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령' 박기웅, 선역도 악역도 '자연스레' 성장하는 배우[★FULL인터뷰]

발행:
한해선 기자
배우 박기웅 /사진=젤리피쉬
배우 박기웅 /사진=젤리피쉬


'흑화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배우 박기웅(34)이 이번엔 성군으로 변신했다.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이하 '구해령')에서 박기웅은 조선시대 여권 신장에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의 신념을 올곧게 내세우는 어진 왕세자 이진으로 분했다. '각시탈' 기무라 슌지, '리턴' 강인호의 강한 잔상을 넘어서기 위해 이번엔 근엄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발성에 변화를 줬다. 이로써 박기웅은 왕세자 역으로도 손색없는 15년차 배우의 경력을 자랑했다.


'구해령'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사(女史) 구해령과 반전 모태솔로 왕자 이림의 '필' 충만 로맨스 실록. 박기웅은 극중 조선왕조에서 현왕 대신 대리청정을 한 왕세자 이진 역을 맡았다. 이진은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투지 넘치는 세자이자 내면에 슬픔을 가진 인물. 장인 익평을 비롯한 신하들과 버거운 힘겨루기를 하면서도 동생인 도원대군 이림(차은우 분)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다정한 면모를 보여줬다.


배우 박기웅 /사진=젤리피쉬


-'구해령'이 40부작으로 최근 종영했다.


▶항상 캐릭터가 편해질 때쯤 작품이 끝나더라. 사극으로는 예전에 단막 사극 '상놈 탈출기'를 하고 오랜만이다. '추노' 다음으로는 약 10년 만의 사극이다.


-'구해령'은 시대와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사상으로 신선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소규모 그룹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니 좋더라. 나는 내가 주인공이 아니어도 주변 이야기가 돋보이는 게 좋다. '리턴' 때도 그런 구조가 좋았다. 예전 드라마에선 구조적 한계를 많이 느꼈는데, 앞으로도 내가 돋보이지 않아도 다양한 구조가 좋다.


-이진은 여사 제도를 옹호하면서 여권 신장에 목소리를 높인 인물이었다.


▶사극에서 그런 시도를 한 게 신선했다. 우리끼리도 현장에서 '옛날이라면 말도 안 됐을 걸'이라고 했던 장면이 많았다. 퓨전사극임과 동시에 여사들의 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잘 녹여내야 했다.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를 했고 내 얘기에서 당위성이 있어야 했다. 우기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생각을 많이 하고 연기를 했다.


-본인이 아니더라도 주변 인물들이 돋보이는 드라마를 선호하나.


▶'각시탈'이 끝나고 주원이 했던 드라마 '굿 닥터'에 우정출연을 한 적이 있다. '굿 닥터'를 모니터링하면서 주인공이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게 좋더라. 대중예술은 보는 사람의 몫이지 않나. 시청자 입장에서 다양한 장르와 구조가 좋아보인다.


배우 박기웅 /사진=젤리피쉬


-이진 캐릭터를 위해 변화를 준 부분이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 6~7kg 정도 체중을 찌웠다. '리턴' 때와 비교하면 찐 게 보이실 거다. 캐릭터를 위해 용포도 입으면서 살을 찌우고 변화를 줬다.


-사극의 매력을 꼽자면?


▶사극은 당기는 매운 맛 같은 작품이다. 하긴 어려워도 나중에 또 해보고 싶은 작품이다. 지금 만족도가 높아서 사극을 또 해보고 싶다.


-주연 신세경은 현장에서 어떤 배우였을까.


▶너무 좋은 배우였다. 노련한 배우였고 다시 함께 연기해보고 싶다. 대사를 주고 받은 신이 많지 않았는데 호흡을 잘 쓰는 배우라고 느꼈다. 작품이 끝나고도 내가 '아쉽다. 기회가 되면 같이 또 연기하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간의 드라마에선 날 서거나 신념 강한 역을 많이 했다. 실제 박기웅은 어떤 사람일까.


▶나는 실제로 자유롭고 헐랭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각잡는 역할을 많이 맡고 있더라. 내가 비교적 어릴 때 연기를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현장에서 '오빠' '형'이라 부르더라. 이젠 현장에서 스태프들이나 배우들 대부분이 나보다 어리다. 이번 작품에서 유독 그랬던 것 같다. 대우해 주시는 건 감사한데 막 대해주셔도 된다.(웃음)


배우 박기웅 /사진=젤리피쉬


-2005년 영화 '괴담'으로 데뷔해 어느덧 15년차 배우다.


▶어느 순간부터 디렉션을 마구 받진 못한다. 잔소리 싫은소리 해주시는 게 더 편한데, 나를 배우로 인정해주시는 게 감사함과 동시에 책임감도 들더라.


-'구해령'이 주 52시간 근무 시간을 잘 지킨 드라마로도 알려졌는데.


▶'구해령'은 촬영 시간이 잘 지켜져서 정말 좋았다. 지금은 과거의 인프라가 개선돼가는 과정이고 현재가 맞다 생각한다. 환경이 좋아져서 기뻤고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이번 작품부터 일하기 좋아진 게 확 느껴졌다.


-작품 외적으로 박기웅의 평소 모습은?


▶농구팀 활동을 한다. (차)은우도 농구를 좋아해서 우리팀에 와서 농구를 한 적이 있다. 강아지들과 시간을 보내며 넷플릭스를 많이 본다. 게임도 좋아하고 거의 집돌이다. 내가 나온 작품도 모니터링을 꼼꼼히 한다.


배우 박기웅 /사진=젤리피쉬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극, 사극, 현대극을 했다. 박기웅이 작품을 선택할 때 기준은?


▶극이 재미있어야 한다. 그 안에서 내가 구성원이었으면 좋겠다. '구해령'에서 주 근무시간 52시간을 잘 지켜주셔서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 빨리 시청자들을 찾아 뵙고 싶다.(웃음)


-아직까지 '맷돌춤'이 연관 검색어로 있다. 2006년 한 휴대폰 CF에서 보여준 '맷돌춤'이 박기웅의 상징이 됐는데.


▶그게 여전히 매칭이 되고 흥미롭다는 거니까 계속 언급 돼도 상관 없다. 평생 따라 다녀도 나쁘지 않다. 사실 예전엔 그렇게 계속 따라 붙는 게 싫었는데 지금은 예능에서라도 시키면 또 보여줄 수 있다.(웃음)


-30대 중반이다. 결혼도 슬슬 생각하는가?


▶지금은 별 생각이 없는데 모토가 '뭐든 자연스럽게'이다. 그에 맞게 살려고 한다. 한편 배역도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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