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을 두고 '가무에 능한' 동이족이라고 했다고 한다. 요즘 TV 오디션을 보면 한국인들이 '가무에 능한' 민족임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몇 달이 멀다하고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눈길 끄는 실력파 참가자들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오디션 열풍의 진원지나 다름없는 Mnet '슈퍼스타K'의 경우 3회를 거쳐오는 가운데서도 참가자들의 실력이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됐고, 현재 생방송 경연에 접어든 MBC의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2' 또한 시즌1에 비해 참가자들의 실력이 월등하다는 평가다.
생방송 참가자를 가리는 마지막 관문을 방송하고 있는 SBS '일요일이 좋다' 'K팝스타'의 경우에도 두말하면 잔소리. 10대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에 국내 최대 가요기획사를 대표하는 3인방이 넋을 놓을 정도다. 여기에 최근 첫 시작을 알린 Mnet '보이스 오브 코리아'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쳐나지만 참가자들의 밀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TV앞 시청자를 사로잡은 쟁쟁한 실력파들의 활약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꾸준한 인기행진을 이끄는 가장 큰 힘이다. 이러니 '세상은 넓고 노래 잘하는 사람은 많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가수의 꿈을 갖는 비(非) 프로들이 너무 많고 여전히 가수 오디션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참가자들이 몰린다.
한 음악 프로듀서는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최고 장래희망이 연예인 아닌가"라며 "가수하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허황된 꿈을 꾼다는 식으로만 치부할 일은 아니라며 "그냥 취미로 노래를 불렀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뛰어난 노래실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며 가수가 되는 세상은 지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요즘 아이돌 스타들을 봐라. 과거보다 춤이며 노래 실력이 점점 월등해지지 않나"라며 "재능을 갖고 어린 시절부터 가수를 목표로 꾸준히 노력해 온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10대와 20대는 인터넷만 되면 세계의 모든 노래를 들어볼 수 있는 환경 속에 자란 세대다. 컴퓨터 앞에 앉은 초등학생에게도 모든 기회가 열려 있는 셈이다. 그만큼 어린 시절부터 깊고 풍부한 음악적 감수성을 지니게 된 이들이 많고, 이는 뛰어난 노래 실력과 곡 해석력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다.
거듭된 오디션 프로그램이 안정되고, 이를 통해 주목받는 가수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지망생들을 움직인 요인이 됐다.
미국의 간판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이 폭증했다.
시즌1 우승자 켈리 클락슨이 스타덤에 오르면서 같은 신데렐라가 되길 희망하는 가수 지망생들이 몰려든 탓이다. '슈퍼스타K'의 경우 허각, 존박 등이 화제가 된 시즌2가 끝나자 100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시즌3 예선에 몰렸다.
최근 화제인 'K팝스타'의 경우 음반 발매가 아닌 SM, YG, JYP 등 대형 기획사를 통한 실질적 데뷔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망설일 필요 없는 조건에 숨어있던 실력파들이 또 나타났다.
방송사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걸어 가수 지망생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이 꿈을 실현시킬 방법을 찾지 못하던 이들에게 기회가 된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지상파 방송국의 한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숙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본다"며 "비슷한 프로그램이 많아 프로그램간 경쟁이 치열하기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실력있는 도전자들의 참여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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