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군의 셰프'에서 맹숙수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홍진기가 수염을 떼고 본래의 얼굴을 되찾았다. 밝고 해맑은 그는 까칠하고 시크한 맹숙수와의 정반대의 매력을 뽐내며 '폭군의 셰프' 비하인드를 전했다.
최근 홍진기는 서울 종로구 스타뉴스에서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극본 fGRD, 연출 장태유) 종영과 추석을 맞아 한복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폭군의 셰프'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가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의 소유자인 왕을 만나며 벌어지는 서바이벌 판타지 로맨틱코미디다. 극 중 홍진기는 궁궐 수라간의 2인자로 차기 대령숙수를 꿈꾸는 야심가 맹숙수 역을 연기했다.
먼저 홍진기는 추석 인사를 전했다. 그는 "추석에 다들 모이셔서 '폭군의 셰프'를 보시면 참 좋으시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전에 끝나버렸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래도 추석에 TV도 보시고, 가족들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셨으면 좋겠다"며 "또 어르신들 잔소리는 삼가시고, 화목한 명절 보내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홍진기는 이번 추석에는 일정으로 바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가족, 친척들과 모이려고 했는데 다음 작품 촬영이 있다"고 밝혔다.
한복을 차려입고 등장한 홍진기는 앳된 얼굴로 눈길을 끌었다. 어두운 메이크업, 짙은 수염 분장을 지운 그는 작품 속 맹숙수의 얼굴과 정반대의 매력을 뽐냈다.
이와 관련해 홍진기는 "(작품을 위해) 외모를 버렸다. 잘생겼으면 팬이 더 생겼을 텐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연지영(임윤아 분)이 현대로 넘어온 사람이니 그 빼고 모두 옛날 사람처럼 세팅돼 있으면 좋겠다는 디렉팅이 있었다. 그래서 수염을 붙이고, 주근깨도 그렸다. 피부 톤도 어둡게 했다"며 "연기하면서 가면 뒤에 숨을 것처럼 맹숙수를 잘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홍진기는 "저도 맹숙수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감사했다"며 "'나라는 배우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싶더라. 그런 모습을 보시는 분들도 알아봐 주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요즘엔 작품 기회가 없다 보니까 검증이 된 사람을 선호하는 거 같다. 그래도 이번의 기회로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단 검증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더 나아갈 기회를 얻은 거 같다"고 말했다.
홍진기는 맹숙수 캐릭터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그는 맹숙수 캐릭터에 대해 "거의 완성형 캐릭터지 않냐. 수라간 내에서도 1~2위를 다툰다. 성장하기보단 이미 이뤄놓은 게 많은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맹숙수를 연기하기 위해 홍진기는 실제 중식당에서 알바를 하기도 했다. 그는 "알바를 한 이유도 허접해 보이고 싶지 않았다. 맹숙수를 연기할 때 전문적인 모습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설득이 되지 않을 거 같았다"며 "손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어떤 칼을 써야 할지, 또 칼을 썰고 닦는 모습 등 여러 디테일한 모습들이 받쳐줘야 맹숙수로서 설득이 있을 거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 속도도 느렸다. 재료도 빨리 주지 못했다. 그래서 잡일을 더 많이 했다. 설거지, 서빙도 했다. 여유가 생기면 칼질 연습도 했는데 나날이 가면 갈수록 늘더라"고 전했다.
홍진기는 칼을 많이 다루는 장면을 직접 촬영하며 상처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 현장에서 손도 많이 벴다. 칼로 썰면서 초조, 질투, 사념에 갇힌 감정 등을 표현해야 해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역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파를 잘게 손질하는 장면에서도 대역을 쓰지 않았다고 밝힌 그는 "직접 다 하려고 욕심을 냈다. 중식당에서 배워온 것도 써먹고 싶었다. 대파 썰기를 경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화면을 포커스하는 팀 스태프가 포커스 전용 화면으로 보고선 '배우님이 직접 하는 거냐'고 깜짝 놀라며 물어보더라. 좀 뿌듯했다"고 털어놨다.
홍진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렇기에 그에겐 출연자 교체 이슈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당초 왕 이헌 역으로 박성훈이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성훈은 지난해 12월, 자신이 출연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 의상을 입은 채 성관계를 하고 있는 일본 AV 배우들의 단체 포스터를 올린 것이 논란이 돼 작품에서 하차했다. 이후 이채민이 투입됐다.
이와 관련해 홍진기는 "늘 하는 생각이지만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 잘하실 거니까 내가 그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면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거 같다. 오히려 내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홍진기는 뒤늦게 투입된 이채민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이) 채민이가 너무너무 잘하더라. 현장에서 스윗하고, 연기도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은 저런 친구들이 하는구나' 또 한 번 느꼈다. 나도 그만큼 따라가려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홍진기에게 '폭군의 셰프'는 커다란 산과도 같았다. 하지만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그는 산 정상까지 오르는 결실을 보았다.
그는 "사실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어울려도 캐스팅되기가 힘든데 나랑 전혀 다른 이미지라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표현하는 입장에선 슬프다고 연기를 하지만, 사람들이 슬프다고 봐야 슬픈 게 되지 않냐. 내가 아무리 카리스마 있게 한다고 해도 치와와처럼만 보이면 맹숙수로서의 기능을 완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면 긴장감이 떨어지고 연지영(임윤아 분)이 수라간을 제패하는 맛이 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많이 연습하고, 어떻게 대사해야 더 맹숙수 같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보는데 내가 인상을 쓰고, 아니꼽게 여기는 모습들이 나왔더라. 나는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내가 저렇게 연기했구나 싶다. 많이 집중하며 연기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홍진기는 "예전부터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면 늘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 말 안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포함돼 있다. 배우로서 사랑받는 것도 좋지만 나와 일하는 감독님, 현장 스태프, 매니저부터가 '저 사람과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인지도와 명성도 따라올 거 같다. 그렇게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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