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수목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극본 한지완, 연출 이언희)에서 베일에 가려 있던 연쇄살인범의 정체는 금성 부동산 사장 서천규였다. 서천규는 언뜻 평범해 보이는 얼굴이지만, 종국에 섬뜩한 실체를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소름을 유발했다. 서천규를 연기한 배우는 류연석(28)이었다. 그는 2020년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으로 데뷔한 신예다.
최근 '살인자의 쇼핑목록' 촬영을 마치고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서사와 롤이 있는 역할은 처음이라 처음엔 부담감을 많이 가졌다"며 "그만큼 애정도 많이 가졌던 작품이다. 작품이 끝나니까 개운하면서도 시원섭섭하다. 너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 기억에 더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서천규는 극 중 주인공 안대성(이광수 분)이 의심하기 전까지 악마의 본성을 숨긴 채 선하고 다정다감한 이웃처럼 행동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연쇄살인범 연기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는 류연석은 "캐릭터를 연구하다 보니 연쇄살인범이 우리 이웃이거나 내가 아는 사람이었을 때 오는 충격 때문에 더 무섭고 공포스럽더라"고 말했다.
"딱히 뭘 표현한다기보다는 '연쇄살인범은 이럴 거야'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우리 이웃, 보통 사람으로 더 보이게끔 연기를 했어요. 그래서 그게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게끔 했죠. 감독님도 '연쇄살인범이 무슨 이유가 있고 사연이 있어서 그런 행위를 저지르는 게 아닐 거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특별하다 생각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연기를 했어요. 더 편하게 접근했던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을 다뤄온 SBS '그것이 알고 싶다'도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연쇄살인범에 대해 다룬 부분들을 많이 참고했다"며 "거기에서도 섬뜩하게 느껴진 것은 범인이 평범해 보이는 우리 이웃 중 한 명이었더라"고 전했다.
류연석은 극 중 서천규의 딸 서율 역을 맡은 아역 배우 안세빈과 부녀 호흡을 맞췄다. 서천규는 서율을 가스라이팅을 하고 학대하는 가정폭력범으로도 그려졌다. 안세빈이 아직 만 9세 미성년자인 만큼, 실제가 아닌 연기라고 해도 조심스러웠을 터. 하지만 류연석은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도 됐는데, 막상 연기를 해보니 오히려 나 자신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그 상황에 몰입을 잘하고 연기를 잘 하더라"고 칭찬하며 "아이 부모님과 감독님, 제작진 분들이 사전에 잘 협의해서 최대한 케어를 하면서 찍었다"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촬영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촬영 현장에서 어색함을 풀어준 것도 안세빈이었다. 류연석은 "악역이다 보니까 처음엔 동떨어진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처음에 다가와 준 게 세빈이었다"며 "오히려 저보다 선배님인 것처럼 잘 챙겨주고 다가와 줘서 덕분에 잘 촬영을 했다. 연기 호흡도 잘 맞았다"고 전했다.
-인터뷰②에 이어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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