메이크 앨범 ‘미스티 메모리즈’(Misty Memories)의 인트로에서 스스로 밝힌 ‘리메이크의 변’이다. 추억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소중한 추억은 음악에 의해 그리움으로 되살아나고, 그리움은 또 다른 추억을 만든다.


가수 린이 만든 리메이크 앨범은 잃어버렸던 옛 기억을 되찾는 작업이었다. 린은 ‘추억’이란 이름의 영화에서 배경음악이 됐던 노래들을 한 곡 한 곡을 다시 부르며 꿈을 키우고 희망에 부풀었던 10대 시절의 추억을 꺼냈다.

“어렸을 때 너무나 좋아했던 음악들이에요. 평소에 좋아하던 노래를 내가 불러보고 싶었고, 또 내가 부른 노래들을 앨범에 담아 갖고 싶었던 충동이 컸어요.”

간들거리는 콧소리가 매력적인 린은 더욱 향기로운 목소리로 추억의 노래들을 매혹적으로 재생산해냈다. 리메이크란 원곡에 대한 새로운 도전만은 아닌 까닭에 린은 원곡에 충실하고자 애드리브를 넣지 않았고 자신이 가진 특유의 느낌만 가미했다.


원미연의 ‘이별여행’과 김혜림의 ‘날 위한 이별’, 장혜진의 ‘키작은 하늘’, 김건모의 ‘미련’, 조갑경의 ‘바보같은 미소’, 이희진의 ‘단 한번의 사랑’ 등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에 이르는 명곡들에 경의를 표하며 자신의 색깔을 살짝 덧칠했다. 혼성듀오의 대표적인 사랑가(歌)로 여전히 사랑을 받는 김현철과 이소라의 ‘그대안의 블루’는 god의 김태우와 함께 불렀다.

나미의 ‘보이네’에는 랩을 넣어 신나는 댄스음악으로 만들어냈고, 박진영의 ‘난 여자가 있는데’를 여성버전인 ‘난 남자 있는데’로 바꿔 불렀다. ‘난 남자가 있는데’는 미국의 최신 스타일인 펑키한 넵튠스 스타일로 재편곡해 흥겨움을 더한다.

마지막 트랙 ‘천일동안’은 린 리메이크의 백미다. 워낙 원곡이 뛰어나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던 리메이크를 천재 뮤지션 정재일이 화려한 편곡으로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냈고, 린은 그 위로 자신의 고운 목소리를 얹었다.

“원곡이 워낙 뛰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정재일이 여성스럽고 섬세하게 편곡을 해줘서 마지막 트랙으로 앨범의 여운을 줄 수 있게 됐죠. 이번 작업을 하면서 좋은 노래를 듣고 자라게 해준 선배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됐어요.”

image


옛것을 대하다보면 언제나 가르침을 얻는 법이다. 린은 리메이크 작업을 하면서 자신이 조금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저 음을 구부리고 애드리브를 하는 것이 R&B가 아닌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됐다. 코러스를 직접 하면서 약했던 화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고, 감정을 표현하고 절제하는 것을 배우게 됐다.

“선배님들이 남긴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내가 너무 노력과 연습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는 것을 느꼈어요. 좋은 노래들을 부르면서 내가 이런 노래처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노래는 내가 가사를 절반은 썼지만 옛 노래들을 보면 가사가 너무 좋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어요.”

린은 리메이크 앨범 발표를 기념해 오는 11일과 12일 이틀간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사진=박성기 기자 musictok@>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