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벤투 감독 "가나전 퇴장, 우리 선수들에게 미안합니다" [월드컵 현장]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1.29 22:30 / 조회 : 6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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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특히 우리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전날 가나전 종료 후 주심에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은 것과 관련해 선수들에게 사과했다.

벤투 감독은 29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 제 반응이 좋지 않았다"며 "특히나 우리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전날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전이 종료된 뒤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당시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한국의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얻은 상황에서도 경기를 그대로 종료시켰고, 이에 격분한 벤투 감독이 그라운드 안까지 뛰어 들어가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퇴장 여파로 벤투 감독은 가나전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고, 내달 2일 자정 열리는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벤치는 물론 선수단 라커룸 출입도 금지된다. 사령탑 없이 16강이 걸린 최종전을 치러야 하는 셈이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전도 팀을 도울 거고, 팀을 위해 일을 하겠지만 경기장에서 제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벤치에 앉지 못하는 건 명확히 좋은 상황은 아니고,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그래도 모두가 잘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대한 우리의 모든 걸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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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가나전에서 경기 종료 후 주심에게 강력하게 어필하다 퇴장을 당한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뉴시스
-마지막 상황에서 어떤 부분을 어필했고, 퇴장당할 수도 있다는 걸 인지했는지.

▶저희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팀을 도울 거고 팀을 위해 일을 할 것이지만 경기장에서 제 반응이 좋지 않았다.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게 된다. 주심 관련해서는 EPL에서 주심을 맡고 있는 주심인데 존중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반전에는 옳은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전엔 그렇지 않았다. 특히나 우리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가나전 퇴장으로 포르투갈전 벤치에 앉지 못하는데.

▶제가 벤치에 착석하지 못하는 점은 명확히 좋은 상황은 아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가 없는 게 최적의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팀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 모두가 잘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경기 준비하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최대한 우리의 모든 것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팀이 무엇인지, 좋은 조직이 무엇인지 보여드릴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

-우루과이, 가나전 사이에 라인업 변화가 있었다. 포르투갈전도 변화 가능성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지켜본 이후에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경기 준비는 항상 그렇듯이 상대가 할 수 있는 것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상대 약점을 잘 분석해서 우리 약점을 최대한 숨기고 강점을 보이기 위해 몇 가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지막 결정까지는 시간이 있다. 최종 결정은 마지막 순간에 할 것이다.

-황희찬과 김민재의 몸 상태는 어떤지. 3차전 출전은 가능한가.

▶두 선수 관련해서는 서로 다른 상황이다. 짧은 시간 동안 해결해야 한다. 김민재는 소집 전에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왔다. 리그나 챔피언스리그 등 거의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부상 후에도 회복하는 중에도 훈련 중에도 가나전 도중에도 본인의 희생정신이나 의지를 보여준 선수다. 가나전도 본인이 최대한 경기를 하려고 했다. 황희찬은 다른 상황이다. 김민재와 비교하자면 소속팀에서 경기를 덜 나왔다. 구단에서 부상을 당했고, 리스크를 안고 경기를 안했다. 6일날 경기를 치르고 명단 발표 이틀 전에 리스크를 안고 출전을 했다. 대표팀 소집 이후에도 훈련에 제약이 있었다. 시간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경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서로 다른 상황이지만 상태를 지켜본 후에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

-이강인이 월드컵에서 잘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계획된 것인지, 카타르 도착 후 몸 상태가 좋은 게 영향이 있는 것인지.

▶이강인은 긴 시간을 관찰한 선수다. 2019년 아시안컵 이후 발렌시아에서 출전 이력이 없을 때도 선발했다.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분석을 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구단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한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경기를 출전했다. 2경기를 통해 좋은 실력을 보여줘서 기쁜 마음이다. 우리의 스타일에 잘 녹아들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김민재 선수의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 된다면 마련한 대안이 있나.

▶그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포르투갈전 벤치에 앉을 수 없는 만큼 전술 지시 등이 어려울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다른 계획을 마련한 게 있는지.

▶사실 규정상 커뮤니케이션은 할 수 없기때문에 그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코칭스태프들이 있다. 다른 코치진도 실력이 있고 능력이 있다. 저와 마찬가지로 우리 팀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당연히 제가 있는 것과 같지는 않겠지만 그럴 역량은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는 결과로 얘기해야 한다. 포르투갈을 이기려면 어떤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지.

▶많은 것들을 해내야 한다. 어제 경기 같은 경우는 저희가 많은 점에서 좋은 점을 보여줬지만 충분하진 않았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인생처럼 그런 부분들이 있다.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한다.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 어제같은 경우 많은 것들을 잘해냈다. 결과는 공정하지 않았다. 포르투갈전은 저희가 해왔던 걸 잘 보여줘야 한다. 한계까지 끌어내서 플레이해야 한다. 지난 2경기에 보여줬던 좋은 모습들을 한계까지 끌어올리고, 수비나 실수는 최소화해야 한다. 가나전 실점은 불운한 요소들도 있었다.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서 우리의 한계까지 레벨을 끌어올리고 싶다.

-포르투갈전이 끝나면 결과와 상관 없이 '어떤 축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축구라는 스포츠가 결과와 이어지는 게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게 있을 거고, 여러분의 의견이 있을 텐데 저한텐 큰 영향은 없을 거다. 명확한 건 제가 팀에 대해, 선수들에 대해 생각하는 건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결과만 보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팀이 이어 온 긴 프로세스를 통해 이뤄낸 과정이 더 중요하다.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었고, 대표팀 스타일에 대해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강팀을 상대나 월드컵에서도 우리의 스타일로 축구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강팀과 만나는 포르투갈전 역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를 가져갈 것이다. 마지막까지 도전하면서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마지막 경기 어렵겠지만 잘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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