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후하면서도 마초 매력이 느껴진 배우 차엽(30)을 만났다. 최근 SBS 주말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을 마친 차엽은 짧은 콧수염과 턱수염이 전하는 묵직한 매력이 인상적이었다.
2005년 처음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차엽은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이전에도 SBS '오 마이 레이디', KBS 2TV '드라마시티-유쾌한 유필만', SBS '물병자리' 외에도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 '의형제', '설인' 등 스크린에서도 모습을 비추며 나름대로 많은 필모그래피를 써나갔다. 듬직한 마초 감성을 가졌고, 자신이 계획한 일은 모두 해내고야 마는 성격의 차엽을 만나며 향후 배우로서 많은 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 "첫 악역 위해 몸무게 36Kg 뺐다..드라마 후반부 임팩트에 집중"
차엽이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에서 맡은 조유상은 한때 인기를 끈 비운의 모델 겸 탤런트였다. 또한 화려한 외모 속에 숨겨진 서늘하면서도 차가운 성격을 지닌 악인이었다. 칸의 여왕으로 불리며 현대판 신데렐라였던 동료 배우 한미리(이엘 분)의 내연남으로 얽히며 극 후반부에서 결정적인 순간 악행을 저지르며 긴장감을 선사했다.
골수 이식이 필요했던 아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미리의 상황을 철저히 악용하는 모습은 특유의 강렬함을 더했다.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게 조유상의 모습이 시청자가 보기에 처음에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역할이었음 좋겠다고 하셨어요. 왜냐하면 극 후반부에 전할 임팩트를 위해서였죠, 처음에는 엑스트라와 다르지 않은 존재감이라 조심스럽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조유상은 최대한 여유롭고 조용한 이미지의 악인으로 그리려 노력했어요. 이번이 제게 악역이 처음이었는데요. 공부 정말 많이 했어요."
차엽은 "남자답고 우직한 나만의 이미지가 이번 조유상을 연기하면서 어느 정도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감정적인 부분을 전달하거나 악한 연기를 할 때 내 움직임 등은 좀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고 겸손해했다.
차엽은 이번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무려 36Kg 정도 체중 감량을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역할 오디션을 보고 나서 감독님이 살 뺄 수 있냐고 물으셔서 10Kg 정도는 뺄 수 있다고 했고 그 다음주에 8Kg 정도를 감량했어요. 이후 촬영 처음 들어갈 때까지 10Kg을 더 뺐어요. 그런데도 제가 체격이 좀 있는 편이었고 정체기도 좀 빨리 와서 걱정도 됐어요. 제가 전 작품 출연했을 때 몸무게가 120Kg이었는데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찍으면서 84Kg까지는 된 거 같아요. 다행히 요요현상은 없었어요."(웃음)
이 말로 차엽의 성격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차엽은 남자 중의 남자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무조건 실행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주변에 형들이 많고 동생들은 별로 없는 편이에요. 동생들 중에 약속을 잘 안 지키고 그러면 마찰이 많이 생기고 그랬거든요. 여자친구도 지금까지 연상만 만났어요. 여자친구도 제 상황이나 모든 것들을 잘 이해해주는 스타일이 좋아요."(웃음)
◆ "섹시한 배우가 되고 싶다"
차엽의 전 작품은 영화 '18-우리들의 성장 느와르'였다. 이 작품에서 차엽은 리더십 강하고 듬직한 고등학생을 연기했다. 차엽은 이 작품에 출연하며 "덩치가 큰 이미지이지만 속내는 또 다른 반전의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살을 찌우게 됐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수영 선수로 활동했던 차엽은 어깨 부상으로 선수의 꿈을 접고 춤과 랩에 관심이 있어 오디션에 도전했다. 하지만 차엽을 마주한 당시 회사는 가수가 아닌 배우를 권하며 "배우를 하면 춤과 랩을 함께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19세였던 차엽은 가수들의 연기 병행이 쉽지 않았던 분위기 속에 결국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차엽은 "물론 이에 대해 후회는 없다. 이제는 오히려 연기를 하고 나면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를 볼 수 있어서 좋고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말했다.
"처음에 연기에 관심은 많지 않은 편이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다시 회의감도 들기도 했어요. 그 와중에 영화 '18-우리들의 성장 느와르'에 합류하게 됐고 이 작품이 제겐 터닝 포인트가 됐던 것 같아요."
배우 활동을 중단하고 일반 회사도 다니고, 여성들만 즐비한 필라테스 학원 경리사무도 보고, 설거지 아르바이트에 막노동도 마다하지 않았던 차엽이었다. 하지만, 터닝 포인트를 찍은 이후 차엽은 이제 배우에 더 깊은 뜻을 갖게 됐다.
"그 작품에 캐스팅 됐을 때 단역이었는데 점차 각색되면서 주연이 됐거든요. 여러모로 정말 의미 있는 작품이었죠."
자신의 매력에 대한 질문에 답한 차엽은 "섹시한 매력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포부도 밝혔다.
"개인적으로 섹시하다는 수식어가 배우가 전하는 매력 중 최고의 뜻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연기를 통해 알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섹시함을 전달하고 싶은 게 제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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