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연예인 되길 잘 했다" 이태임이 만난 희열과 보상

[☆밥한끼합시다]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1.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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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섹시로 떴다', '욕설 논란' 배우 이태임(31)에겐 그동안 이 2개의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전자는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는데 적잖은 걸림돌이 됐고, 후자는 배우 인생에 치명적인 위협을 안겼다.


특히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힌 논란이 한창이었던 2년 전 만해도 그녀의 재기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태임은 보란 듯이 일어섰다. 지난 8월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 출연해 항간의 우려를 딛고 당당히 재기에 성공한 것.

이태임은 극 중 불륜녀 윤성희로 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다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러브콜이 쏟아졌고, 그녀와 관련된 기사엔 '악플' 대신 '선플'로 댓글이 도배되기 시작했다.


줄곧 따라다니던 꼬리표를 연기력으로 단숨에 말끔히 떼어낸 것이다.


'밥한끼합시다' 코너를 통해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이태리 음식점에서 만난 이태임은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된 2017년을 돌이키며 "매년 이렇게만 됐으면 좋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말 전화위복이 된 것 같아요." 연예인으로서 희열과 보상을 얻은 한해였다고 했다. 이젠 2년 전의 아픔도 웃으면서 편하게 말할 수 있었다. 대화가 제법 길어졌다.



-'2017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2017 AAA)에서 AAA 초이스 상을 수상했어요. 축하합니다.

▶너무 기뻐요.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보답이 아닌가 싶어요. 너무 큰 상이잖아요. 너무 감사하죠. 앞으로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를 해야겠단 생각도 들고,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됐어요. 너무 감사드려요. 주위로부터 축하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특히 어머니께서 너무 좋아해 주셨어요.

-요즘 근황은 어때요?

▶MBN '비행소녀'라는 예능 프로그램 촬영하면서 좀 쉬고 있어요.

-촬영에 큰 부담은 없나 봐요?

▶네. 부담은 없어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촬영하는데 재밌게 하고 있어요.

-올 한해 돌이켜 보면 태임 씨에게 정말 특별했던 것 같아요

▶정~말 특별했죠. 제 배우 인생의 2막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연기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많이 달라졌어요. 욕망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하하.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고 평가해도 되겠네요?

▶저는 이렇게만 됐으면 좋겠어요. 내년에도 좋은 작품 만나서 많이 사랑받고, 많은 예능에도 나오고,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요. 저는 일하는 게 너무 좋거든요.

-어떤 해였다고 정의할 수 있어요?

▶'대박'인 해였다! '품위있는 그녀'가 터졌죠. 상도 2개나 받았고요. 예능 고정도 생기고요. 또 여러 프로그램에서 많이 찾아주셨고요. 너무 행복하고 기뻤던 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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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품위있는 그녀'는 태임 씨에게 정말 좋은 계기가 된 작품 같아요.

▶네. 대본 받았을 때부터 정말 욕심 나는 작품이었어요. 이 드라마는 되겠단 생각을 가졌죠. 연기적으론 내려놔야겠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예쁜 척하지 말고요.

-불륜녀 캐릭터라 더 강렬했던 것 같아요.

▶네. 그래도 정극이 아니라 코미디가 많이 섞인 작품이라서요. 불륜이라는 것을 많이 희석해줬어요. 그래서 더 부담감이 없었어요.

-촬영하면서 힘든 건 없었어요?

▶없었어요. '품위있는 그녀' 하면서 그 어떤 장면도 힘들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복귀하고 난 다음 작품이니까요. 오히려 저는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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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품위 있는 그녀' 식구들과 촬영 끝나고 뵌 적은 있어요?

▶김용건 선배님, 김희선 선배님, 김선아 선배님, 작가님이랑 한 번 모인 적은 있어요. 그때도 (김)희선 언니가 '우리 성희가 드라마에서 제일 고생했다'고 다독여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사람이 우여곡절이 있을 때 더 탄탄해지는 것 같아요. 힘들었던 과거를 돌이켜 보면 어떻게 기억에 남아 있는지 궁금해요.

▶욕설 논란을 겪고 나서 철이 들었어요. 어머니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동안 혼자 너무 자책했었고, 인생을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단 생각도 들었어요. 그걸로 인해 연기도 더 애틋해졌고요. 지나고 보니까 '차라리 그 일이 생겨서 내가 좀 정신을 일찍 차린 거 아닌가'는 생각도 들어요. 그 당시엔 너무 힘들었는데, 지나고 나니까 그것도 저의 밑거름인 것 같아요.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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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비행소녀'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한 분이라도 더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죠. 그런 부분이 저에게 가장 컸던 것 같아요. 그동안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던 것 같아서요.

-대중과 거리가 좀 멀다고 생각해요?

▶네. 전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섹시한 이미지가 커서요. 약간 도도하고 도회적인 그런 이미지가 있어서 사람들이 쉽게 친밀감을 갖지 않더라고요. 팬들은 있을지 몰라도, 편안한 이미지의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실제 성격이 도도하거나 차갑지 않은가 봐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정말 허당기가 많고, 백치미도 있고, 뭔가 모자란 모습이 많거든요.

-'비행소녀' 덕분에 태임 씨를 향한 고정관념이 많이 깨진 것 같아요?

▶예전엔 전부 다 '악플'이었는데, 이젠 '선플'이 많이 달려요. 응원해주시는 분도 생기고요.

-'비행소녀'는 비혼 여성의 일상을 담는 프로그램인데, 실제 비혼주의자인가요?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렇게 됐네요. 하하. 아직까지는 일을 하고 싶어요. '난 독신이야. 비혼의 삶을 즐길거야'는 아니고요. 전 얼마든지 열려 있어요. 좋은 사람이 있으면 갈 수 있지만, 지금은 일이 주는 행복감이 커서요. 결혼 생각은 아직 안 드는 것 같아요.

-마흔까지는 일하고 싶다고요. 일과 결혼 생활을 병행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요. 지금이라도 좋은 사람 있으면 갈 준비는 돼 있어요. 결혼에 대한 마지노선은 마흔까지 두고 있어요. 하하.

-이상형은 어떻게 되요?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는 듬직한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저보다 어른스럽고 깊이 생각할 줄 알고, 배려심이 많은 그런 멋진 남자요. 전 조지 클루니처럼 섹시하고 듬직한 분이 멋있더라고요. 남성미를 '뿜뿜' 풍기는 남자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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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비행소녀'에서 '집순이'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실제 거의 집에만 계세요?

▶네. 일하는 거 아니면 항상 집에 있어요.

-원래 예전부터 성향이 그랬어요?

▶아니요. 항상 밖에 돌아다녔어요. 연예인이 되고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지니까 저도 모르게 소극적으로 변하더라고요. 밖에 나가는 게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워졌다고 할까요? 술자리도 거의 안 나가는 편이에요. 지금은 술 아예 입에도 안 대요. 점점 건전하게 변하는 것 같아요. 하하.

-건전한 게 좋죠? 하하.

▶네. 이런 생활하니까 너무 좋아요. 아침 일찍 규칙적으로 깨요. 옛날엔 오후 1시까지 늘어져서 잤는데, 지금은 10시 되면 딱딱 일어나요. 이런 생활을 한 지 5년 정도 됐어요.

-집순이 생활 5년… 데뷔하고 나서 중간 즈음부터 그랬군요.

▶점점 얼굴이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활동 반경도 줄어든 것 같아요.

-얼마나 오랫동안 밖에 안 나가고, 집에 머물러 봤어요?

▶1달이요. 그땐 생필품도 대형 마트를 통해 다 배송 주문해서 썼어요. 정말 집에서 꼼짝 안 했어요.

-아무도 안 만났어요?

▶집에 가족들 있었죠. 그때는 같이 살았을 때라 걱정은 안 했어요.

-후유증은 전혀 없어요?

▶전혀 없어요. 출소하는 기분은 들죠. 하하.

-'비행소녀'에서 동생이 태임 씨의 예전 모습이 그립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엔 어땠어요?

▶정말 친구가 많았고 활발했고 활동적이었어요. 친구들 만나느라 집에 있을 시간이 없었어요. 항상 약속이 있고, 항상 밖에 돌아다녔어요.

-바뀐 계기가 언제쯤이었어요?

▶25~26살 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뭔가 이름이 알려지면서 공인으로서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이 다가오더라고요. 그렇게 활동반경이 점점 줄어들면서 정말 친한 친구들 만날 때만 만나게 되더라고요.

-변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 다소 안타깝기도 할 것 같아요.

▶전 차라리 연예인 된 게 잘 됐다고 생각해요. 아니면 지금도 맨날 술 마시고 돌아다니고 막 그랬을 것 같아요. 지금은 일하면서 느끼는 희열로 다 보상받는 느낌이라서 아쉽진 않아요.

-술을 얼마만큼 마시고 다녔어요?

▶많이 마셨어요. 아침까지요. 하하. 지금은 아예 안 마셔요. 차라리 커피를 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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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데뷔한 지 10년, 이룬 성과가 없다고 하시던데요.

▶어렸을 때부터 저는 연기 최우수상을 받아야지 생각이 강했어요. 연기에 대한 상의 기준을 그렇게 잡았어요. 그동안 받은 다른 상도 크긴 한데, 연기에 대한 상은 아니었으니까요. 연기적으로 인정받은 부분이 없는 것 같아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아요.

-연기파 배우로 좀 더 각인되고 싶다?

▶(이)채영 씨가 말했듯이 '섹시한 이미지 3년 간다'고 하거든요. 제가 언제까지 섹시하겠어요. 점점 나이가 들수록 연기력으로 더 보여줘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야 저를 불러주시지 않을까요. 어느 순간 '이제 연기밖에는 답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뒤로 욕심을 더 내기 시작했죠.

-차기작은 들어오고 있어요?

▶네. 다음 작품이 중요하다 보니까요.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영화도 했었잖아요. 최근작이 '황제를 위하여'죠?

▶네. 이제 벗는 건 안 하려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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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형제가 어떻게 되요?

▶2남 1녀 중 장녀예요.

-맏이가 갖는 책임감도 있겠어요.

▶장녀로서 우리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하하. 그런 것들이 커요. 돈을 버는 사람이 아버지랑 저밖에 없어서, 어려서부터 그 책임감이 막중했었어요.

-'가방 팔아서 동생 학비 대줬다'는 얘길 들었어요.

▶네 상황이 안 좋았어요. 연예인이란 직업이 불안정하잖아요. 들어올 때 들어오다가 안 들어올 때는 한 없이 안 들어오잖아요. 힘들 때가 사실 많았어요. 연예인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도 많이 겪었어요. 지금은 하도 단련되다 보니까 나만의 해결 방법을 찾기도 하는데, 어렸을 때 그게 조금 힘들었어요.

-동생들이 누나를 많이 듬직하게 생각하겠어요.

▶그럼요. 누나밖에 없다고 하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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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다니다 중간에 관뒀더라고요.

▶네. 기회가 된다면 학업은 다시 이어가고 싶어요. 아마 곧? 생각은 하고 있어요. 나이가 많이 들다 보니까 맘처럼 다시 시작하는 게 쉽진 않더라고요. 솔직히 고민은 많이 돼요. 아직도 고민은 많이 되는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졸업을 못한 게 많이 아쉬울 것 같아요.

▶저희 사회에서 한양대 선배들 만나면 '왜 그만뒀느냐'고 안타까워하세요. 그런데 그때는 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정신적으로 학교를 다닐 만한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요. 더 이상 학업으로 이어가지 못할 만큼이었어요. 후회는 안 해요. 다만 선배들이 그런 얘길 할 때 마음은 아프죠.

-2018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다시 좋은 작품 하나 하는 게 목표고요. 제 마음이 변치 않기를, 초심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일 커요. 그렇게 하면 언제든 좋은 작품 만날거라 생각해요. 못할 거 없을 것 같아요. 2018년은 올해보다 좀 더 나아지겠구나 생각이 문득 들고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되게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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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한 해를 돌아보며 얻은 점과 아쉬운 점을 꼽아주겠어요?

▶소소하지만 팬 분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다이어트로 인해 제 외모를 망쳤다는 건 많이 후회가 돼요. 좀 더 좋은 컨디션으로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런 아쉬움으로 남아요. '품위있는 그녀' 당시 안쓰러울 정도로 많이 뺐죠.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2017년은 팬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아서 저에게 너무 의미 있고 행복했던 해였어요. 더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여러분에게 다가갈 테니까요. 기대해 주시고요.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기자 프로필
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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