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설명은 '핑계'였을 뿐... 이강인 바라볼 '여유'가 없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9.28 05:45 / 조회 : 3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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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의 경기 종료 후 이강인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강인(21·마요르카)을 향한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의 외면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카메룬전에서도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6만 명에 가까운 관중들이 이강인의 이름을 외치면서까지 이강인의 출전을 기대했지만, 벤투 감독은 끝내 이강인을 외면했다.

무대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의 평가전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유럽파가 모여서 치를 수 있는 마지막 평가전이기도 했다. 경기 전부터 팬들의 시선은 손흥민(30·토트넘)도, 김민재(26·나폴리)도 아닌 이강인에게 쏠렸다. 코스타리카전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한 이강인이 이번에는 과연 출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었다.

결과적으로 이강인은 이날도 몸만 풀다 경기를 마쳤다. 선발에서 제외된 뒤 후반부터 몸을 풀기는 했지만, 벤투 감독이 활용한 5장의 교체 카드엔 이강인이 없었다. 관중들이 이례적으로 이강인의 이름까지 외쳤는데도 벤투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1장의 교체 카드를 쓰기도 전에 몸을 풀던 대기 선수들을 모두 벤치에 앉혔을 정도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이강인을 향한 질문이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팀에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분석해 다른 옵션을 선택했을 뿐이다. 전술적, 기술적인 선택이었다"며 "선발한 모든 선수를 출전시키는 건 쉽지 않다. 이번 두 경기에서 이강인이 출전하기 좋은 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코스타리카전, 그리고 이날 카메룬전 경기 양상을 돌아보면 이강인을 투입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실제 지난 코스타리카전은 역전을 허용할 만큼 수세에 몰릴 때가 있었다. 당시 최정예를 내세웠던 벤투 감독으로선 새로운 실험보다는 결과부터 잡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카메룬전 역시도 전반 손흥민의 선제골 이후 확실하게 승기를 잡지 못했다. 이강인을 과감하게 투입시키기보다 기존의 주전급 자원들부터 급하게 투입시킨 이유이기도 했다.

문제는 코스타리카는 입국 이틀 만에 경기를 치른 팀이었고, 카메룬은 핵심 선수들이 대거 빠진 1.5군 전력이었다는 점이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에서도 한국보다 낮은 팀들이었던 데다, 최정예를 소집한 한국은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까지 등에 업고 경기를 치렀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고 격차를 벌려야 마땅했을 경기, 오히려 상대에 끌려가거나 아슬아슬한 리드가 이어지니 벤투 감독 입장에서도 여유가 없었던 셈이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더라면 벤투 감독의 교체 카드 활용 폭은 그만큼 넓어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이번 2연전에서 한국의 리드는 코스타리카전도, 카메룬전도 1골 차가 가장 컸다. 객관적인 전력 차 등을 고려하면 두 경기 모두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결과였다. 결국 벤투 감독이 '전술적인 이유'로 포장한 이강인의 결장 배경 이면엔, 한 수 아래의 팀들을 상대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던 경기력이 자리 잡고 있었던 셈이다.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 2연전, 새로운 선수를 시험대에 올릴 여유조차 없는 건 무려 4년을 준비한 벤투호의 초라한 현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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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의 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파울루 벤투 감독과 이강인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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