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와 '미이라'가 만나 열린 다크유니버스

[리뷰] '미이라'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6.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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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이라' 포스터


리부트된 '미이라'와 톰 크루즈, 그리고 다크 유니버스의 만남. 6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 '미이라'는 익숙하지만 낯선 조합이다. 미이라(미라가 맞는 표현)가 빌런으로 등장하는 어드벤처 영화, 세계를 이미 몇번 구했는지 모를 톰 크루즈 표 액션 블록버스터, 그리고 신비롭고도 공포스런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출발을 알린다.

전쟁터에서 약탈한 유물을 암시장에 되팔며 지내던 군인 닉(톰 크루즈)은 고고학자 제니(애나벨 월리스)의 지도를 훔쳐 이집트로 향한다. 사막 한가운데서 발견한 고디 이집트 미이라의 무덤에는 의문의 관이 발견되고, 닉은 관을 수송하던 중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다. 그러나 상처 하나 없는 몸으로 되살아난 닉은 자신이 무덤의 주인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의 선택을 받았음을 직감한다. 차기 파라오로 꼽히던 고대 이집트 공주 아마네트는 권력과 복수심에 눈이 어두워 끔찍한 죄를 저지르고 산 채로 미이라가 돼 봉인된 상태. 아마네트를 추적하던 의문의 집단 프로디지움과 그 리더 지킬 박사(러셀 크로우)는 그 모든 이야기를 닉에게 전해준다.


새로운 '미이라'는 1999년과 2001년, 2008년 나왔던 브랜든 프레이저 주연의 옛 '미이라'는 지워버려도 좋을 만큼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능청스런 유머와 쨍쟁한 태양빛을 대신하는 건 음산한 공포의 기운이다. 낭만이라곤 찾을 수 없는 절대악 아마네트는 세계를 어둠의 기운으로 물들이려는 괴수고, 좀비들을 수하로 거느리고 부활을 꾀한다. 깜짝깜짝 관객을 놀라게 하는 어둠 속 좀비는 온가족용 블록버스터보다는 호러영화를 연상시킨다.

때문에 그 속에서 자신을, 그리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 톰 크루즈 또한 색다르다. 산전 수전 공중전을 불사하며 온몸을 내던진 땀내나는 액션은 온전히 톰 크루즈의 것이지만, 가공할 전투력 따위 없이 호러의 세계에 던져진 사고뭉치 좀도둑의 생존기는 신선한 기운을 풍긴다.

전세계를 점령하다시피 한 마블 히어로들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의식해 칼을 갈고 나온 게 분명한 유니버설은 시작부터 '유니버설'이 감싼 파란 지구 로고가 나온 직후 검붉은 세계를 '다크 유니버스'로 감싼 새 로고를 선보일 만큼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한물은 갔을지언정 여전히 높은 인지도와 매력을 자랑하는 고전의 몬스터들을 21세기의 스크린에 차근히 되살리기 위해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하다.


호러와 액션 블록버스터, 다크 유니버스. '미이라'의 세 테마를 대표하는 새 배우의 밸런스가 꽤 잘 맞아떨어진 느낌이다. 강렬한 매력으로 무려 톰 크루즈를 압도하려 하는 아마네트 역의 소피아 부텔라('킹스맨'의 칼발 가젤!)는 공인 액션 여전사에 매혹적인 악의 기운을 더했다. 미션 임파서블'을 넘어 다음 시리즈의 다크 히어로를 예약한 톰 크루즈는 듬직한 안정감을 부여한다.(다 해드세요!) 러셀 크로우는 세상의 악을 연구하고 관리하며 파괴해 온 프로디지움의 수장 지킬(예, 그 지킬박사가 맞습니다)이 돼 향후 다크 유니버스를 진두지휘할 준비를 마쳤다 .

확실한 차별화와 볼거리를 앞세운 '미이라'는 어둠의 세계를 위한 제법 단단한 주춧돌을 놨다. 다 해먹는 마블 히어로가 슬슬 지겨워질 무렵 색다르게 즐길만한 팝콘 무비로도 손색없다. 투명인간 조니뎁, 프랑켄슈타인 하비에르 바르뎀으로 이어질 원조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계속 순항해갈지 지켜보고 싶어진다.

6월 6일 개봉. 러닝타임 110분. 쿠키영상 없음. 그리고 15세 이상 관람가. 혹시 왁자지껄한 옛 '미이라'를 떠올리며 어린이를 대동하려던 가족 관객이라면 조금 신중해지셔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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