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디오 판독 결과를 주심이 직접 장내 방송을 통해 설명하는 VAR PA(Public Announcement)가 시범운영을 통해 처음으로 K리그에 도입됐다. 그러나 하필이면 첫 시범경기로 선정된 경기에선 VAR을 활용한 판정이 나오지 않았다. 같은 시각 다른 두 경기장에서 VAR을 통한 판정이 거듭 나온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앞서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3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안산 그리너스와 서울 이랜드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20라운드 경기를 VAR PA 시범운영 경기로 선정했다. VAR PA는 주심이 온 필드 리뷰를 통해 판정을 내리면, 마이크와 경기장 스피커를 활용해 해당 판정의 이유를 직접 설명하는 제도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등에서 도입돼 호평을 받은 제도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첫 시범운영 경기로 선정된 안산과 서울 이랜드의 경기에서 VAR PA가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관심이 쏠렸다. 이날 경기는 오현정 주심과 이영운·신재환 부심이 경기를 진행했다. 4골이나 터진 난타전이 펼쳐졌지만 정작 VAR을 활용한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자연스레 VAR PA는 다른 경기들을 통해 다시 한번 시범운영이 필요해졌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각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다른 K리그2 경기들에선 VAR을 거쳐 최초 판정이 번복되거나, 원심이 유지되는 장면이 이어졌다. VAR PA 시범운영 대상 경기가 안산-서울 이랜드 경기가 아닌 이 경기들이었다면, 주심이 직접 관중들에게 판정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충남아산의 경기에선 박진호 주심이 온 필드 리뷰를 통해 판정을 여러 차례 번복했다. 신진호가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된 뒤엔 온 필드 리뷰를 거쳐 페널티킥을 취소했고, 후반 초반 데니손의 퇴장 판정에서도 온 필드 리뷰를 거쳐 퇴장이 경고로 정정됐다. 다만 이 경기는 VAR PA 시범운영 대상 경기가 아니라 팬들은 온 필드 리뷰에 따른 심판의 판정 이유를 들을 수 없었다.
부천FC와 김포FC의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상황 주심이 온 필드 리뷰를 거쳤으나, VAR PA 시범운영 경기가 아니었던 탓에 판정 이유에 대해서는 직접 설명하진 않았다.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40분 부천 최재영이 김포 윤재운을 수비하다 유니폼을 잡아당긴 뒤 넘어뜨렸지만, 박세진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던 장면이었다. 박 주심은 온 필드 리뷰를 거친 뒤에도 기존 판정을 유지했다. 이 경기 역시 VAR PA가 있었다면, 박세진 주심이 직접 왜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팬들에게 직접 설명할 수 있었다.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은 우선 이날 안산과 서울 이랜드전 첫 VAR PA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점차 도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까지 심판 교육을 진행하고, 장비가 완비되지 않은 경기장에선 무선 마이크를 활용한 판정 브리핑 방식 등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김동기 협회 심판팀장은 "VAR PA 도입은 판정에 대한 팬과 미디어의 이해도를 높이고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시도지만, 본격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심판 교육과 경기장 시설 및 장비 구축 등 선행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면서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축구연맹과의 협의를 통해 도입 범위와 시점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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