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디 "트로트 제대로 부르려면 인생 알아야죠"(인터뷰)

이지현 기자 / 입력 : 2014.04.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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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잔디 / 사진제공=올라엔터테인먼트


'금잔디'라 하면 문득 배우 구혜선이 떠오른다.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구혜선의 극중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로 인해 조금은 덕을 본 '또 다른 금잔디'가 있다.

메들리 음반으로 트로트계를 강타한 가수 금잔디(35·박수연)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이름은 제가 먼저 만들어 놨지만 앨범이 안 나오고 있던 상황에 '꽃보다 남자'가 방송되더라"며 "드라마 속 금잔디를 검색하던 분들이 덩달아 저를 알게 됐으니 홍보 효과가 있기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를 거쳐 간 이름은 꽤 많다. 박소희로 2000년 정식 데뷔했고, 이를 개명해 지금의 본명인 박소연이 됐다. 그리고 2004년 다시 예명 박수빈으로 활동했고, 이후 금잔디로 활동명을 바꿔 2010년 1월부터 무대에 올랐다.

우여곡절로 인해 몇 번이나 활동명을 변경한 금잔디는 현재 예명에 만족했다. 그녀는 "'금빛 물결이 일듯 온 국민에게 금잔디의 노래를 전달한다'라는 의미가 담겼다"고 했다.

금잔디는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다수의 메들리 음반을 냈고, 약 4년 만에 고속도로 음반 판매처에서 150만 장을 판매했다. 최근에는 새 싱글앨범인 2.5집 '어쩔사'를 발표했다. 새로운 음반 소개를 요청했다.


"정통 트로트 장르를 담은 앨범이에요. 타이틀곡 '어쩔사'는 어쩔 수 없는 사랑의 줄임말인데요, 어르신 분들이 하소연할 수 있는 노래랍니다. 수록곡 '여여' '청풍명월' '신데렐라'도 타이틀곡 못지않게 신경 써서 선별했어요. 금잔디 얼굴에 누가 되지 않을 노래만 담았죠."

금잔디는 어린 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키웠고, 초등학교 4학년 때 동요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그 꿈을 굳혔다. 그녀는 "스스로 끼가 있는 걸 그때 느꼈다"며 "이 후로는 장래희망이 트로트 가수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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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잔디 / 사진제공=올라엔터테인먼트


결국 금잔디는 생각하던 그림을 그려냈다. 2000년 가요계 첫 발을 내딛고 어느새 데뷔 15년 차 가수가 됐다. 금전적 사기부터 사람들로 인한 상처까지 힘든 일도 많았던 활동 때문에 한 때는 우울증 증세도 겪었다. 그러나 금잔디는 이마저도 "좋은 경험"이라고 했다.

"사기도 많이 당했지만 그 뒤로 좋은 사람들, 지금 옆에 있는 소속사 대표님과 이사님을 만나 여기까지 왔어요. 과거 안 좋은 일들을 겪고 나니 돈 가진 사람들보다 믿고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더라고요. 지금 식구들이 그래요. 2007년에 뭉쳤는데 수년 간 노력해서 이 자리에 왔죠. 트로트계에서는 유명해요, 저희 삼총사(웃음)."

지난 세월은 금잔디의 노래에도 약이 됐다. 삶의 경험이 없던 어린 시절 부른 트로트 가락은 너무나도 부족하게 느껴진다고. 금잔디는 "아픔도 겪어보고 사랑도 해본 지금에서야 노래가 된다"고 말했다. 어렵던 시절을 회상하던 그녀는 씁쓸해 하면서도 도움이 됐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금잔디는 다양한 무대에 올라 보다 더 많은 이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다.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공식 팬카페 회원수도 어느덧 6000명에 달한다. 금잔디의 발자취만 따라다니는 팬들도 40~50명 가까이 된다. 그녀는 "부부가 함께 오기도 한다"며 뿌듯해 했다.

금잔디가 느끼는 트로트의 매력이 궁금했다. 질문한 지 1초도 안 돼 자랑을 늘어놓는 그녀였다.

"트로트에는 아주 단순한 멜로디와 단조로운 리듬이 있어요. 다른 장르는 가사도 많고 라인도 많은데 트로트는 그걸 단축시킨 거죠. 우리 어르신들이 예부터 흥얼거리던 푸념과 하소연에 간단한 멜로디만 그린 것과 같아요. 그래서 이 음악을 하려면 기교보다는 인생을 많이 알아야 해요. 저도 삶의 경험이 더 쌓이면 노래도 깊어지겠죠."

금잔디는 금전적인 것보다 오직 음악적인 목표만을 생각했다.

"대중이 어떤 상황에서든지 제 노래를 불렀으면 해요. 삶의 희로애락을 금잔디 노래로 모두 표현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명곡을 만들어 놔야죠. 많은 분들에게 활력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지현 기자 starjij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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