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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태훈, 윤호솔, 박준영, 김대유, 안중열, 김유영, 전창민. /사진=OSEN |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활발했던 포수 이동과 함께 많은 보상 선수들이 나왔다.
투수 김대유(31·LG→KIA)와 투수 김유영(28·롯데→LG)을 비롯해 투수 윤호솔(28·한화→LG), 투수 전창민(22·두산→NC), 포수 안중열(27·롯데→NC), 외야수 김태훈(26·KT→삼성), 내야수 박준영(25·NC→두산)이 둥지를 옮겼다.
이들은 20인 혹은 25인 보호 선수 명단에 들지 못하며 친정팀을 떠나게 됐다.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선택한 팀들이 현재는 물론, 미래 가능성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유강남과 채은성을 떠나보낸 LG는 김유영과 윤호솔을 데리고 오며 불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 중에서도 김유영은 염경엽 감독이 직접 내년 시즌 5선발 후보로 언급했을 정도로 팀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김유영은 2014년부터 통산 197경기에 등판했는데, 선발로는 단 1경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투구 스타일 때문이다. 염 감독은 "힘으로만 던지는 스타일이 아니다. 투구 매커니즘과 구종 등을 보면 선발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호솔은 내년 시즌 불펜으로 나설 전망이다. 북일고 에이스 출신의 윤호솔은 2013년 우선 지명으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무엇보다 묵직한 빠른 볼이 최대 강점. LG는 "힘있고 슬라이더와 포크볼도 던질 줄 안다"면서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했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에서 윤호솔이 안정감을 보여준다면 LG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 그가 반전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양의지, 노진혁과 결별한 NC는 전창민과 안중열을 보상 선수로 영입했다. 전창민은 미래를 본 영입이다. '군필' 기대주로 2019년 2차 1라운드 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뒤 이듬해 곧장 현역으로 입대했다. 2022 시즌 1군에 데뷔, 9경기에 출장한 기록밖에 없지만 NC는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구단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재능을 갖추고 있다"면서 "재능을 꽃피운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안중열은 FA로 영입한 박세혁과 함께 NC 포수진의 깊이를 더할 전망이다.
KIA는 LG에서 필승조로 뛰었던 좌완 김대유를 품에 안았다. KIA는 현 불펜 필승조인 전상현과 장현식, 정해영, 이른바 'J-J-J 트리오'가 모두 우완 일색이다. 이에 김대유의 영입은 당장 KIA 불펜의 다양성에 큰 힘을 보탤 전망. KIA는 "접전 상황에서도 등판이 가능하며, 1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불펜 요원"이라며 즉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은 KT의 25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졌던 김태훈을 선택했다. 김태훈은 2020 시즌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격왕 출신이다. 퓨처스리그 통산 타율은 0.303(1147타수 347안타). 1군에서는 7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03(143타수 29안타)의 성적을 올렸다. 삼성은 "변화구 대처 능력과 콘택트 능력이 좋다"면서 "대타 요원 및 외야 선수층을 두텁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세혁의 보상 선수로 두산이 지명한 자원은 유격수와 3루수를 볼 수 있는 '군필' 박준영이다. 당장 내년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선택이었다. 박준영은 지난 10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구단은 내년 3월부터 기술 훈련 돌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2022 시즌에는 75경기서 타율 0.216, 4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비록 핵심 자원들을 떠나보냈지만 때로는 보상 선수가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2017 시즌을 앞두고 KIA 최형우의 보상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내야수 강한울, 2021 시즌에 앞서 SSG 최주환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강승호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과연 이번 FA 시장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보상 선수들 중 누가 신화를 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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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2023 FA 계약을 체결한 유강남, 박동원, 채은성, 양의지, 김상수, 박세혁, 노진혁. /사진=롯데, LG, 한화, 두산, NC, KT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