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꺄아~ 바다다!" 졸졸졸 흐르는 청계천 옆 인공 개울을 보고 환호하는 박민하(4)는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깜찍했다. '비비아나'라는 극중 이름으로 더 사랑받는 박민하는 인기리에 방송중인 MBC 일일연속극 '불굴의 며느리'(극본 연출)의 마스코트. 극중 비비아나만 보면 얼굴에서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는 이훈의 모습이 연기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계단이 좋다"며 16층까지 걸어 올라가겠다 잠시 고집을 부리다 결국 엘리베이터에 오른 박민하.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진다. 분홍빛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꼬마 아가씨는 수줍은 듯 고개를 폭 숙여 인사했다.
사실 박민하는 SBS '붕어빵'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박찬민 SBS 아나운서의 셋째딸인 민하는 언니 민진, 민서양과 함께 TV에 등장해 애교만점 막내의 진수를 보여줬고, '불굴의 며느리' 오현창 PD까지 사로잡았다. 딸에게 연기까지 시킬 생각이 없어 처음엔 거절했던 민하 엄마는 "민하 아니면 안된다"는 연출자에게 결국 두 손을 들었다. 그리고 만월당 종가집의 마스코트 '비비아나'가 탄생했다.
"엄마가 대본으로 읽어주면 제가 따라해서 잘 해요. 따라하다 보면 잘 외워져요. 드라마 찍는 거요? 너무 좋아요. 촬영장에서 기다릴 때도 안 심심해요. 왜냐면요, 왜냐면요, 왜냐면요, 왜냐면요… 장난감을 챙겨 가니까요."
"그럼 유치원은 안 다녀요?" "네, 당연하죠."
"드라마 찍는 거 재밌어요?" "네, 당연하죠."
"드라마 끝나면 뭐할 거예요?" "드라마 안 끝났으면 좋겠어요!
박민하에게 드라마 촬영장은 즐거운 놀이터다. 촬영장에 가면 모두가 박민하의 팬. 오디션도 없이 박민하를 캐스팅한 오현창 PD는 물론이고 만월당 할머니 김보연, 증조할머니 강부자에 스태프까지 1순위로 박민하를 챙긴다고. 박민하만 보면 넘어가는 이훈의 모습에 한 살 많은 이훈의 아들이 '아빠를 뺏겼다'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는 후일담까지 들린다.
아이스크림을 가장 좋아한다는 박민하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물었다. "계란말이 좋아하고요, 오징어, 김도 잘 먹어요, 낙지, 라면국물도 잘 먹고, 떡볶이도 잘 먹어요. 김치도 잘 먹어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어리지만 얼큰한 음식을 좋아하는 완전 한국 식성. 촬영장 소품으로 나온 밥을 입 안 가득 넣고 오물거리는 터라 시청자 게시판에 '비비아나 밥 안 먹고 촬영 나오나보다'라는 글도 나온다. 붙임성 좋고, 연기 잘하고, 애교 만점에다 밥까지 잘 먹는 이 꼬마 아가씨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소냐!
사랑받아 행복한 박민하지만 요즘엔 힘든 일도 생겼다.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얼굴이 잠시도 쉴 새가 없다. "사람들이요, 예전에는 얼굴을 이렇게 만졌는데요, 요즘은 뽀뽀해달라고 이렇게 막 만져요"라며 찡끗 눈을 질끈 감고 손으로 얼굴을 마구 문지르는 시늉을 한다. 그래도 자존심 있는 아가씨라 뽀뽀는 아무나 안 해 준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고민스러운 일도 하나 있다. 꼬마 아가씨 자존심이 있긴 하지만 한번만 공개하기로 하자. 얼마 전엔 비염기가 있는 코를 잘못 건드려 코피가 났는데 도무지 코 파기를 멈출 수가 없단다.
"코피가 났어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왜 괜찮았냐면요, 왜 괜찮않냐면요, 왜 괜찮았냐면요…. 아프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안 파면요 콧구멍이 간지러워서 어떡하죠? 그래도 할머니들 앞에선 안 파요. 혼자 있을 때만요."
비비아나의 트레이드마크인 늘어뜨린 긴 머리와 고운 치마는 박민하가 평소에도 고집하는 스타일. 인형도 인어공주,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 '공주 시리즈'를 사랑하는 천상 여자. 엄마가 '바지 입자'하면 '치마 입으면 안돼요?'하고 애교를 부린다. 추석을 앞두고 입은 한복도 색깔 고운 치마라 너무 좋단다. 그런데 추석은? 2007년 7월 태어난 박민하에게 지난해 추석이란 너무 어렸을 적, 오래 전의 일이다.
"추석이요? 음… 그게 뭐에요?"
"설날처럼 추석이라고 한복입는 날이 있어요."
"아… 어떻게 하냐면요, 어떻게 하냐면요, 어떻게 하냐면요, 어떻게 하냐면요… 집에서 노래 부르고 딴 짓하고 그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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