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씬넘버#'가 20대, 30대, 40대 여성들의 '성 담론'을 진솔하게 그린다.
1일 오전 웨이브(wavve) 오리지널 MBC 드라마 '러브씬넘버#'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김형민PD, 배우 김보라, 심은우, 류화영, 김영아가 참석했다.
'러브씬넘버#'는 여성들의 깊은 속내를 털어놓기 힘든 시대, 20대부터 40대까지 각 세대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에피소드를 리얼하게 담아낸 멜로 드라마. 인생의 변곡점이라 불리는 23세, 29세, 35세, 42세 여 주인공들에게 찾아온 인생 터닝포인트 속에서 연애, 사랑, 가치관에 혼란을 겪는 복합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옴니버스형 드라마다.
김형민PD는 '러브씬넘버#'의 관전포인트로 "첫 번째는 연애, 두 번째는 가족, 세 번째는 치정, 네 번째는 서정극이다"라며 "에피소드가 어떻게 다르고 주인공들이 어떻게 다른지 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네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전지성이란 인물을 통해 모든 나이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러브씬넘버#'으로 입봉하는 김PD는 한 연출가가 옴니버스 드라마를 연출해 눈길을 끈다. 그는 연출하며 신경쓴 점으로 "네 가지의 에피소드가 모두 다른 장르다. 네 에피소드를 같은 작가와 같은 감독이 하면 어떻게 나올까 실험했다. 촬영 감독, 작가와 고민을 많이 했고 실제로 다른 장면들이 나왔다"며 "누군가에게 사랑 받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PD는 극 중 네 나이의 "29세는 혼란, 29세는 불안, 35세는 위기, 42세는 허무와 공허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어른인데 아이인 줄 아는 인물이 두아이고, 어른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 하람이다. 위기감이 있는 인물이 반야, 건강에 적신호가 오면서 내 인생이 이게 맞나 생각하는 인물이 청경"이라고 전했다.
김PD는 박진희가 연기한 42세 가구 디자이너 정청경의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부부가 같은 공방을 운영하면서 10년 동안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남편의 외도와 아버지의 죽음을 겪는다. 두 부부의 뗄 수 없는 끈끈함이 아버지의 결핍으로부터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네 배우의 캐스팅 이유를 묻자 그는 "김보라는 중심을 잃지 않는 인물로 캐스팅했다. 심은우는 '런닝맨'을 보고 독특함을 느꼈다. '부부의 세계'에서는 답답하고 음울하게 느껴졌는데, 실제로는 솔직하고 통통 튀었다"며 "류화영은 관능미와 귀여움을 생각했다. 김영하는 '미스마' 메이킹 영상을 보고 프로페셔널한 배우라고 믿음이 생겼다. 박진희는 환경운동도 하면서 완벽하게 사는 것 같은 이 사람의 다른 면은 어떨까 궁금했다. 역할과도 비슷해 보였다"고 밝혔다.
김보라는 극 중 23세 S대 심리학과 학생 남두아 역을 맡았다. 남두아는 연애, 성생활, 사랑을 별개라 여기고 하나씩 가진 세 남자를 동시에 만나는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연애)를 지향한다. 심은우가 분한 29세 이하람은 초등교사로 무난한 삶을 살다가 메리지 블루로 남자친구 박정석(한준우 분)과의 결혼식 당일 도망치고 일탈하는 인물이다.
류화영이 연기한 35세 윤반야는 소리 소문 없이 잊힌 재능파 영화 감독. 윤반야는 성공을 위해 업계 거물급 인사가 된 선배 현성문(김승수 분)과 거짓된 사랑을 택하지만 점점 진실된 사랑으로 바뀌는 것을 느낀다. 김영아는 베스트셀러 에세이 작가이자 성문의 아내 전지성으로 분했다. 두아와는 작가와 인터뷰이로, 하람과는 별장에서 잠자리를 목격당하며, 반야와는 작가 모임에서, 청경(박진희 분)과는 고향에서 함께 자라며 알게 됐다. 네 여자의 사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
각 배우의 '러브씬넘버#' 출연 이유를 묻자 김보라는 "그간 해보지 않은 장르와 역할이었다. '러브씬넘버#'는 우리나라에서 해본 적 없는 드라마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러브씬넘버#'의 관전 포인트로 그는 "두아가 세 명의 남자를 만나는데, 들키고 난 이후에 보이는 심리도 봐 달라"고 말했다. 심은우는 "작년에 '러브씬넘버#'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실제로 스물 아홉이었다"라며 "스물 아홉 내 친구들이 하는 고민을 두루 경험하고 싶었다"고 작품 출연 이유를 밝혔다.
류화영은 "반야와 내가 교집합되는 부분이 있었다. 서른 다섯의 인생을 미리 경험해보고 싶었다"며 "연기하면서 서른의 인생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김영아는 "전지성이 네 개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게 재미있었다. 어떤 인물이기에 이 여자가 각기 다른 에피소드에 있어야 했을까 궁금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두아가 폴리아모리에 빠진 이유를 묻자 김보라는 "가족에게서 불안정을 느꼈다. 한 사람에게서는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없겠구나 싶어서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기에 공들였던 부분을 묻자 류화영은 "30대의 섬세한 감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멋진 감정 연기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심은우는 이하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완벽하고 싶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편"이라며 자신이 꿈꾸는 일탈로 "모두와 연락을 끊고 핀란드에 가서 살아보고 싶은 일탈을 꿈꾼다"고 말했다.
'러브씬넘버#'은 다섯 여자를 주인공으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다뤘다. 드라마의 주제에 맞춰 자신의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무엇인지 묻자 김보라는 "출연 배우들과 대화를 나누며 터닝포인트가 됐다. 무심히 던진 말을 나눴는데 '남의 말에 신경쓰지 말라. 상처받지 말라'는 말을 듣고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심은우는 "'부부의 세계'를 하며 직업으로서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하람이처럼 '잘 하고 있는 걸까' 불안한 시간이 있었는데 내 직업에 확신이 생긴 것 같다"고 터놓았다.
류화영은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크게 바뀌는 것 같다"고, 김영아는 "결혼이 나에게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다. 배우를 하면서 결혼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배우로 활동한 지 20년째에 막막했다. 배우인 남편과 결혼해서 같이 손을 잡고 걸어갈 사람이 생겨서 터널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3년 만에 작품 출연을 한 류화영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배우에겐 운명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을 사랑했고 반가웠고 좋았다. 3년 동안 내가 지낸 게 양분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쌍둥이 언니 류효영의 연기에 대해 그는 "최근 '밥이 되어라' 속 언니의 연기를 봤는데, 쌍둥이여도 연기가 달랐다. 나라면 또 다르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고,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구나 느꼈다"고 했다.
배우들의 실제 연애스타일은 어떻게 될까. 김보라는 "친구 같은 편안함 속에서 설렘을 느끼고 싶어하는 건 두아와 비슷하다. 정서적 결핍을 폴리아모리로 채우려는 건 다르다"고, 심은우는 "실제로 하람이처럼 나무같고 한결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 반면 답답한 부분이 있으면 참지 않고 그때그때 대화로 푸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류화영은 "반야는 너무 계산적인 사랑을 했고, 나는 아이같이 사랑한다. 좋아하는 남자 앞에선 애교도 많아진다. 한편으로 내가 남자를 지키고 싶어하는 모성애가 있더라. 나와 결혼하는 남자는 많이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러브씬넘버#'는 1일 오전 10시 웨이브를 통해 전편 공개되며, MBC 채널에서도 2월 1일과 8일 밤 10시 50분 김보라가 출연한 23세 편과 박진희가 출연한 42세 편이 방영된다. 심은우가 출연한 29세 편과 류화영이 출연한 35세 편은 웨이브 독점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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