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할배 이순재, 여든에도 설레는 '배우정신'

연극 '사랑별곡' 프레스콜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4.04.0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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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순재 / 사진=최부석 기자


"농촌 할아버지 역할을 많이 못해봐서 새로운 역할을 맡는다는 기대감이 있어요."

국민할배로 불리는 배우 이순재(80)가 연극무대에 선다. 그는 오는 5월 2일부터 시작되는 2014연극열전5의 첫 작품인 '사랑별곡'에서 국민엄마 고두심(63)과 부부로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순재는 서울대 철학과 재학당시 연극에 빠지게 됐고, 그것을 시작으로 지금의 대배우가 됐다. 아무리 연극을 좋아한다고 해도 1935년생, 여든 살인 이순재가 긴 연습이 필요하고 장시간 무대 위에서 관객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연극무대에 서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배우로서 자신을 있게 만들어 준 연극무대에 대한 열정을 늘 가슴에 품고 있었고, 그 열정을 행동으로 보여주며 후배 배우들의 솔선수범이 되고 있다.

이순재가 5월 2일부터 8월3일까지 약 4개월간 이어지는 공연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여든이라는 나이에 체력적인 한계도 있다. 그래서 혼자가 아닌 배우 송영창과 더블 캐스팅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순재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숭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사랑별곡' 제작발표회에서 "연극은 배우예술"이라며 "대본을 받고 작품이 마음에 들어 출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90년대 한 드라마에서 내 며느리로 출연했던 고두심의 상대 역할을 맡는다는 것도 큰 출연이유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연기경력 50년이 넘는 이순재는 많은 후배 배우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오랫동안 쌓은 깊이 있는 연기력뿐만 아니라 도전하는 자세 그리고 겸손한 삶의 태도와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품을 하고 싶어 하는 배우다.

고두심 역시 이순재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것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아직 이 역할을 하기에는 나이가 젊은데 이순재 선생님이 출연한다고 해서 주인공을 맡게 됐다"며 "여배우들은 보통 한 살이라도 더 어린 역할을 맡고 싶어 하지만 이순재 선생님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면 나이 많은 역할을 맡는 것도 좋다"라고 말했다.

이순재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설레는 모습을 보였다. 이순재는 "극중 내가 맡은 박씨 역할은 지식 같은 것은 별로 없는 시골의 촌로인데 나는 이런 역할을 많이 안 해봤다"며 "농촌 할아버지는 근래 들어 처음 하는 것 같은데 나로서는 새로운 역할을 맡는다는 기대감이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는 그가 출연중인 예능프로그램 tvN '꽃보다 할배'를 통해서 보여줬던 '직진 순재'의 모습과도 오버랩 된다. 그는 '꽃보다 할배'에서 스스로 지도를 공부하고,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여행지까지 물어물어 찾아가며 행복해 했다. 그런 삶의 방식이 연기에도 녹아들어 새로운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여전히 설레는 것이다.

여든의 나이에도 관객과 함께 하는 연극무대에 서고, 또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는 것이 설렌다는 이순재. 왜 많은 후배들이 그를 존경하는지, 왜 그토록 많은 제작진과 배우들이 그와 함께 작품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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