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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서영이 현대건설 이다현,모마의 더블 블로킹 위로 연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김호철(70) IBK기업은행 감독이 한 말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사령탑도 답답한 심정을 솔직히 드러냈다.
IBK기업은행은 17일 오후 7시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에서 현대건설에 세트 스코어 0-3(18-25, 15-25, 21-25)으로 졌다.
자멸이었다. IBK기업은행은 범실만 24개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테크니컬 타임 아웃 이후에도 분위기 반전에 번번이 실패했다. 3세트에서는 추격 의지를 보이다가도 점수가 벌어지자 무기력하게 연속 실점하며 경기를 내줬다.
후반기 3경기에서 모두 졌다. 리그 4연패 수렁에 빠졌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범실이 많았다. 안 되는 날에는 돌아가면서 범실이 나온다. 상대 리시브를 흔들게 서브를 강하게 때려보자고 한다. 강하게 친 것도 아닌데 아웃이 되더라"라며 "선수들이 피곤하다기보다는 정신적으로 나사가 빠진 것 같다. 경기를 보러온 팬들도 있다. 평소에는 선수들에게 혼을 내지 않는다. 선수 본인이 컨디션이 좋든 안 좋든 경기를 보러오는 팬들이 있지 않나"라고 이례적인 비판을 날렸다.
이어 김호철 감독은 "실력이 좋지 않으면 시합에서 지는 거다. 잘하면 이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걸 보여주는 게 프로 아닌가. 감독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그렇지만, 선수들도 이런 경기를 한다는 건 선수로서 매너가 없는 게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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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주전 세터 천신통은 1세트 초반 교체됐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네 명의 세터를 기용했다. 김호철 감독은 "천신통은 발목이 아파서 못하겠다더라. (김)하경이는 몸이 무거웠다. 막내 세터까지 투입해봤다"라며 "천신통이가 제 자리를 찾아와야 할 것 같다. 아무리 외국 선수지만,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어제 연습도 했는데 경기 시작부터 발목이 아프다고 하더라. 똘똘 뭉쳐도 경기를 잘 할까 말까다. 팀을 추슬러보겠다"라고 전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점에서 나온 무기력한 패배다. 김호철 감독은 "아직 선수들을 혼낸 적이 없다. 오늘 경기가 끝나고는 목소리를 높이고 왔다. 이런 경기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저부터 책임을 지고 선수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앞으로는 이런 경기를 하지 않도록 반성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 경기는 단독 선두 흥국생명이다. 김호철 감독은 "라운드 전패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선수들이 힘을 내야 한다. 연습은 잘 하는데, 코트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게 안타깝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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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아가 현대건설 삼중 블로킹 위로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