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내던진' 오타니의 집념, 침몰 직전 日열도 구했다 [WBC]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21 11:53 / 조회 : 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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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치고 출루한 뒤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우종 스타뉴스 기자] 1루로 가면서 헬멧까지 내던진 오타니의 집념이 일본 열도를 구했다.

일본 야구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 파크에서 펼쳐진 멕시코 야구 대표팀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전에서 9회말 짜릿한 6-5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2006 초대 대회와 2009년 제2회 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은 14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았다. 앞서 일본은 2013 대회(도미니카공화국 우승)와 2017 대회(미국 우승)에서는 모두 4강 무대를 밟았으나 푸에르토리코(1-3 패배)와 미국(1-2 패배)에 각각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서 결국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앞서 조별리그에서는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해 4연승을 질주했다. 이어 이탈리아와 8강전에서도 9-3으로 승리, 5대회 연속 4강 무대를 밟았다.

일본은 이번 WBC 대회서 야심차게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다. 사실상 우승 전력이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겸업의 신화를 쓰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가 일본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로 버티고 있었다.

오타니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날 선발 등판한 '165㎞ 괴물' 사사키 로키, 2021~2022년 투수 트리플 크라운 달성 및 사와무라상 수상의 주인공 야마모토 요시노부, '백전노장' 다르빗슈 유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 중에서 투수진은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조별리그와 8강전까지는 예상대로 투수력이 상대 팀들을 압도했다. 앞서 조별리그에서는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해 4연승을 달렸다. 오타니가 중국전, 다르빗슈가 한국전, 사사키가 체코전, 야마모토가 호주전에 각각 선발 등판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탈리아와 8강전에서는 또 오타니가 선발 출격해 4⅔이닝 2실점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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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7회 요시다의 동점 3점포에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날 일본은 선발 사사키가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러나 4회 2사 1,2루 위기서 유리아스에게 통한의 3점포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3실점(3자책).

그러나 일본은 오타니가 있었다. 1회말에는 LA 에인절스 동료인 멕시코 선발 패트릭 산도발을 상대해 루킹 삼진을 당했다. 이어 팀이 0-3으로 뒤진 4회에는 1사 1루 기회서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두 타석 연속 침묵했던 오타니는 6회부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때려냈던 것. 오타니는 안타를 친 뒤 1루에서 팔을 힘차게 휘저으며 3루 쪽에 자리한 더그아웃 동료들을 독려했다.

이어 7회말에는 팀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2사 후 곤도가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가 바뀐 투수 로메로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볼넷을 골라낸 오타니는 평소와 다르게 포효하며 팀 사기를 계속 끌어 올렸다. 2사 1,2루 기회. 결국 여기서 요시다가 우월 스리런포를 작렬시키며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8회초 2점을 내준 일본은 8회말 가이의 희생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이어진 9회말. 여전히 4-5, 한 점 차로 뒤진 일본의 9회말 마지막 공격. 이번에도 오타니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뿜어져 나왔다. 선두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가예고스를 상대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출루했다. 오타니는 1루를 향하면서 헬멧이 거추장스러운 듯 직접 벗어던지는 투지를 보여줬다. 2루를 밟은 오타니는 다시 한 번 포효하며 동료들의 사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결국 요시다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 기회서 무라카미가 끝내기 중월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오타니는 전력 질주를 펼치며 홈을 밟은 뒤 팀 동료들과 함께 끝내기 승리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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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6회 안타를 때려낸 뒤 동료들을 독려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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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루타를 치고 출루한 뒤 포효하는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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