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속 '부모'로 산다는 것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11.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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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무자식 상팔자', '엄마가 뿔났다', '부모님 전상서'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속 부모라면, 과연 '무자식 상팔자!'를 외칠 만하다.

종합편성채널 JTBC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연출 정을영)는 갑자기 만삭의 상태가 돼 나타난 딸이 부모를 놀라게 하며 매 회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펼치고 있다.


이번 '무자식 상팔자'는 안호식(이순재 분) 최금실(서우림 분) 부부의 자식인 3형제들과 손자손녀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첫 회부터 첫째 아들 안희재(유동근 분)의 딸 안소영(엄지원 분)이 혼전임신을 하고 부모 몰래 출산 준비를 해 온 것이 들통 나며 소란이 일었다.

사법고시 패스해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던 딸이 만삭이라는 얘기에 이지애(김해숙 분)는 바로 소영을 찾아갔다. 소영은 오히려 미혼모에 대한 편견에 대해 날카롭게 대꾸하며 홀로 아이를 키운다고 선언, 부모의 속을 애타게 했다.

특히 소영이 임신한 아이의 친부가 다른 사람과 이미 결혼까지 한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예고를 통해 공개돼 앞날이 더욱 캄캄한 상황. 이후 줄줄이 다른 자식들의 이야기도 펼쳐지면서 어떤 사건 사고가 전개될 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가족드라마에서 사고치는 자식과 속 썩는 부모의 사연은 단골 소재. 특히 김수현 작가는 '무자식 상팔자'와 더불어 전작 '부모님 전상서', '엄마가 뿔났다', '인생은 아름다워' 등에서 동성애, 미혼모 사회적 문제를 자식의 문제로 풀어내면서 이를 통해 부딪히고 서로를 보듬는 가족의 모습을 그려내 왔다.

'엄마가 뿔났다'(2008)에서는 한 평생 가정에만 충실했던 우리 시대 어머니의 이유 있는 가출이 파장을 일으켰다. 아들인 김정현에게 가족들이 모르는 만삭의 여자친구가 갑자기 찾아오고, 이혼 전문 변호사이자 노처녀인 딸 신은경은 애 딸린 이혼남과 열애로 김혜자를 가출하게 했다.

'인생은 아름다워'(2010)에서는 동성애 성향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며 외면할 수 없는 사회적인 문제를 드라마에 녹였다. 자칫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을 가족드라마로 희석시키면서, 부모의 안타깝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그런가하면 '부모님 전상서'(2004)에서 초등학교 교감인 송재호는 자폐아를 낳았다는 이유로 시댁과 남편의 구박을 받는 딸 김희애 등을 둔 아버지로 냉가슴을 앓기도 했다. 또한 그 역시 매일 저녁 부모님 전상서를 올리며 돌아가신 부모님을 향해 매일이 살얼음판인 자식들을 돌보는 마음을 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제목부터 '무자식 상팔자'를 내세운 이번 드라마는 판사의 자리까지 오른 똑똑한 딸이 어느 날 갑자기 미혼모 선언을 하면서 벌써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일침이 있는 김수현 작가식 대사 속에 미혼모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게 될 지 주목된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속 부모들은 마음 편할 날이 없다. 혼자 잘 났다고 소리치던 자식들은 어김없이 부모 뒤통수를 친다. 그래도 부모는 하늘같은 품으로 자식들을 보듬고, 철없던 자식들도 자신의 아이들을 키우며 부모가 돼 간다. 그런 김수현 작가의 작품은 부모세대에게 공감을, 자식세대들은 부모님 생각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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