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썼다' 한국, 아시아 최초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 이라크에 2-0 승리 '김진규·오현규 연속골'

김진규가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진규가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라크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까지 남았던 마지막 승점을 채우면서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새 역사를 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 오전 3시 15분(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에서 김진규(전북 현대)의 선제 결승골과 오현규(헹크)의 쐐기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19(5승 4무)를 기록한 한국은 조 선두를 수성, 3위 이라크(승점 12)와 격차를 7점으로 벌리며 오는 10일 쿠웨이트와의 3차 최종예선 최종 결과와 상관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지난 1986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무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게 됐다.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에 이어 한국이 역대 6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 티켓 수도 4.5장에서 8.5장으로 늘어나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은 더 커졌다. 비록 일본, 이란 등 지난 3월에 조기에 확정한 다른 톱시드 팀들보다는 늦었지만, 1경기를 남겨두고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를 시작으로 지난 3월 요르단·오만전에 이어 월드컵 예선 3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쳤던 흐름도 끊었다. 다만 이날도 전반 중반 상대 퇴장으로 일찌감치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후반 중반에야 가까스로 균형을 깨트린 뒤 승기를 잡았다. 홍명보호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전세기를 타고 귀국길에 오른다. 오는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상대로 월드컵 3차 예선 여정을 모두 마친다.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지켜보고 있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나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발 라인업. /사진=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이 발 부상 여파로 빠진 가운데 이날 한국은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이 최전방에 나서고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05)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이 2선에 포진하는 4-2-3-1 전형을 가동했다. 박용우(알아인)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고, 이태석(포항 스틸러스)과 권경원(코르파칸) 조유민(샤르자)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조현우(울산 HD).

전반 5분 이강인의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이후 이라크의 치열한 압박에 흔들리며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한국은 볼 점유율을 높이며 상대 빈틈을 찾았지만 슈팅 기회까지는 연결되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20분엔 이브라힘 바예시의 컷백이 아미르 알아마리의 슈팅으로 연결됐지만, 다행히 골대 위로 벗어났다.

전반 26분엔 상대 퇴장 변수로 수적 우위를 점했다. 볼 경합 상황에서 알리 알하마디의 발이 조유민의 머리로 향했다. 주심은 알하마디에게 경고를 줬지만, 이후 비디오판독(VAR) 온 필드 리뷰를 거쳐 퇴장으로 정정했다. 상대 원톱 공격수 퇴장으로 한국은 부담을 던 채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이강인이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재성이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치열한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AFC 제공

수적 우위를 점한 뒤에야 조금씩 기회를 만들기 시작했다. 전반 31분 짧은 코너킥 이후 황인범이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황희찬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다만 골대를 살짝 외면했다.

이후에도 한국은 거센 공세를 이어갔다. 다만 번번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강인의 프리킥을 이재성이 문전에서 헤더로 연결한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전반 추가시간 이강인이 왼발로 감아 찬 슈팅마저 골대에 맞았다. 이재성, 박용우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결국 전반은 득점 없이 마쳤다. 한국은 수적 우위 속 66.9%의 볼 점유율 속 슈팅 수에서도 6-2로 앞서고도 균형을 깨지 못했다.

한국은 하프타임 박용우 대신 김진규(전북 현대)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후반 초반에도 주도권을 쥐고 상대의 빈틈을 찾으려 애썼다. 다만 여전히 공격 활로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후반 15분 오세훈과 황희찬을 빼고 각각 오현규(헹크)와 문선민(FC서울)을 투입했다. 교체카드 직후 황인범의 중거리 슈팅과 오현규의 터닝 슈팅은 모두 골키퍼에 걸렸다.

김진규가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답답하던 흐름은 후반 17분에야 깨졌다. 왼쪽 측면에서 반대편으로 크로스가 올라왔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내준 패스를 교체 투입된 김진규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굳게 닫혀 있던 이라크 골문을 열었다.

이후에도 이재성, 황인범의 슈팅이 잇따라 상대 골문을 위협했지만 추가골로 연결되진 못했다. 위기도 있었다. 상대 역습 상황에서 메르차스 도스키에게 수비 뒷공간이 완전히 뚫렸다. 다만 도스키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9분 이재성 대신 전진우(전북)를 투입하며 A매치 데뷔 기회를 줬다. 전진우는 3분 만에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첫 슈팅을 기록했다. 수적 우위 속 리드까지 잡은 한국은 볼 점유율을 높게 유지하며 호시탐탐 쐐기골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37분 결실을 맺었다. 역습 상황에서 황인범의 침투패스가 전진우에게 향했다. 전진우가 문전으로 내준 패스를 쇄도하던 오현규가 마무리했다. 전진우는 A매치 데뷔전에서 어시스트를 쌓았다.

승기가 기울었다. 한국은 남은 시간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이라크가 영패를 면하려 애썼으나, 일찌감치 수적 균형이 깨진 상황에서 체력 부담을 극복하긴 어려웠다. 후반 막판 역습 상황에서 나온 상대 중거리 슈팅은 조현우가 선방해 냈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이라는 결실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