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주 "'추적자'는 선동 아닌 공감 드라마"(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2.07.28 08:40 / 조회 : 7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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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효주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추적자' 끝난 기분이요? 밖에서 놀고 있다 엄마가 갑자기 집에 들어오라는 말에 들어가기 싫은 어린 아이와 같은 기분이랄까요(웃음)."

배우 박효주(30). 함께 인터뷰하면서 느껴진 그의 화사한 웃음과 솔직하면서도 진지한 말솜씨는 지난 17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에서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아직도 더 이야기할 게 많을 것 같다"며 짧지만 강렬했던 '추적자'에서의 기억들을 떠올렸다.

여배우로서 다소 쉽지는 않을 법한 형사 역할이 오히려 "편했다"고 말하면서도 팬으로부터 들은 한마디에 울컥했다는 박효주. 지난 26일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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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효주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 "극중 조형사, 유쾌한 모습 닮고 싶어..용식과의 로맨스, 여운 남아"

'추적자'에서 박효주가 연기한 형사 조남숙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아기자기한 외모와는 다른 거친 직업에, 두 번의 이혼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극중 홍석(손현주 분)에게 "저 또 시집갑니다"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는 모습에서 조형사라는 인물의 과거는 짐작됐다.

"사실 이전에도 형사 역할을 해본 적이 있긴 하지만 형사가 가지고 있는 직업적 특수성이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진 않아요. 그리고 '추적자'에서의 형사 역할이 사실 좀 오랜만이었죠. 작품 속 형사 역할을 연달아서 맡았더라면 오히려 답답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추적자'의 조남숙은 그가 가진 좀 더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모습에 더 초점을 맞춰서 연기를 했죠."

박효주는 "처음 '추적자' 대본을 받았을 때 조남숙이라는 인물이 '희노애락'이 다 담겨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자기 일에 화도 내기도 하고, 로맨스도 펼치고, 홍석의 모습을 보며 처절하게 울기도 하는 모습들이 멋지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조남숙을 연기하면서 편했던 점은 우선 저처럼 조남숙이 인간관계의 연령대가 높은 부분이 비슷했어요(웃음). 10살 넘는 선배들과 함께 밥 먹고 이랬던 제 실제 모습이랑 많이 비슷해서 연기할 때도 익숙했죠. 그리고 제가 조남숙에게 닮고 싶은 건 스스로 아픈 경험이 있어도 그러한 슬픔을 유쾌하게 설계하고 풀어나가는 모습이었어요."

또한 박효주는 극중 조재윤과의 러브라인으로 '추적자'에서의 달달함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이끌며 지지를 받아냈고,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었다.

"워낙 대본이 좋아서 러브라인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었어요(웃음). 그래도 '추적자'가 가진 무겁고 진중한 이미지의 드라마에서 이러한 로맨스를 전달할 수 있게 해서 감사할 따름이죠. 자칫 방해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인데도 감칠맛 나게 표현이 잘 된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많이 얘기해주시고요. 그리고 극 중에서 서로의 마음만 확인해서 여운도 좀 많이 남았던 것 같아요. '나중에 어떻게 됐을까', '홍석한테 둘이서 같이 갔겠네', '용식은 그 이후에 죄를 지었을까' 등의 상상도 할 수 있게 해서 더 좋았어요."

박효주는 손현주, 강신일 등 극 중 강력계 형사들과 오랜 촬영으로 "정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추적자' 촬영장의 긴장감 넘치면서도 묘했던 분위기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선배님들께서 NG를 거의 안내셔서 제가 NG를 내면 창피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선배님들의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수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자칫 방해가 되면 안 될 것 같다는 묘한 분위기 때문에 더 긴장됐죠. 사실 처음에 제 역할에 대해서 좀 몰입이 잘 안 되서 선배들에 비해서 제 모습이 마음에 안 들었었어요. 촬영하면서 '추적자'는 기본이 중요시됐던 드라마였던 것 같아요. 여타 트렌디 드라마들과는 다르게 선배 연기자 분들께서 뿜어주시는 그 존재감이 중압감으로 느껴졌고 나중에 촬영 끝나면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생각으로 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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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효주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 "'추적자'는 '선동' 아닌 '공감' 드라마..아빠 생각 많이 났다"

출연진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추적자'의 명장면은 기억에 많이 남았다. 그 중에서도 박효주는 '추적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극 중 홍석의 아내인 미연(김도연 분)의 모습을 떠올렸다.

"극중 미연이 재판장의 얘기를 들었을 때의 표정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대본을 보면서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었고, 촬영 때 재판에서 판사로부터 어이없는 말을 들었을 때의 그 헛웃음이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연기자로서 소름이 끼쳤고 대단했어요."

박효주는 "워낙 극 중 홍석과 정이 들어서 홍석의 아내인 미연 역할을 하신 김도연 선배님과 홍석의 딸 수정 역할을 한 혜인이도 만나면 너무 반갑고 기분이 좋다"며 동료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많은 호평을 받으며 종영한 '추적자'. 모든 배우들에게 '추적자'는 역시나 '남다른' 드라마였을 터. 박효주에게 '추적자'는 어떤 드라마였을까.

"'추적자'를 찍으면서 공감이라는 단어를 항상 떠올렸어요. '추적자'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가지고 있던 분노나 정서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전달해준 드라마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추적자'가 던지는 메시지가 복수를 향한 선동이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고 들어줄 수 있고, 맞장구칠 수 있도록 공감을 일으키게 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박효주는 또한 '추적자'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수정이 아빠 홍석에게 '아빠는 무죄야'라는 말을 하면서 정말 수정은 홍석에게 '연고' 같은 존재였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대단하거나 반전이 있지는 않았죠. 하지만 그 장면을 보면서 제 아빠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들었고, 특히나 대한민국의 모든 가장들에게는 파이팅을 외치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자기 선택이 자기 신념을 따라간다고 하는데 사실 가장 입장에서는 세상의 유혹 때문에 그 신념도 달라질 수 있거든요. 그로 인한 아픔들을 '추적자'가 다독여줬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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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효주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 "'여배우' 아닌 '배우'라는 말에 울컥..30대 로맨스 연기도 하고파"

박효주는 '추적자'에서 손현주, 강신일, 조재윤 등 남자 배우들과 사실상 한 팀을 이뤄 주로 이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다. 김성령, 장신영 등 여성적인 매력을 뽐내기에는 다소 쉽지 않은 환경이었을 것이다. 이에 박효주는 "역할에 충실하려 더 노력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여성적인 매력이 더 부각되는 역할들이 부러웠으면 조남숙이라는 캐릭터를 맡지 않았겠죠. 저는 오히려 조남숙이라는 인물이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 역할에 맞는 옷이라고 생각했고요. 사실 촬영하면서 여성적 매력을 뽐내는 것이 기분전환에는 정말 좋은데 오히려 체력 소비가 더 들 때도 있어요. '추적자' 촬영하면서 여성적 매력에 대한 부담이 덜해서 편했던 느낌도 더 받았고요. 나중에 한 팬이 제 트위터에 '당신은 여배우가 아니라 배우입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을 보면서 순간 울컥했어요. 조남숙이 입었던 그 허름한 옷이 순간 자랑스럽게 느껴졌죠."

그러면서도 박효주는 극 중 로맨스 또는 멜로를 펼치는 역할들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현실적 사랑이야기를 담은 작품 해보고 싶어요. 제 어릴 적 꿈이 현실적인 30대 사랑을 해보는 것이었는데 그 이유가 30대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사랑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서도 그러한 로맨스를 그려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박효주는 앞으로 자신의 배우로서의 목표를 밝혔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동료 연기자들로부터 '난 박효주라는 연기자와 함께 연기하고 싶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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