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한테 러브라인 빨리 들켜서 아쉬웠어요!"
지난 26일 종영한 KBS 1TV 일일연속극 '힘내요 미스터 김'(극본 조정주 연출 홍석구 김종연)에서 천경술(백일섭 분)의 손녀이자, 천(이두일 분) 조재남(진경 분)의 금지옥엽 딸이자 스무살 새내기 천주희 역을 연기한 김수연(25)이 한 말이다.
극중 엄마의 치맛바람 속에서도 한 지붕 아래 세 들어 살던 탈북청년 리철룡(연준석 분)과 사랑에 빠지는 인물. 극중 엄마의 거센 반대 속에서도 첫사랑의 떨림을 간직, 커플이 성사된 모습을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작품 속에서 신선한 매력을 선보였던 김수연과의 인터뷰.
◆ 김수연, 스무살 천주희와 만나다
김주연은 지난 2011년 MBC '레알스쿨' 로 데뷔한 뒤, 종합편성채널 MBN '뱀파이어 아이돌', 영화 '스타: 빛나는 사랑'등을 통해 조금씩 얼굴을 알렸다. 그는 데뷔 2년차에 접어든 신예이지만 일일연속극은 처음이다. 학생, 아이돌 그룹 멤버 역할이 아닌 가족 구성원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주위에서 알아보니 신기함 그 자체였다.
"제가 지난해 KBS 2TV 드라마스페셜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 출연했어요. 당시 작품 제작진과 가까워졌고, '힘내요 미스터 김'에 어울리는 역이 있다고 추천 받았어요. 물론, 오디션도 여러 번 거친 뒤 역할을 맡을 수 있었어요."
김수연이 극중 연기한 천주희 역은 엄마 조재남(진경 분)의 치맛바람에 휘둘리는 인물이었다. 성인이 됐지만 엄마가 원하는 학교진학, 생활 등으로 어딘가 지친 기색이 역력한 캐릭터였다. 그런 그가 탈북청년 리철룡(연준석 분)을 만나면서 의욕적으로 변해갔다.
"처음에 감독님께 캐릭터 설명을 들었을 때는 너무 사랑받다 보니 어린 나이에도 지쳐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랑받는 딸의 모습과 반대의 모습을 동시에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극이 진행될수록 소소한 일탈을 꿈꾸게 되는 인물을 연기했어요."
김수연은 상대배우 연준석과 극중 '철주커플'(리철룡-천주희)로 활약했다. 작품 내에서 활력소 커플이었다. 풋풋한 두 사람의 연애과정은 시청자들이 절로 엄마미소 짓게 만들었다. 그는 연준석에 대해 맑고 바람직한,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은 연기선배라고 소개하며 훈남 동생이라고 밝혔다.
"두 캐릭터가 도입부에는 마주쳐도 어색한 사이가 보니 준석이와 촬영장에서도 30회쯤 됐을 때 친해졌어요. 그래서 좀 아쉬워요.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철주커플이에요. 지난 2월26일 방송분에서 산속에서 다친 주희가 철룡이에게 업히는 장면이 사실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풋풋하게 잘 나온 것 같아요. 마음이 두근거리기도 했어요."
천주희가 적극적으로 사랑을 차지한 인물이라면, 실제 김수연의 연애스타일은 어떨까. 그는 정반대의 타입이라고 밝혔다.
"연기를 하면서 제가 철룡이에게 주는 눈빛이 많다 보니 '내가 적극적인 캐릭터구나'라는 촉이 왔어요. 극중에서 손도 먼저 잡고, 업히기도 하고 적극적이었네요. 그런데 실제로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표현을 잘 못해요. 그래서 천주희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한 수 배운 것 같아요."
◆ 연기와 학업 두 마리 토끼도 잡다
김주연에게 '힘내요 미스터김'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첫 정극 출연인 것 외에도, 학업과 연기를 병행해야만 했다. 그는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작품출연을 하면서 공부에 임한 결과 빛나는 졸업장을 얻었다. 제작진의 배려로 야외 촬영 중 졸업식 장에도 잠시 갔다 올 수 있었다.
"2년 동안 휴학을 했었는데 4학년 2학기 때 완료되는 시점이었어요. 그래서 졸업 가능한 학점을 수강 신청한 뒤 촬영을 병행했어요. 정신 바짝 차리긴 했지만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등교할 때 울고 싶기도 했답니다. 하필 동기들도 졸업해서 쓸쓸했는데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손미라 역으로 출연한 임세미 선배님도 저와 비슷해서 함께 의지를 할 수 있었어요."
작품에는 신화 출신 김동완, 배우 왕지혜, 강성민, 최정윤 등 주로 젊은 배우들이 출연했다. 마스코트를 해낸 노정의(송아 역), 오재무(주성 역), 서지희(희래 역)까지 모두가 역할이 뚜렷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김주연은 그야말로 3명의 아이들의 의젓함과 때 묻지 않은 활발함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왕지혜 선배님과 한솥밥 먹는 식구이지만, 함께하는 장면이 많지 않다보니 아쉬웠어요. 김동완 선배님은 제가 학창시절 신화를 좋아했는데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그리고 선배님 팬 분들이 촬영장에 맛있는 것부터 선물을 보내주셨는데 제 이름도 있어서 감동이었답니다. 집에 가서 자랑도 했어요."
그렇다면 갈등을 빚었던 엄마 조재남 역의 진경과의 호흡도 좋았다. 자신처럼 평범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던 엄마, 주체적으로 살고 싶은 딸의 모습은 극적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으면서도 양쪽이 이해가 가게끔 한 결과물이었다. 모녀로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나이차이가 16년 차이다.
"진경(41) 선배님이 아직 40대 초반이라 젊으셔서 저와 어색하지 않을까 했지만 현장에서 되게 잘 챙겨주셨어요. 진경 선배님이 극중 모녀관계가 실제로도 외적으로 친구 같다고 하셔서 인연 그 자체였던 것 같았어요. 그런데 엄마한테 쉽게 철룡이와의 관계가 들켜서 아쉬웠어요. 소소한 데이트가 있으면 했는데 엄마는 딸이 철룡이와 엮이길 원치 않으시니 빨리 반대를 하셨어요."
김주연은 6개월 대장정 속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시청자들에게 인사의 말을 전했다. 앞으로 '미스터 김'의 천주희가 아닌, 팔색조 매력을 뽐낼 수 있는 배우가 될 테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작품에서 가족들이 다함께 옹기종기 모여 밥 먹는 장면이 갑자기 생각나요. 그때 긴장되면서도 밥도 맛있었고,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제 작품은 끝나지만 그동안 천주희를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시청자들도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 자신을 얻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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