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홈런포 '쾅!'... 두산 '90즈', 유종의 미 위해 끝까지 달린다 [★부산]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10.03 18:38 / 조회 : 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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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이 3일 사직 롯데전에서 9회초 3점 홈런을 터트리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비록 팀은 익숙하지 않은 저조한 성적을 받았지만, 두산 베어스의 구심점이 돼야 할 '90즈' 허경민(32)과 정수빈(32)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달리고 있다.


두산은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9-3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를 이기면서 두산은 3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앞서 두산은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6-5로 승리하고도 같은 날 5위 KIA 타이거즈도 이기면서 5강 진출의 가능성이 사라졌다. 여기에 2일 사직 롯데전 패배로 시즌 80패와 함께 창단 첫 9위도 확정됐다. 두산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즌이었다.

그러나 시즌 결과와 상관없이 남은 시즌 마무리는 잘해야 하는 게 두산의 임무였다. 이 때문에 두산은 전날 무릎 통증으로 빠진 김재환이 다시 4번타자 겸 좌익수로 라인업에 복귀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안 괜찮아 보이는데 나온다고 한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 두산은 선취점을 올리며 앞서나갔다. 주인공은 6번타자 허경민이었다. 그는 2회초 1사 후 롯데 나균안의 낮은 커터를 공략,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지난 2018년(10홈런) 이후 4년 만의 개인 최다 홈런이었다.


허경민은 3회에도 2사 2루에서 중견수 앞 안타를 터트리며 2루 주자를 3루로 보냈다. 5회에는 몸에 맞는 공을 기록, 경기 3번째 출루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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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허경민(왼쪽)이 3일 사직 롯데전에서 2회초 1점 홈런을 터트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그러자 1990년생 절친인 정수빈도 지지 않았다. 그는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우익수 앞 안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강승호의 2루타 때 3루까지 향한 그는 3번 호세 페르난데스의 우익수 방향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4회에는 투수 옆 땅볼을 쳤고, 투수 나균안이 정수빈의 빠른 발을 의식하다 공을 더듬으면서 실책으로 1루에 살아나갔다. 두 선수의 활약 속에 두산은 8회까지 5-3 리드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허경민과 정수빈은 9회 빅이닝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허경민은 9회초 1아웃에서 볼넷을 골라 살아나갔다. 다음 타자 김대한의 내야안타와 더블스틸로 3루까지 간 허경민은 9번 김재호의 2루수 앞 땅볼 때 홈을 밟았다.

두산은 1, 3루 찬스를 이어갔고 타석에는 정수빈이 들어왔다. 그는 롯데 투수 이강준의 높은 실투를 놓치지 않고 우월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지난 9월 7일 창원 NC전 이후 26일 만에 나온 시즌 3호 홈런이었다.

이날 정수빈은 6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허경민은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사사구를 기록했다. 도합 6번의 출루를 얻어낸 두 선수의 활약 속에 두산은 원정길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전날 경기 전 "베테랑들이 시즌이 결정나도 뛰어주는 거 보면 심성이 착하다"고 말했던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결승홈런을 친 허경민, 쐐기를 박은 정수빈을 칭찬하고 싶다"며 두 선수의 공을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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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정수빈은 경기 후 "저희 팀 자체가 올해 많이 힘든 해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 또한 초반부터 너무 많이 못 해서 아쉬웠는데, 나머지 4경기 더 열심히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친구인 허경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수빈은 "(허)경민이도 정말 모범이 되는 선수고,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알아서 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두산만의 색깔을 잃지 않으려고 나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후배들이 많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정수빈은 끝으로 "물론 올해 이렇게 됐지만 그래도 두산은 항상 도전할 거고, 항상 '미라클'을 이어왔던 팀이기 때문에 내년에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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