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용서' 쉽지 않다... 동물 학대한 야구 선수, 구속 수감→팀 제명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3.02.02 14:12 / 조회 : 4073
  • 글자크기조절
image
로저 알렉산더. /사진=폭스10 뉴스 캡처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안우진(24·키움)의 과거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추신수(41·SSG)의 발언이 한동안 화제가 됐다. 추신수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우진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제외를 언급하며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어떨까. 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보다 더 엄격하다. 실례로 폭스10(Fox10) 미국 애리조나 지역방송은 최근 벌어진 야구 선수 구속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오타와 대학 2학년생인 로저 알렉산더(20)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서프라이즈시 인근 도로에서 마주친 '하발리나(Javelina)'로 불리는 야생돼지에 자동차 전조등을 비춰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차에 보관 중이던 야구 배트를 휘둘러 죽였다. 알렉산더는 이 장면을 모두 비디오로 녹화했고, 심지어 카메라를 보고 웃고 즐기는 모습까지 보였다.

해당 비디오는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올라왔고, 이를 본 주민의 제보로 알렉산더는 서프라이즈 경찰에 체포돼 구속 수감됐다.

법정서류에 따르면 알렉산더는 체포 당시 경찰에 "야생돼지와 멧돼지는 사람에게 유해한 동물이어서 그들에게 해를 가하는 것이 문제가 될지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는 구속된 뒤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잘못된 행동이었으며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더는 미국에서 중범죄에 해당하는 야생동물학대 혐의와 불필요한 폭력행위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오타와 대학 야구부 외야수였던 알렉산더는 이번 일로 소속팀에서 즉시 제명됐다. 이 대학 홈페이지 야구부 로스터에 있던 그의 프로필도 사라졌다.

케빈 스틸스 오타와 대학 체육학과장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경찰 및 애리조나 야생동물보호국과 공조 하에 세심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 대학 운동부 학생이 연루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사건의 해결을 위해 올바른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오타와 대학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톱초이스(Top Choice) 애리조나주 아마추어 야구 심판협회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그 어떤 형태의 학대와 폭력행위도 용납하지 않으며, 이번 사건을 규탄한다"며 "알렉산더가 출전하는 경기에는 톱초이스 소속 심판들이 함께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톱초이스에 소속된 심판들이 애리조나주 대학야구 경기 대부분을 맡고 있기에 알렉산더는 적어도 애리조나주에서는 더 이상 야구선수로 활동하기 힘들어 보인다.

기자 프로필
신화섭 | evermyth@mtstarnews.com 페이스북

스타뉴스 스포츠국장 신화섭입니다. 독자가 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