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무명' 명지연 "반짝스타도 오랜고생한 경우 많아"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6.07.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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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동안 이름없는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배우 명지연은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그간 연극을 비롯해 '하얀 방', '휴머니스트', '그녀를 믿지 마세요' 등 여러 영화에 출연, 인상적인 연기를 해왔지만 자신을 완전히 각인시킬만한 작품을 만나지 못한 탓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21일부터 OCN을 통해 방송되는 5부작 TV영화인 미스터리 스릴러 '코마'는 명지연에게 더욱 특별하다. 폐업을 앞둔 병원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이번 작품에서 명지연은 2편의 여주인공이자 10년전 끔찍한 사건을 목격한 간호사 강수진 역을 맡아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만난다.

방송에 앞서 '코마'가 공개된 지난 전주국제영화제 당시 2편이 관객들에게 가장 큰 박수를 받았던 터라 내심 기대와 자부심이 크다. 올해로 데뷔 10년째,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를 단련하길 게을리하지 않았던 배우 명지연을 새롭게 알릴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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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진행된 건 1년 전인 지난 해 여름. 38∼39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실제로 간호사의 자살 사건이 벌어졌던 으스스한 폐병원에서 명지연은 하루 3∼4시간만을 자는 강행군 속에 '코마'를 촬영했다. 당시엔 매니저도 없어 가족같은 스태프들의 도움 속에 눈에 경련이 일면 소품으로 쓰이는 마그네슘을 먹어가며 버텼다. 그래도 기운이 펄펄 났다.

"그간 여주인공을 맡기도 했지만 흥행이 안돼 뒤쳐지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래서 처음 '코마' 제의를 받았을 땐 주인공으로 끌고 갈 수 있을 까 싶어 고민도 많이 했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관객이나 시청자를 만나고 싶었어요. 지금껏 여러 작품을 했지만 '카메라 앞에 서있는 게 이렇게 행복하구나' 하는 느낌을 처음으로 강하게 받았어요. 깨달음을 맛보게 해준 작품이에요."

기쁨이 컸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부담과 기대가 컸던 만큼 명지연은 극도로 예민해졌고 좀처럼 마음을 놓지 못했다. 연인과 헤어진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았다. 곡절 많았던 여름을 보내고 이제 다시 여름, 그토록 기다리던 시청자들의 만남을 눈앞에 둔 명지연은 이젠 새롭게 사랑을 이루는 행복한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단다. 그의 마음을 아는지 작품운도 따라 지금은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명지연은 흔히 반짝 스타로 알려진 사람들도 오랜 기간동안 고생하면서 노력을 해온 분이 많다며 "나도 어떤 면에선 정석을 밟고 있는 셈이다. 지금은 내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미셸 파이퍼, 조디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지적이고 단아한 외모는 그런 명지연의 당찬 각오와 더없이 잘 어울렸다.

"비록 부족한 점이 많지만 10년동안 외사랑해온 영화와 더 많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요. 용기를 내서 앞으로는 더 좋은 영화,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색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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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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