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에 다큐멘터리 열풍이 불고 있다.
드라마 못지 않게 방송사별로 다큐멘터리 제작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 비록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기 스타는 한명도 등장하지 않지만 각 방송사마다 방대한 스케일과 새로운 시도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제작진의 땀과 노력이 수준높은 완성도로 이어지면서 국내 다큐 제작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도 얻고있다
◇방대한 스케일, 새로운 시도 '화제'〓지난 21일과 28일 연속 방영된 MBC 스페셜 '출가'(연출 윤영관, 촬영 이영관) 2부작은 조계종 사상 처음으로 문을 연 단기출가학교 1기생들의 수행과정을 담아 화제가 되고 있다.
출가는 특히 다큐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나레이션을 전혀 쓰지 않고, 대신 곳곳에 음악을 넣는 신선한 제작방식으로 '마음으로 보는' 다큐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네티즌 황선정씨는 "많은 다큐가 나레이션을 통해 시청자와 프로그램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하는 듯 보이지만 때로는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저는 기독교인입니다만... '첫 마음'과 '실천'에 대한 가르침은 종교를 떠나 모든 사람이 새겨야할 아름다움"이라고 평가했다.
총 6부작중 3부작까지 방영된 KBS스페셜 '도자기'(연출 윤찬규 신재국, 촬영 김승연 김관수 정연두)도 '다큐의 블록버스터'로 불릴 정도로 방대한 스케일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원전 800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5대륙 30여개국을 대상으로 촬영이 진행된 이 다큐는 인류 문명에 관한 탐사보고서로 손색이 없다. 3년여의 제작기간과 14억5000만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바탕으로 철저한 고증과 실험, 재연 등을 통해 해외 방송사들도 속속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환경 다큐의 대표주자격인 'KBS 환경스페셜'도 지난달 10일 방송 200회를 맞아 '위기의 바다' 3부작을 방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바다의 새로운 적신호로 꼽히는 플라스틱 오염과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파리의 습격,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한 밸러스트 워터의 생태계 파괴 등 좀처럼 다루기 힘든 '바다'의 위기를 밀도있게 다뤘다.
◇다큐 전성시대는 계속된다〓MBC는 29일부터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5부작 '중동'(연출 최진영 한홍석, 촬영 김재현 김일만)을 이번주 내내 매일 방영한다. 1부 '21세기의 게토, 팔레스타인’편에서는 이스라엘 탱크를 향해 돌을 던지는 팔레스타인 소년들의 모습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단체 하마스에 이르기까지 팔레스타인 저항의 역사가 펼쳐진다.
2부 '누구의 땅인가', 3부 '바그다드', 4부 '이란, 중동의 힘으로 떠오르다', 5부 '알 카에다' 등 이라크 파병이후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중동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MBC는 또 내달 4일부터 국내 최초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빙하문제를 다룬 환경다큐멘터리 '빙하'(연출 전연식, 촬영 김선일 김만태)를 선보인다.
제작진이 남극 세종기지와 남태평양 투발로, 일본, 러시아, 스위스, 그린란드, 영국, 미국 등 지구를 한바퀴 돌면서 촬영됐다. 거대한 빙하산과 알프스산맥의 크레바스 등 일반인이 보기 힘든 장관이 화면 가득 펼쳐진다.
EBS도 800회를 돌파하며 최장수 환경 다큐로 자리매김한 '하나뿐인 지구'에서 29일부터 2부작 '마을에 숲이 있었네'(연출 이재우)를 방영한다. 마을 공동체의 신성한 공간이자 휴식처인 마을 숲이 파괴되면서 공동체 문화까지 사라지는 세태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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