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야수 1위' 벨린저, '2158억→1066억' 쪽박... '보라스 시대 종말 예고하나' 옵트아웃 포함됐다지만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2.25 21:46 / 조회 :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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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와 재계약을 맺은 코디 벨린저.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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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린저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 구단들로부터 '악마 에이전트'라고 불려온 스캇 보라스(72). 스토브리그에서 늘 상상이상의 계약 규모를 이끌어냈던 그지만 이번엔 체면을 구기고 있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야수 최대어로 꼽힌 코디 벨린저(29)도 결국 늦어진 계약 시점에 비해 원하는 조건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25일(한국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중견수 코디 벨린저와 시카고 컵스는 3년 8000만 달러(1066억원)에 계약 합의를 이뤘다"며 "컵스와 뛰어났던 2023년 이후 재계약을 이루며 오랜 FA 생활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벨린저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1505억원)에 계약을 맺은 이정후보다도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던 타자다.

그도 그럴 것이 벨린저는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타자다. 2013년 LA 다저스의 지명을 받아 2017년 빅리그에 입성한 벨린저는 데뷔 시즌부터 타율 0.267 39홈런 9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3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NL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에도 28홈런 76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보인 그는 2019년 타율 0.305 47홈런 115타점 121득점, OPS 1.035로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이후 3시즌 20홈런을 넘기지 못하며 부진에 빠졌던 벨린저는 2023시즌 컵스에 입단하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타율 0.307 26홈런 97타점 OPS 0.881로 놀라운 성적을 냈다. NL 실버슬러거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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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 벨린저.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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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 벨린저. /AFPBBNews=뉴스1
FA 전 시즌 완벽한 반등에 성공하며 장밋빛 미래가 예상됐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벨린저가 6년 1억 6200만 달러(2158억원) 규모의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SPN은 디 애슬레틱만큼은 아니지만 7년 1억 4700만 달러(1958억원) 수준을 예상했다.

그러나 총액 기준 절반 수준의 계약에 만족해야 했다. 연평균 2600만 달러(346억원) 수준으로 6년으로 가정하면 디 애슬레틱의 예상 규모와 비슷하지만 계약 기간에서 큰 차이가 났다. FA 시장에선 연평균 금액 만큼이나 중요한 게 계약기간이다. 언제 하락세가 찾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긴 기간을 보장받는다는 건 그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벨린저는 높은 가치는 인정 받았지만 3년 이후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계약 기간이 짧아질 경우 연평균 금액은 그에 상응하는 더 높은 수준을 보장받기도 하지만 벨린저는 그렇지 못했다.

벨린저의 계약은 옵트아웃을 포함한다. 옵트아웃이란 계약 기간 중 다시 FA를 선언할 수 있는 조항이다. 파산 기자는 "거래 첫 해와 두 번째 해가 지나면 옵트아웃을 받게 된다"며 벨린저의 연봉은 올 시즌 3000만 달러,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2025년엔 3000만 달러, 2026년엔 2000만 달러라고 전했다.

계약 조건에 만족하지 못한 벨린저 측에서 요구할 수 있었던 최대한의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있고 이를 테면 올 시즌에 지난해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둘 경우 1년 만에 다시 FA를 선언해 다시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카를로스 코레아가 오버랩된다. 코레아는 2022년 3월 미네소타 트윈스와 3년 1억 530만 달러(1403억원)에 계약을 맺었는데 이 당시에도 각 시즌 후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유격수로 활약하며 2022년 타율 0.291 22홈런 64타점 70득점으로 활약한 코레아는 옵트아웃을 행사했다. 당초 샌프란시스코와 13년 3억 5000만 달러(4663억원)라는 초대형 잭팟을 터뜨리는 듯 했지만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됐고 뉴욕 메츠와 12년 3억 1500만 달러 계약도 다시 한 번 엎어진 뒤 미네소타와 6년 2억 달러(2665억원)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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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트윈스. 카를로스 코레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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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트윈스. 카를로스 코레아. /AFPBBNews=뉴스1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결국 1년 전에 비해 계약기간을 더 늘리며 총액도 키운 케이스였다. 코레아 또한 보라스의 고객 중 하나였다.

파산은 벨린저의 건강 상태와 무관치 않다고 봤다. 2020년 플레이오프에서 연이은 어깨 부상으로 고전했고 이후 하락세를 그렸다. 지난 시즌에도 커리어 중 가장 낮은 타구 속도인 87.9마일(141.5㎞)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코레아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오랫동안 떠돌던 벨린저는 결국 다시 원 소속팀의 선택을 받았다. 계약 조건은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보라스의 무리수가 벨린저의 가치를 오히려 디스카운트 시킨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돈다. 보라스는 한화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을 비롯해 사이영상 수상자 출신 블레이크 스넬, 내야수 맷 채프먼, 조던 몽고메리 등이 여전히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보라스는 앞서 "3월까지도 갈 수 있다"며 장기전도 불사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만큼은 각 구단들이 보라스의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고 있다.

미국 매체 에센셜리 스포츠는 "보라스는 블록버스터 계약을 모색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최종 게약은 높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됐나. 보라스와 벨린저의 도박은 실패했나. 아니면 이 이야기에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숨어 있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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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보라스(가운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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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오른쪽)의 LA 다저스 입단식에서 스캇 보라스가 미소를 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어 매체는 "이번 도박은 적은 금액에 안주하면서 역효과를 낸다"며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의 전략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야구계의 가장 큰 거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최고 고객들은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여전히 미계약자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보라스가 여전히 고전적인 방식으로 반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벨린저에겐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내년 시즌 좋은 성적을 낸다면 다시 시장의 평가를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체는 "보라스의 명성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현재 야구 팬들은 스타 플레이어의 시장 가치가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걸 목격하고 있고 이는 에이전트와 구단주 사이의 지속적인 권력 투장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라스의 협상 능력에 대한 평가를 아직은 속단할 수 없다. 여전히 스넬과 몽고메리, 채프먼 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워낙 적극적으로 움직인 덕이긴 하지만 이정후의 계약은 매우 성공적이기도 했다.

스넬에게도 불안한 점은 있다. MLB 8시즌을 보냈지만 규정이닝을 채운 시즌은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건강한 투수로 인식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몽고메리 또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선수라는 걸 제외하면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구석이 다소 부족하다. 물론 스넬은 MLB 역대 7명 뿐인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만큼 고점이 확실한 투수다.

스프링캠프가 이미 시작했음에도 스넬과 몽고메리, 채프먼의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들을 원하는 구단은 여전히 존재한다. 보라스와 물러섬 없는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계약 결과에 따라 보라스의 시대가 종말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지, 여전히 슈퍼 에이전트의 지략이 통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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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보라스의 또 다른 고객인 블레이크 스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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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보라스의 또 다른 고객인 블레이크 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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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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