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까려다 그랬던 거예요. 하하."
그룹 아이들(미연 민니 소연 우기 슈화)이 잠시 재계약, 개명, 내돈내산 티켓 발언 이슈에 휩싸였음에도 팬들이 걱정이 없었던 건, 멤버들의 단단하고 건강한 멘탈 때문이었을 것이다.
최근 아이들의 이슈 가운데 가장 민감했던 '내돈내산 티켓 발언'에 대해 당사자 우기가 더할 나위 없이 시원 솔직한 해명을 했다. 우기는 오히려 무겁게 꾸며낸 변명 없이 정면으로 자신의 말실수는 인정하고 나서 '나이스한 대처의 예'마저 남겼다.
아이들은 지난 19일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더 그레이트홀에서 미니 8집 'We are'(위 아)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아이들은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신보를 공개, 타이틀곡 'Good Thing'(굿 띵)으로 컴백활동을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이날 행사는 데뷔 이래로 중요하게 손꼽히는 일정으로, 취재진이 상당수 몰렸다. 아이들의 이번 앨범은 지난해 7월 발매한 미니 7집 'I SWAY' 이후 10개월 만의 신보였으며, 그 사이 지난해 멤버 전원이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맺었고, 그룹명도 '(여자)아이들'((G)I-DLE)에서 (여자), (G)를 떼고 '아이들'로 변경한 직후의 공식석상이었다.
아이들은 여러 이슈에 솔직한 답변을 이어갔다. 소연은 '위 아' 발매 소감으로 "10개월이 흘렀고, 재계약 이후의 앨범인만큼 떨린다. 예쁘게 봐 달라"고 말했다. 미연은 "10개월 만의 컴백인데 저희도 기대렸던 앨범이고, 저희 다섯 명이 다 참여한 앨범이다. 열심히 준비하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있었다"고 했다.
민니는 "오랜만에 단체로 컴백하게 됐는데, 저희가 재계약 이후 첫 앨범인만큼 열심히 준비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했다. 우기는 "저희가 스타일링과 장르에서 대변신을 해서 팬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슈화는 "노래뿐만 아니라 머리부터 발 끝까지 변신을 했다.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아이들의 기존 팀명 '(G)I-DLE'에서 'G'를 빼고 최근 'I-DLE'로 바꾼 이유를 묻자 미연은 "데뷔 때부터 우리 이름이 알려진 후에 우리가 잘하게 되면 G를 때자고 했다. 이제 우리의 이름을 찾은 것 같다. 제계약을 한 후 아이들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해서 좋다. 괄호 안에 G가 있어서 헷갈린 분들도 많았는데 이제 깔끔하게 '아이들'이라고 불러주실 수 있게 됐다. 속 시원하다"고 말했다.우기는 "저희가 7년 동안 계속 사용한 이름이었는데, 저희가 재계약도 하면서 리브랜딩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이제 '아이들'로 불러주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들은 팀명 변경과 함께 음악적으로도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을 각오했다. 민니는 "저희가 리브랜딩하고서 첫 활동을 하는데 속 시원하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저희가 이번에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기는 "저희가 '위 아' 앨범에서는 전원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타이틀뿐만 아니라 수록곡을 보면 다 개성이 강하다. 팬들이 들었을 때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이돌 멤버 전원이 재계약에 성공하는 경우는 흔치 얂다. 아이들 아이들은 재계약 과정을 겪으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소연은 "재계약이란 과정과 이걸 이뤄낸 게 저희에겐 너무 큰 행복이었다. 이렇게 모이는 과정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 끈끈해지고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회사 조건이 너무 안 좋아도 회사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저희가 같이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으로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우기는 "주변에서도 저희가 재계약을 할지 말이 많았는데, 저희가 털털하고 솔직해서 많이 싸우기도 하면서 풀기도 한다. 재계약을 하면서 '하길 잘했다' 싶었다. 이 멤버들이라면 팀으로 할 수 있겠더라. 8년 차 여자 그룹에서 예상하는 바가 있을 텐데, 재계약을 하고서 저희가 더 끈끈해졌고 더 새로운 걸 할 수 있겠더라. 10년, 100년도 함께 할 수 있겠더라. 더 친해졌고 마음이 하나로 모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현장 마지막쯤엔 우기의 최근 '실언'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우기는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TEO 테오'의 '살롱드립2' 코너에 출연해 "우리 콘서트 티켓인데 (멤버들이 직접) 사비로 티켓을 사야 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정확히 인당 네 장씩만 티켓을 공짜로 받을 수 있고 나머지는 다 우리 돈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도연이 "재계약 조건에 넣지 그랬냐"고 말하자 민니는 "왜 그 생각을 못 했는지 모르겠다. 다음 계약까지 3년 남았다. 재계약해서 이미 늦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에 일부 네티즌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팬들은 거액을 들여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는데, 정작 사비를 들여 지인을 초대한 것에 불만을 토로한 아이들의 발언을 지적했다.
우기는 콘서트 지인 초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죄송하다. 제가 예능에 나갈 땐 항상 웃기려는 텐션이 있는데 그날 많이 업텐션이었다. 오해 안 했으면 좋겠다. 제가 팬들 생각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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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살롱드립' 영상 캡처 |
이어 "재계약 얘기가 나왔을 때 제가 장난 치고 싶어서 '짠돌이다'라고 말한다는 게 그렇게 나왔다. 회사 욕은 아닌데 말실수를 했다. 대중들이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저도 댓글을 많이 봤는데, 이걸 보고 팬들이 많이 속상했을 거라는 걸 알았다. 제 말 때문에 팬들이 속상하고 화가 났다는 걸 알고서 죄송하단 생각이 들었다. 저는 전혀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우기는 "저는 평소에 누구보다 팬들을 잘 챙기는 스타일이다. 제가 그냥 회사를 까고 싶었던 것이다. 그때는 회사와 제가 장난을 많이 치던 시기였다. 앞으로 말조심할 것"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소연도 "우기가 예능을 열심히 하고 싶어서 했던 말인 것 같다.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인 우기가 이날 오죽하면 "회사 까려고"란 날것의 표현을 썼을까. 그의 진심이 통했는지, 이날 기자회견 직후 팬들은 "우기는 평소 팬들에게 10만 원짜리 훠궈집 상품권을 줄 정도로 팬들을 생각한다", "정작 네버랜드(아이들 팬덤)는 별 생각 없었는데 타 팬덤이 뭐라 한다"고 억울하단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