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일밤'의 강력한 도전에 SBS와 KBS도 신경이 곤두섰다. 지난 6일 저녁 예능 패권을 둔 양보 없는 경쟁에 방소 시간을 둔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날 MBC는 20년 넘게 이어오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우리들의 일밤'(이하 '일밤')으로 타이틀까지 바꾸고 야심찬 새 코너 '나는 가수다'와 '신입사원'을 처음 선보였다.
'나는 가수다'는 이소라 정엽 백지영 김범수 윤도현 박정현 김건모가 출연한 톱가수들의 노래 서바이벌이고, '신입사원'은 최초로 시작하는 아나운서 오디션. 이들 기획은 발표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아 '일밤'이 2년만에 광고 완판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일밤'의 이같은 공격적인 도전에 경쟁 프로그램들은 잇달아 '대형 아이템'과 방송시간 조절로 승부에 나섰다.
이날 KBS 2TV '해피선데이'는 '1박2일'에서 새 멤버 엄태웅을 처음 등장시켜 이목을 집중시켰다. '남자의 자격'은 최근 프로그램을 위한 건강검진 중 암을 발견, 수술을 받았던 김태원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SBS '일요일이 좋다'의 간판 '런닝맨'은 오지호를 등장시켜 지하철과 공항 등 도심을 오가며 '추노'를 연상시키는 추격전을 펼쳤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방송시간. 정규 방송 시간이 일요일 오후 5시에 시작하는 '해피선데이'와 '일요일이 좋다'는 대개 광고를 마치고 오후 5시10분께부터 본방송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날은 양쪽 모두 방송 시간을 앞당겼다. '일요일이 좋다'의 경우 한 주 전보다 10분 빨리 방송을 시작 오후 5시가 되기 전부터 본방송을 내보냈고, '해피선데이'의 경우도 지난주보다 6분여 일찍 방송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광고가 완판된 '일밤'의 경우 5시10분께 본 방송이 전파를 탔다.
'일밤'의 김영희 PD는 "'일밤'이 공격적으로 리뉴얼을 하니 타 방송사에서도 긴장을 한 것 같다"며 "양쪽 모두 평소보다 일찍 방송이 나오더라"라고 전했다.
방송사들이 각 프로그램 시작과 끝 시간에 신경을 쓰는 것은 먼저 방송을 시작해 늦게 방송을 끝내는 것이 전체 시청률 합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먼저 방송을 시작해 시청자를 확보하면 그만큼 경쟁 프로그램을 견제할 수 있고, 늦게 끝내면 그만큼 경쟁 프로그램 시청자들이 유입된다.
때문에 예능과 드라마에서 치열한 '방송시간 늘리기' 경쟁이 종종 일어난다. 방송 3사는 이같은 경쟁이 '제 살 깎기'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사가 드라마나 예능으로 동시에 맞붙는 시간대의 경우 일종의 방송 시간 준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편 치열한 신경전 결과 '일밤'은 개편 전에 비해 시청률이 급상승하며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7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일밤
은 8.9%의 전국일일시청률(이하 동일기준)을 기록했다.
'해피선데이'는 21.0%의 시청률로 일요 예능 프로그램 정상을 지켰으며, 동시간대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과 '영웅호걸'은 각각 11.2%와 8.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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