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상 '풀빵엄마'PD "'위대한 모성애'가 받은 상"(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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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란 기자
'풀빵엄마'의 주인공 고 최정미씨와 두 아이 은서 홍현 ⓒ사진=MBC 홈페이지
'풀빵엄마'의 주인공 고 최정미씨와 두 아이 은서 홍현 ⓒ사진=MBC 홈페이지

"위대한 모성애에 내려진 상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 국제 에미상 수상에 빛나는 MBC 휴먼다큐 '사랑'의 '풀빵엄마'의 연출자 유해진 PD(41)를 인터뷰 했다.


국제 에미상은 미국의 방송관계자 및 시청자에게 외국의 우수한 TV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를 주기 위한 상으로, 미국TV예술과학아카데미(NATAS)가 매년 9~11월에 수여한다.


다큐멘터리, 드라마, 공연예술, 대중연예, 어린이 프로그램 5개 부문에 걸쳐 각 부문의 최우수작품에 수여한다. 'TV의 아카데미'로 불릴 정도로 권위있는 상이기도 하다.


'풀빵 엄마'의 국제 에미상 수상은 우리가 만든 한국적 다큐가 국제무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상 소감을 묻자 유해진 PD는 "제가 받은 게 아니라, 위대한 모성애에 대한 상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차분하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최정미 씨의 큰 사랑을 TV로 옮겼을 뿐이죠. 오히려 그 사랑을 전부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작 본인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현재 연출을 맡고 있는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의 방송 스케줄 때문.


유 PD는 현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태권도 국가 대표로 출전한 장경훈의 사연을 다룬 다큐를 제작하고 있다. 뇌졸중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이후 자신의 큰 지지대가 돼 주셨던 어머니를 지난 9월 갑작스런 사고로 잃은 장경훈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이번 대회의 출전 과정을 다룬다.


그는 "물론 저도 시상식에 가고는 싶었지만, 지금 제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 일정이 때문에 갈 수 없었죠. 사실 어젯밤에도 편집을 하느라 밤을 새느라 집에도 못 들어갔어요" 라고 담담하게, 또 당연하다는 듯이 답했다.


유해진 PD ⓒ사진=MBC 제공

지난 1999년 MBC '건널 수 없는 바다', 2008년 KBS '차마고도'가 국제 에미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그 역시 '풀빵엄마'가 수상하리라 예상치 못했다.


"서양과 동양의 정서적 차이도 있고, '풀빵엄마'가 해외에서도 과연 주목을 받을까 싶었죠. 물론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공감대가 있지만. 그래도 처음엔 '상까지 받겠나' 했어요. 예상치 못한 큰 상을 받게 돼 감사하고 기쁩니다."


'풀빵엄마'는 풀빵을 팔며 두 아이를 키우는 위암 말기의 싱글맘 최정미 씨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저는 아프면 안 돼요. 엄마니까요"라며 결코 포기하지 않고, 암과 싸우는 그녀의 모습이 강하고 위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유 PD는 "지난 2008년에 고 최진실의 추모 다큐를 진행했었습니다. 그때 대한민국에서 싱글맘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이에 대해 우리 사회가 공유하고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최정미씨의 사연을 접하게 됐고 다큐로 만들게 됐어요"라고 당시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대리수상자로 나선 MBC 시사교양국의 이종현 부국장과 해외 사업부 박현아씨 ⓒ사진=MBC 제공

최정미 씨는 방송 이후 지난 2009년 7월 30일 결국 사망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후 아이들은 최정미 씨의 여동생 부부가 키우고 있다.


유 PD는 "수상 후에 이모님과 통화를 했는데, 수상 소식에 무척 반가워 해 주셨어요"라며 "가끔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이모님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곤 합니다. 올봄에 아이들을 만나 함께 식사도 하고 얘기도 했는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 다행스러웠습니다"라고 은서와 홍현이의 소식을 전했다.


앞으로도 그는 '풀빵엄마'처럼 우리 사회가 알아야 하는 이야기, 또 가슴이 따뜻해지는 다큐멘터리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우선은 지금 제가 맡은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다음을 내다본다면, 저는 사람을 통해 감동을 나누고,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싶어요.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해 질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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