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출연자→ MZ세대 풍자..'SNL 코리아'가 불편한 이유 [최혜진의 혜안]

최혜진 기자 / 입력 : 2023.01.24 08:00 / 조회 : 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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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플레이
"살은 내일 빼요, 누나.", "저는 이어폰을 끼고 일해야 안정감이 듭니다."

쿠팡플레이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3'(이하 'SNL 코리아')가 일반인 희화화에 푹 빠졌다. 그러나 풍자의 대상이 잘못됐다.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풍자, 또 웃음을 위한 과도한 설정과 연출들이 일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즌3로 돌아온 'SNL 코리아'는 브레이크 없는 과감한 풍자, 스트레스 날리는 스펙터클한 웃음으로 다시 돌아온 쿠팡플레이의 대체불가 코미디 쇼다.

최근에는 유독 일반인을 패러디한 코너들이 많았다. 지난 12월에는 티빙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2', ENA플레이·SBS플러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는 솔로' 시리즈 출연자를 모방한 '나는 술로'가 전파를 탔다.

패러디 대상이 된 것은 '환승연애2', '나는 솔로'에 출연했던 일반인이다. 배우 김민교와 코미디언 이수지는 각각 '환승연애2'의 정현규, 성해은을 패러디했다.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정현규와 성해은의 말투, 행동들은 한껏 과장돼 표현됐다. "내일 봬요"라는 정현규의 멘트는 "살은 내일 빼요"로 바뀌었다. 정현규의 숱 많던 앞머리는 덥수룩한 가발로 묘사했다. 성해은만의 말투와 표정은 작위적으로 따라 했다. 배우 주현영은 '나는 솔로' 10기 출연자 정숙(가명)으로 변신했다. 정숙의 독특한 말투와 몸매, 패션 역시 과하게 묘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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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플레이
일반인을 희화화한 코너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는 MZ세대를 주인공으로 한 'MZ 오피스' 코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코너에서는 사회초년생이 된 MZ세대가 다른 세대와의 갈등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사무실에서 에어팟을 끼고 일하고, 회사에서 업무 브이로그를 찍고, 나이가 자신보다 어린 선배에게 반말을 하는 MZ세대 캐릭터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일반인을 패러디한 코너들로 사랑받고 있는 'SNL 코리아'. 그러나 프로그램 속 풍자는 어딘가 불편하다. 그 이유는 그 풍자와 패러디의 대상이 위가 아닌 아래로 향해 있기 때문이다.

풍자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결점을 다른 것에 빗대어 비웃으면서 폭로하고 공격'이다. 예로부터 풍자는 사회적 약자들이 사회 계급이나 빈부격차 등에 대해 불만하는 표출하는 간접적 수단으로 사용됐다. 처음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SNL' 역시 유명 인사들을 정치적으로 풍자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2011년 한국으로 포맷 라이센스를 구입해 tvN에서 선보이게 된 'SNL 코리아'도 처음에는 그 취지를 따르는 듯했다. 지난 2012년에는 대선 후보들을 풍자하는 코너가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시즌제가 이어질수록 그 풍자의 방향이 아래로 바뀌고 있다. 패러디를 해도 이를 항의하기 힘든 약자들, 논란이 되더라도 그 후폭풍이 적은 일반인을 희화화 대상으로 삼고 있다.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과는 어울리지 않는 코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시 한 번 'SNL 코리아'의 프로그램 설명을 되짚어 본다. 프로그램명을 검색하기만 해도 "브레이크 없는 과감한 풍자, 스트레스 날리는 스펙터클한 웃음으로 다시 돌아온 쿠팡플레이의 대체불가 코미디 쇼"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풍자는 약자들에게만 과감해졌다. 강자를 향한 칼날은 이제 없다. 스펙터클한 웃음을 겨냥하기 위해 그 칼 끝을 일반인에게 향하고 있는 'SNL 코리아'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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