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벤치만 지켜야 했던 '설움', 드디어 풀 기회가 왔다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1.14 05:45 / 조회 : 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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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훈련 중인 강상우(왼쪽부터)와 박지수, 김건희. /사진=대한축구협회
벤투호의 새해 첫 A매치가 열린다. 터키에서 전지훈련 중인 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한국시간) 아이슬란드, 21일 같은 시각 몰도바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A매치 기간이 아니어서 유럽파 등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15일 합류 예정인 권경원(30·감바 오사카)을 포함해 총 27명 중 25명이 K리거, 2명은 일본 J리거들로 구성된 대표팀이다.


이들 가운데 이번 2연전을 특히 벼르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최종예선 이후 꾸준히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의 부름을 받고도, 정작 경기에는 나서지 못한 '설움'을 겪었던 이들이다. 유럽파 등 기존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제외된 만큼 이번에야말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실전에서 자신을 증명할 시험대이자, 벤투 감독의 마음을 흔들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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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훈련 중인 강상우. /사진=대한축구협회
최종예선 내내 꾸준히 벤투호에 소집되고도 경기에는 나서지 못한 대표적인 선수는 강상우(29·포항스틸러스)다. 지난해 6월 스리랑카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9월과 10월, 11월 최종예선 기간 내내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런데 최종예선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대표팀 부름을 계속 받고 있긴 한데 A매치 기록은 데뷔전이었던 스리랑카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아 있다.

소속팀에선 주로 왼쪽 측면 수비를 맡지만, 윙어나 공격형 미드필더 등 워낙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벤투 감독이 '미드필더'로 분류할 만큼 활용도가 크다는 점에서 최종예선 내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건 다소 의외의 기록이다. 이번 평가전 2연전은 그래서 더 벼르고 있을 무대다. 멀티 플레이어인 그를 벤투 감독이 어떻게 활용할지도 확인할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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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훈련 중인 조현우(왼쪽)와 김승규. /사진=대한축구협회
포지션 특수성이 있지만 조현우(31·울산현대)도 최종예선 내내 설움을 겪은 선수다. 벤투호 출범 이후 줄곧 김승규(32·가시와 레이솔)와 경쟁 구도를 벌이며 A매치 2연전마다 번갈아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종예선에 들어선 뒤에는 6경기 모두 벤치만을 지켰기 때문이다. 이번 2연전 중 적어도 1경기엔 오랜만에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큰데, 평가전을 통해 김승규와 경쟁 구도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영권(32·울산)-김민재(26·페네르바체)로 이어지는 수비라인이 워낙 굳건한 탓에 기회를 받지 못했던 정승현(28)과 박지수(28·이상 김천상무)도 선발 출전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박지수는 그나마 UAE전에서 후반 36분 출전해 최종예선 6경기에서 9분이라도 뛰었지만, 정승현은 대표팀에 소집되고도 2연전 모두 벤치에조차 앉지 못하는 아픔(10월 시리아-이란전)까지 겪었다. 김영권과 권경원의 파트너로 정승현과 박지수가 오른쪽 중앙 수비 자리 번갈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인데, 그간 대부분 벤치만을 지켰던 설움을 털어내고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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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훈련 중인 백승호. /사진=대한축구협회
지난해 9월엔 제외됐지만 10월 이후 꾸준히 부름을 받고 있는 백승호(25·전북현대)도 A매치 출전이 그리운 건 마찬가지다. K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10월 시리아-이란 2연전, 11월 UAE전까지 3경기 연속 벤치만을 지켰다. 정우영(33·알 사드)과 황인범(26·루빈 카잔)이 버티는 중원에 빈틈이 없었던 탓이다. 이라크전엔 후반 43분에야 가까스로 출전 기회가 왔지만 무언가를 보여주기엔 턱없이 시간이 부족했다. 보다 많은 시간 출전이 보장될 이번 2연전을 통해 반전을 노려야 한다.

이처럼 최종예선 내내 벤투 감독의 부름을 꾸준히 받은 이들은 그만큼 대표팀 주요 자원에 속해 있다는 뜻이지만, 정작 경기에는 나서지 못한 건 대표팀 내 경쟁에서는 크게 뒤처져 있다는 의미다. 이번 2연전을 통해 벤투 감독을 사로잡아야만 주전 경쟁에 불을 지필 수 있고, 그래야 대표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팀 내에 경쟁 구도를 만드느냐, 아니면 이전처럼 '철저한 백업'에 머무느냐는 이번 2연전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아이슬란드·몰도바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명단





- 골키퍼 : 구성윤(김천상무) 김승규(가시와 레이솔) 송범근(전북현대) 조현우(울산현대)

- 수비수 : 김영권, 김태환(이상 울산현대) 김진수, 이용(이상 전북현대) 박지수, 정승현(이상 김천상무) 강상우(포항스틸러스) 최지묵(성남FC) 권경원(감바오사카·15일 합류) 홍철(대구FC)

- 미드필더 : 고승범, 권창훈, 이영재(이상 김천상무) 이동경, 이동준(이상 울산현대)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현대) 김대원(강원FC) 김진규(부산아이파크) 엄지성(광주FC)

- 공격수 : 김건희(수원삼성) 조규성(김천상무) 조영욱(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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