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은 왜, 장동건이 아닌 김수로에 반했나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06.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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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신사의 품격' 임태산 역의 배우 김수로 <사진출처=SBS 홈페이지>


'흥행콤비'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PD가 의기투합하고 장동건 김하늘 등 톱스타들이 호흡을 맞춘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이 쏟아진 이 드라마가 베일을 걷었을 때 시청자들은 장동건이 짝사랑을 하는 이해 안 되는 상황을 목도했다.

현실 속 장동건과 드라마 속 장동건은 다르다고 한다면, 극중 캐릭터 김도진의 프로필을 보고 난 뒤 오히려 더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나치게 완벽한 얼굴과 과도하게 흠 없는 바디스펙에 성공한 건축사. 이수의 동료교사들도 그를 처음 본 뒤 "저 키에 저 외모, 매너까지"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 김도진은 고교 윤리교사인 서이수(김하늘 분)를 보고 한 눈에 반해 짝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수는 이미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었고, 그가 바로 임태산(김수로 분)이었던 것. 게다가 태산은 이수의 친구 홍세라(윤세아 분)의 애인이었다.

드라마는 도진과 태산이 41살인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전에 이수가 태산의 어떤 면 때문에 사랑에 빠졌는지, 어떻게 세라와 태산이 연인이 됐는지는 생략된 채 현시점에서 출발했다. 그러니 이 상황이 당장은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감안해도 도진이 나타났고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쳤음에도, 오히려 태산을 염려해 그에게 상처만 주는 이수의 모습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한 부분.

태산은 모든 남자들이 흠모하는 미모의 프로골퍼 홍세라의 곁을 차지했음을 물론, 김도진을 제치고 서이수의 마음을 한참이나 사로잡았었다. 시청자들도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묵직하고 정열적인 그의 모습은 어느덧 임태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다.


네 명의 남자들 중 가장 듬직한 태산은 우직하고 올곧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도진의 까칠함과는 180도 다른 말투와 태도가 가장 큰 차이점이니만큼, 이점이 이수의 마음을 사로잡은 포인트로 보인다. 그는 남자들과 있을 때는 개구지고 거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여자들에게 만큼은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자친구 세라의 끊임없는 변덕이나 짜증을 모두 받아주고, 그녀를 웃게 하기 위해 스키니진을 입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순정마초'. 유머러스함과 제스처로 어떤 상황도 부드럽게 헤쳐 나가는 태산의 모습은 도진에게서는 찾아볼 수없는 면모다.

마음을 알고도 결국 여자친구 홍세라에 대한 변함없는 마음을 보여준 것도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부분. 도진에게 솔직하게 "이수씨가 나 좋아한다던데 너도 안다던데? 왜 나한테 말 안 했냐"라며 숨기지 않고 당당히 맞서며 자신의 사랑을 지키는 모습은 여성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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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카사노바 장성기 역의 배우 류승룡 <사진출처=영화 스틸컷>


이는 400만을 훌쩍 넘어서며 흥행돌풍을 일으킴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속의 상황을 연상하게 한다. 젊은 시절 불같은 사랑을 해 결혼까지 하게 된 남편 이두현(이선균 분)을 두고 연정인(임수정 분)은 끝내 카사노바 장성기(류승용 분)에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한눈에 반할만한 미남도 아닌데다 물을 무서워하는 그의 모습은 드라마나 영화에 일반적으로 등장하는 바람둥이와는 전혀 달랐다. 두현 마저도 그에게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글로벌한 여자들의 등장에 의아함을 드러내며 "의외로 실력이 있으시다"라고 말하기도 했을 정도.

일각에선 "이선균을 두고 류승용을?"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관객들도 영화를 보면서 과연 성기의 어떤 매력 때문에 여자들이 빠졌는지 궁금증 속에 지켜봤을 것이다. 2012년판 카사노바인 성기는 과거의 거친 남성상과는 달리 따뜻하고 섬세한 모습으로 여심에 어필했다.

다국적 언어를 구사하고 요리솜씨는 물론 예술적인 안목, 세련된 취향.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뛰어난 화술로 구사할 줄 아는 그의 모습은 진짜 여자들이 끌리는 매력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일깨웠다.

무엇보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철저히 파악하는 정성과, 남편마저 질린 여자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눈은 영화가 끝날 쯤 여성 관객들이 장성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물론 여전히 영화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여전히 까칠하고 차가운 도시남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매력이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렇게 따뜻한 매력을 지닌 남자들이 있기에 더욱 볼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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