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의 '99즈' 의사 5인방(정경호, 조정석, 유연석, 전미도, 김대명)이 커플을 완성하며 시청자에 달달함을 선물했지만 부족한 현실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16일 오후 방송된 tvN 목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이하 '슬의생2') 마지막 회에서는 '99즈' 의사 5인방들이 모두 러브라인을 완성해 해피엔딩을 맺었다.
이날 이익준을 제외한 '99즈'들은 함께 밥을 먹으며 주말 계획에 대해 얘기했다. 추민하(안은진 분)와 연애를 시작한 양석형(김대명 분)이 "나도 주말에 약속있어"라고 하자 김준완(정경호 분)은 "주말에 엄마를 왜 만나"라며 면박을 줬다.
김준완은 채송화(전미도 분)에게 "너랑 익준이는 주말에 약속 없지?"라고 물었고, 채송화는 눈치를 보다 "우리도 데이트"라며 "나 익준이랑 주말에 만나서 같이 밥먹고 산책하고 놀기로 했어"라고 답했다.
김준완이 "언제는 그렇게 안 놀았냐"라며 "익준이 입원했을 때 (이)익순(곽선영 분)이 왔잖아. 그때 익순이가 그러더라. 둘이 언제부터 사귀냐고. 그 말 듣고 보는데 나도 잠깐 의심스러운거야"라고 웃자, 채송화는 "우리 진짜 사귀어"라며 억울해했다.
이후 양석형은 채송화에게 추민하와 연애 중임을 밝혔고, 채송화는 "양석형 얼마만의 연애야. 잘해"라고 응원했다. 양석형도 "안 그래도 오늘 밤에 어머니께 말하려고. 그리고 혹시 몰라서 보험 들어놓은 거 있는데 그거까지 말 하려고"라고 답했다.
안정원(유연석 분)은 장겨울(신현빈 분)과 깊은 관계로 발전해갔다. 장겨울은 안정원과 데이트 중 "그 전에 교수님 시간 하루만 내주세요. 엄마가 교수님하고 식사 한 번 하고 싶대요. 딸이 사랑하는 사람 있다고 말씀 드리니까 당장 밥 먹자고 하세요"라고 했다. 장겨울과 결혼을 생각하던 안정원은 환하게 웃었다.
김준완은 이익순을 찾아갔다. 이익순이 "설마 나 보러 온 건 아니지?"라고 눈물을 글썽이자 김준완은 "아니야. 간짜장 먹으러왔어"라고 농담하며 이익순을 안아줬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재회했다.
그렇게 율제병원 의사 5인방은 모두 짝을 찾아 행복하게 연애하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했다.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들의 직업 정신, 의사로 인해 긍정적으로 바뀌는 환자들, 미성숙한 인턴 의사가 전공의로 성장해가는 과정 등 '슬의생2'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구성됐다. 힘겨운 현실 속 밝은 이야기로 시청자들에 힐링을 선물한 것.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가 너무 아름답기만했다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우리 현실 속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 며느리에게 장기 이식을 강요하는 시부모, 자식을 위해 치료를 거부하는 부모 등 현실에서 볼 법한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이들은 일부에 불과했다.
심지어 이 에피소드의 중점 역시 의사 5인방이 얼마나 친절하게 환자를 대하느냐에 집중돼 정작 에피소드에서 알려야 할 사회 문제점은 짚지 못했다. 각 에피소드의 특징보다는 의사 5인방에 초점에 맞춰진 연출은 비슷비슷하게 구성돼 보는 이들을 지루하게 하기도 했다.
의사 5인방의 사랑 이야기, 그것도 성공한 사랑 이야기가 주 흐름이었던 것도 '슬의생2'의 색깔을 흐리게 만들었다. '슬의생' 시리즈는 주 이야기는 로맨스가 아니다. 병원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다. 그러나 의사 5인방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대부분 러브라인이었다. 심지어 의사 5인방 모두가 짠 듯이 커플이 되기도 했다.
의사들의 부모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안정원이 정로사(김해숙 분)의 병을 몰라 죄책감을 느끼는 것 외에는 장면으로 등장하지 않고 대사로 처리될 뿐이었다.
병원을 배경으로 공감을 자아내며 따뜻한 힐링과 두근거리는 로맨스를 선물한 '슬의생2'. 로맨스 외 다른 장르에 비중을 높이고, 의사들이 아닌 환자를 중심으로 연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도경 기자 st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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