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탁 PD님께서 소녀가 공주같고, 화장실도 안갈 것 같은 이미지라고 말씀해주셨죠. '소나기'의 소녀는 너무 순수하고 가슴에 아픔을 가지고 있는 소녀이기에 연기하기 힘들었어요."
시청자들의 추천공모를 받은 작품 중 'TV문학관에서 보고싶은 작품' 1위로 꼽힌 황순원 원작의 '소나기' (극본 염일호·연출 고영탁)의 주인공 '소녀'역을 맡은 아역스타 이세영(13)이 연기의 어려움을 밝혔다.
3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HD TV문학관 '소나기' 시사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세영은 "소녀 역은 대사가 많이 없고 표정연기를 미세하게 해야했기에 정말 표현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극중 소녀는 어머니가 개가하자 시골의 증조할아버지 윤초시댁에 맡겨졌다가 결국 어린 나이에 숨지게 된다.
이세영은 "예전부터 왈가닥 역할이나 부엌데기 역할 같은 역도 많이 하고, 박은빈과 짝을 이루어 박은빈은 착한 역, 나는 나쁜 역들을 쭉 맡아왔는데, 이렇게 순수한 역을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자신의 본래 성격은 '소나기' 극중 봉순이 같다"고 덧붙였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소나기'에는 소년을 좋아하는 봉순(김가영 분)이 등장해 웃음을 안겨준다. 촌스러운 시골 소녀 봉순은 소년(이재응 분)을 좋아해 계속 엉뚱한 짓을 하며 소년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이세영은 또 지난해 말 한달간 전북 임실 등에서 촬영한 '소나기' 촬영중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에 대해서는 비를 피해 들어간 수수단 속에서 소년에게 "어머니가 개가할 것을 짐작했으나 모른 척 했다"고 고백하는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이세영은 "그 장면을 찍기 전 PD님께서 자신이 본래 어렸을 때 기차를 타고 가다가 부모님이 화장실 갔다온다고 말하고는 자신을 기차에 두고 내렸다는 얘기를 들려주셨다"며 "내가 감정에 몰두하게 하기 위해 그런 상황을 지어서 말씀해주셨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가장 안타까웠던 점에 대해서는 "잠든 자리에 증조할아버지(신구 분)가 들어와 베개를 베어주는데, 그 베개를 빼버리고 엄마 손수건을 얼굴에 대고 오열을 하는 장면이 삭제 된 것"을 꼽았다.
이세영은 "그렇게 우는 장면을 찍고 나면 머리가 곤두서고 소화가 안되는 등의 후유증이 있는데, 시사회에서 보니 편집에서 잘려서 속상했다"며 "PD님께 부탁해서 TV 방송시에는 그 장면을 다시 넣어달라고 하겠다"고 소녀다운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 서문여중 1학년에 재학중인 이세영은 "서문여중은 이효리, 김정은 선배님 등을 배출한 학교로 다행히 학교에서 연예활동을 지원해준다"면서도 "그래도 하루에 한번씩은 급우들에게 '연예인이라서 그렇다'는 말을 들을 때 속이 상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MBC '뽀뽀뽀'로 데뷔한 이세영은 다수의 드라마에서 아역을 맡아왔고, MBC '대장금'에서 홍리나의 아역을 맡기도 했다. 영화 '아홉살 인생', '여선생 Vs. 여제자' 등에 출연하며 깜찍하면서도 도발적인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한편 오는 8일 전파를 타는 KBS2 HD TV문학관 '소나기' 편에는 아역 이세영, 이재응, 김가영을 비롯해 신구, 박철호, 박순천, 안병경, 신신애, 이혜숙, 김하균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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