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2' 韓 테니스 감동의 역전 드라마!... 사령탑 "정말 꿈만 같다" 선수단 "기적이 일어났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2.05 20:29 / 조회 : 3098
  • 글자크기조절
image
한국 선수들이 승리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이 저력을 발휘하며 감동의 역전 드라마를 썼다.

박승규 감독(KDB 산업은행)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서울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장에서 열린 2023 데이비스컵 예선에서 전날(4일) 2패의 부진을 딛고 3연승에 성공, 3-2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이로써 한국은 사상 첫 2년 연속 데이비스컵 본선행에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해 3월 파이널스 예선에서 오스트리아를 3-1로 제압, 2007년 이후 15년 만에 데이비스컵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앞서 한국은 1981년, 1987년, 2007년과 2022년 데이비스컵 16강 무대를 밟았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은 5경기 중 3경기를 따내면 승리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한국은 전날 '에이스' 권순우(61위·당진시청)를 가장 먼저 내보내며 1승을 노렸다. 그러나 아쉽게 지주 베리스(115위)에게 1-2(6-1 4-6 6-7)로 패했다. 뒤이어 열린 2단식에서도 홍성찬(세종시청·237위)이 고팽에 0-2(4-6 2-6)로 패배,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러나 5일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심기일전, 홈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더욱 힘을 냈다.

먼저 복식에서 송민규(복식 147위·KDB산업은행)-남지성(복식 152위·세종시청)조가 요란 블리겐(53위)-산더 질레(55위)조를 세트 스코어 2-0(7-6<7-3> 7-6<7-5>)으로 누르고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 펼쳐진 3단식에서는 권순우가 다비드 고팽(41위)과 에이스 맞대결에서 2-1(3-6 6-1 6-3) 역전승을 따냈다. 승부는 2-2 원점.

그리고 마침내 홍성찬이 4단식에서 지주 베리스를 2-0(6-3 7-6<7-4>)으로 꺾고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image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이 5일 승리 후 태극기를 들고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이제 한국은 오는 9월 파이널스 본선 조별리그에서 새 도전에 나선다. 올해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는 지난해 결승전에서 격돌했던 호주와 캐나다를 비롯해 와일드카드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진출한 상태다. 여기에 이번 주말 최종 본선 진출전을 통해 한국, 프랑스, 미국, 스위스, 영국, 세르비아, 스웨덴이 가세했다. 나머지 5자리는 크로아티아-오스트리아, 칠레-카자흐스탄, 네덜란드-슬로바키아, 핀란드-아르헨티나, 체코-포르투갈 경기 승자가 차지한다.

대한테니스협회에 따르면 경기 후 한국 선수단은 공식 기자회견에 임했다. 박승규 감독은 "지금 너무 정신이 없다. 진짜 끝난 건지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 고맙다. 선수이자 후배들인데 너무 자랑스럽다. 정말 좋아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송민규는 "늦은 밤까지 치료받으면서 미팅을 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고 형들이 한 번 최선을 다해 이겨볼 테니 뒤에서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나와 지성이가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 승리한 뒤 순우, 성찬이까지 갈 수 있도록 우리가 시작을 잘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우리가 승리해 순우, 성찬이에게 더 큰 마음가짐으로 홈에서 마지막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거라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좋은 기억이 있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했다. 기적이 일어났고, 감독님과 코치님, 트레이너, 선수분들 모두 고맙다. 너무나 자랑스러운 테니스 팀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벅찬 심경을 밝혔다.

마지막 4단식을 따낸 홍성찬은 '경기 들어갈 때 자신 있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국가대항전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 있게 하려고 했다. 내가 기죽으면 안 되니 더 밀어붙였다"고 답했다.

image
승리 후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권순우는 "첫날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장난식으로 '형들이 복식 이겨주면 내가 다비드 고팽 잡겠다'고 재미있게 이야기했다. 첫 세트는 내줬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즐기려고 했더니 2세트부터 잘 풀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가봤는데 막상 뛰어보니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오늘 경기를 마치고 나서 느낀 건 16강 이후 8강, 4강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싶다. 팀 모두 한마음 한뜻이어서 지난해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남지성은 "긴말 필요 없이 우리의 장점은 팀워크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팀보다 단합력이 좋기 때문에 그것이 곧 자부심이다. 많은 분이 벨기에보다 전력이 약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나로 뭉치면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극적인 드라마를 보여드려서 너무나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며 기뻐했다.

박 감독은 한국을 본선으로 2차례 이끈 것에 대해 "의미라기보다는 나도 감독직을 맡고 나서 처음 본선 진출했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 그런 자리까지 올라가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한 팀이 돼 역사를 이뤄냈다. 2회 연속 진출이라는 것이 정말 꿈만 같다. 이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선수단이 한 팀이 돼 이뤄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말과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너무나 좋다"면서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다음 주부터 선수 개인별 일정이 있기 때문에 일단 개인 일정대로 움직일 것 같다. 물론 중간에 선수들의 일정 체크는 할 것이지만, 시간이 남아있기에 선수들과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image
한국 선수단의 승리 세리머니 모습.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