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으로 시작해 사랑에 끝난 '장옥정', 그 마지막은 김태희와 유아인을 모두 살린 결말이었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극본 최정미 연출 부성철, 이하 '장옥정') 마지막 회는 주인공 장옥정(김태희 분)이 이순(유아인 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약으로 최후를 맞았다.
이날 방송된 '장옥정' 속 옥정의 최후는 기존의 사극들에서 강하게 인상을 남긴 장희빈의 사약 장면과는 상당히 달랐다. 옥정은 이순의 책략으로 도망칠 수도 있었지만, 그가 곤란해질 것을 알고 제 발로 궁에 돌아와 약을 마셨다. 끝까지 사랑을 지킨 옥정의 모습이었다.
이순 또한 옥정을 믿고 마지막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최숙원(한승연 분)의 음모로 옥정이 차린 신당에서 중전의 물품이 발견됐지만, 이순은 "세자 윤을 걸고 그러지 않았다"는 옥정을 믿었다. 또 옥정에 사약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항이 되자 양위까지 염두에 두고 그녀를 피신시켰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장희빈의 최후를 색다르게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드라마의 원작인 된 동명 소설과도 사뭇 다른 결말이었다.
소설에선 이순이 중전을 음해했다는 이유로 옥정에 사약을 내리고, 억울하다며 사약을 마시지 않던 옥정은 "나를 위해 죽어다오"라는 이순의 말에 묵묵히 사약을 받았다. 또한 소설 속 이순은 옥정이 떠난 슬픔을 이기지 못해 다른 후궁의 침소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옥정'에서는 피신시킨 옥정이 제 발로 궁에 왔다는 소식에 이순이 바로 그녀를 찾았다. 이순은 사약을 마신 옥정을 안고 마지막을 지켰다. 이후 이순은 밤중에 두 사람의 추억이 담긴 곳을 찾아 홀로 오열해 안타까움 자아냈다.
이처럼 '장옥정'의 결말은 이순과 옥정을 모두 살린 내용으로 마무리 됐다. 드라마는 제목 그대로 한 남자를 향한 사랑으로 살다간 옥정의 삶에 집중, 옥정이 사랑을 위해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려냈다.
'장옥정'은 초반 주인공인 옥정 보다 이순이 더 도드라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반부에 이르러 궁중 여인네들의 암투에 이야기가 집중되면서는 반대로 이순의 비중이나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이 있기도 했다. 이에 배우들과 제작진은 역할과 전개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결말에서 이순은 끝없는 음모와 사건 속에서도 사랑하는 여인의 손을 놓지 않으려 애썼다. 드라마 초반 일각에서는 이순을 두고 '강한 왕권을 수립했던 숙종을 사랑에 휘둘리는 왕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장옥정' 속 이순은 정치를 위해 사랑을 적절히 이용하기도 하고, 때론 사랑을 위해 상황을 역이용 할 줄 아는 왕으로 그려졌다.
이렇게 드라마는 옥정과 이순을 사랑을 끝까지 아름답고 슬프게 그려내며 김태희와 유아인을 모두 살리는 결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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