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맨틱 코미디에는 연예가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지난 연말-올 초의 최고 화제작이었던 '시크릿가든'은 물론이고 '오 마이 레이디', '미남이시네요', '메리는 외박중', '드림하이' 등에 이르기까지. 화려하게 빛나는 스타들 그 너머의 이야기는 꾸준히 안방극장에서 사랑받았다.
그 중에서도 종영을 한 회 앞둔 MBC '최고의 사랑'(극본 홍미란 홍정은·연출 박홍균 이동윤)은 더욱 특별하다. 방송가의 이면에 정면으로 카메라를 들이댄 '온에어'가 있긴 했지만, 연예계를 이만큼 시니컬하게 직시한 드라마가 있을까? 비록 애교만점 나쁜남자 독고진(차승원 분)과 볼수록 매력있는 생계형 연예인 구애정(공효진 분)의 달콤 쌉싸름한 연애 이야기에 가려지긴 했지만 '최고의 사랑'이 포착한 연예계의 이면은 어떤 연예가 드라마보다 비정하다.
장동건보다 잘나간다는 뭘 해도 되는 톱스타 독고진과 뭘 해도 안되는 비호감 생계형 연예인 구애정의 대비는 '급'이 다른 연예인의 극과 극을 보여준다. '급'이 떨어져 후배 아이돌에게 뺏긴 구애정의 협찬 의상은 '급'이 어마어마한 독고진에게 무더기로 돌아갈 수 있다. '급'이 다른 연예인 독고진은 러브콜 한 번에 연예정보프로그램 제작진을 불러내지만, 맛따라 길따라 떠난 공효진은 덤블링을 하며 오나라를 불러야 하는 현실.
그 때문에 둘의 사랑은 더욱 로맨틱하고 흥미진진하다. 독고진은 다른 누구도 아닌 더티싼티 공효진에게 첫사랑을 느낀 것이 '눈코입이 사라질 만큼' 부끄러웠고, 구애정은 '요기까진 괜찮아'라며 현실을 각인시켰다. 그러나 독고진이 그 부끄러움을 '극뽁'할 때, 공효진이 이 속터지는 남자를 너그러이 받아들일 때 판타지는 시작됐다. 톱스타와의 사랑이야기, 나쁜 남자와의 사랑이야기는 언제나 짜릿하다.
그러나 서로의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엄청난 '급'의 차이가 몰고올 파장에 대해 걱정했던 두 사람은 사랑을 확신한 순간에도 '급'의 차이에 무릎을 꿇을 뻔 했다. 그 격차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인기를 누리던 독고진을 한순간에 개똥밭으로 끌어내릴 수 있으며, 개똥밭의 구애정을 끝 모를 수렁에 빠뜨릴 수도 있다.
그 전에도 그랬듯 하이에나같은 기자들이 있는 이야기를 부풀리고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면 얼굴없는 대중들이 두 사람을 다시 상처입힐 거라고 '최고의 사랑'은 이야기한다. 두 사람의 열애가 알려지면 구애정은 임신으로 남자 발목 붙잡은 여자가 되고 언제 헤어지나 불을 켜고 지켜보기나 할 것이라는 제니(이희진 분)의 경고는 과장됐을지언정 현실과 맞닿아 있기에 더욱 섬뜩하다.
그러나 독고진은 운명을 바꿔놓을 그 한마디 '구애정을 사랑하고 있습니다'를 입밖에 내놓고 말았다. 23일 '최고의 사랑' 마지막회 예고편은 연예계라는 비현실적인 세상에서 연예계의 현실적인 고민에 빠진 두 사람에게 닥쳐올 고난을 그려보였다. 비호감 연예인과 연애한다는 소식 한 방에 독고진 동영상이 있다는 헛소문이 터져나오는 고난의 세계에서 과연 두 사람은 '극뽁~~!'을 외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