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신붓감에서 악녀로.."사랑받는게 이런 것"

발행:
김현록 기자
[인터뷰]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뮤지컬 '친정엄마'의 이유리
ⓒ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동훈 기자 photoguy@

사실 몇 주 전에 만났어야 했다. 지난달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의 이유리(31). 미워할 수 없는 악녀 황금란으로 분한 이유리는 제목 그대로 반짝반짝 빛났다. 악다구니를 쓰고 독설을 내뱉고 음모를 꾸며도 그녀를 미워만 할 수가 없었다.


숨 돌릴 새 없는 고시촌 식당, 도박꾼 아버지와 지독한 빚쟁이들, 가난하다며 떠난 연인…. 버거운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왔는데, 그게 자기 운명이 아니었단다. 부잣집 고명딸로 고이 살아갈 그녀의 운명을 대가없이 가져간 이가 따로 있단다. 그녀가 바로 황금란이었고, 이유리는 그녀를 생생한 비운의 여인으로 그려냈다. 곱고 선한 역할을 도맡았던 이유리였기에 황금란의 변화는 더욱 극적으로 다가왔다.


"많은 분들이 착한 역만 한다고 생각하시다가 제 모습을 보고 충격이셨나봐요. 저도 워낙 강한 신이 많고 또 여러 번 반복되니까 '아 이걸 어떻게 하지' 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연기하면서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호흡을 만들어내는 긴 대사들. 대사가 짧으면 조금밖에 보여드릴 수가 없잖아요. 기니까 마음대로 펼쳐보일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하면서 궁리도 많이 하고요."


드라마가 종영한 지 몇 주 만에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유리는 강행군 속에 목이 다 쉬었으면서도 행복한 얼굴이었다. 뮤지컬이며 CF며 몰려드는 일정을 소화하고 숨을 돌리다보니 훌쩍 시간이 지났단다.


"후속 드라마가 나오니까 '이젠 나를 못보네' 하면서 서운한 거 있죠.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에요. 자다가도 깜짝깜짝 놀라요. '나 촬영장 늦은 거 아니야' 하면서 벌떡. 가만히 있다가도 '나 대본 외워야 하는데' 하면서 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요. 뭔가 숙제를 안 한 것 같은 후유증이 아직도 있어요."


ⓒ이동훈 기자 photoguy@

8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밤샘촬영에 신혼을 반납하다시피 하면서 함께해 온 금란이. 이유리는 금란이를 기분 좋게 보내줄 수 있었던 건, 결국엔 환한 모습으로 웃으며 가족과 화해한 마지막 모습 덕분이었다고 털어놨다.


"결말이 좋아서 금란이를 잘 떠나보낼 수 있었어요. 늘 금란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중간엔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생활로 돌아오니까 금세 잊게 돼요. 워낙 즐겁잖아요. 살림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면서 시간을 보냈더니 금란이 생각을 잊었어요."


결혼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영락없는 신혼의 단꿈에 빠진 새색시 모습이다. 각종 연속극에서 착한 며느리 역할을 도맡아 하면서 1등 신붓감으로 꼽혀 온 이유리를 데려간 건 13살 연상의 목회자. 남편 이야기, 시댁 이야기를 하는 이유리의 얼굴이 절로 환해진다.


"남편보다 먼저 시어머니를 먼저 만났어요. 개척교회에 계시는 목회자세요. 설교 말씀을 듣고 반했어요. '나도 저렇게 나이가 들어야지' 할 만큼 존경스러운 분이었어요. 조금씩 마음을 열고 활동을 하다보니 어머니 분신이 또 계시더라고요. 그게 저희 신랑이에요."


'그 사람 주위가 늘 환했다'며 남편 이야기를 하는 이유리의 얼굴이 금세 밝아졌다. 이유리는 "저는 늘 모자를 푹 눌러쓰고 없는 듯 구석에 조용히 앉아있다 돌아오곤 했다"며 "동굴 속에 혼자 있는, 조용하고도 우울한 사람이었다"고 옛 자신의 모습을 묘사했다. 그랬던 그녀가 시어머니를 만나고 남편을 만나면서는 모자를 벗어버렸다. 교회 청년부 회장을 맡아 앞에 나가 율동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활기찬 사람이 됐단다. 그런 변화가 스스로도 즐겁고 기분 좋은 이유리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집에 남편이랑 있으면 제가 우울해 할 틈을 안 줘요. 아무리 좋아도 자질구레한 트러블이 있잖아요. 그러다가도 뒤돌아보면 '하' 하고 웃게 돼요. 시댁 분들도 다들 든든하세요. 교회 다시시는 분이라고 연기하는 거 못 이해해주시는 거 아니냐 하는 분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연기하는 건 연기고 직업이니까 '더 열심히 제대로 해라'며 응원해 주세요."


실제로 이유리는 결혼 뒤 더욱 돋보이는 활동을 보이고 있다. 식품, 화장품, 음료 등 각종 CF의 얼굴이 됐고, 패션 화보 요청도 끊이지 않는다. 운영 중인 쇼핑몰도 성업 중. 지난 6일부터 유니버셜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친정엄마'도 잘 나간다.


"저는 제가 되게 재미있어요. 앞으로는 또 어떤 모습으로 재미있게 해 드릴까 기대가 돼요. 눈물도 보여드렸고, 무서운 것도 보여드렸으니까 더 밝고 유쾌한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어요.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굉장한 사랑을 받았구나 하는 걸 요즘도 느껴요. 가족들이 그걸 느낄 정도더라고요. 인기가 이런 거구나, 사랑받는 게 이런 거구나 느껴질 정도랄까? 저 결혼 잘한 게 맞나봐요. 남편이 복덩이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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