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로 여성을 위한 연애 지침서? 남녀 모두를 위한 연애 지침서 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는 새 코너 '남자가 필요없는 이유'가 시청자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남자가 필요없는 이유'는 남자친구를 만들고 싶은 여동생, 남자와 연애에 속앓이를 한 언니의 과거 연애담을 개그로 승화했다. 바람둥이 남자친구와 집착하는 남자친구와 연애담에 여동생은 경악한다.
누구나 한 번 쯤은 경험해 봤을 법한 이야기가 개그로 만들어져 시청자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 코너는 KBS 26기 개그맨 정승환(31) 서태훈(26) 박소라(24) 홍나영(23) 등 3년차 신인 개그맨들이 만들어 더욱 화제를 모았다.
'남자가 필요없는 이유'는 속전속결로 만들어졌다. "탄생 비화도 쇼핑 중에 일어났다."며 정승환이 말했다.
"아이디어를 짜고 제작진이 'OK' 사인을 하기까지 불과 일주일 밖에 걸리지 않았죠. 이 코너는 나영, 소라와 함께 백화점에서 쇼핑하다가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나영이가 제게 선물을 사줬는데, 저 뿐만 아니라 26기 개그맨 동기들에게 다 줬더라고요. 나영이에게 '나만 준게 아니었어!'라고 티격태격 하다가 연인이라는 설정으로 만들게 됐어요."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과거 연인에 대한 아픈(?) 추억이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바로 웃음 포인트다.
"연애를 해 본 남녀라면 이 코너에 대해 공감할 수 있죠. 생각하는 것과 현실의 연애가 다른 점을 보여주는 것도 웃음 포인트 중 하나에요. 솔로 여성에게는 연애하는 남자에 대한 정보를 주면서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심이에요."
정승환, 서태훈, 홍나영, 박소라 등은 '남자가 필요없는 이유'가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이디어나 코너를 짜는데 있어서 아직까지 큰 고민은 없어요. 다만 이 코너에 신인들만 있다 보니까 선배의 빈자리를 느끼죠. 저희가 그 동안 선배님들과 함께 코너를 해온 탓에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이죠."
서태훈, 정승환, 홍나영은 '멘붕스쿨' 코너를 함께 했다. 이들 세 사람이 또 한 번 뭉치자 화제가 됐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난 네가 한 줄 몰랐어."
'멘붕스쿨'로 인지도를 확실히 높인 세 사람이지만, 이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멘붕스쿨'을 할 때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들이 많았어요. 지금은 그 때와 전혀 다르죠. 일상 연기하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여전히 '멘붕스쿨'의 반장, 정승환으로 알고 계시죠. 얼굴은 알렸지만 하나의 이미지가 남은 것은 아쉬워요."(정승환)
"저는 '꺼이꺼이'로 여전히 통해요. 앞서 '신사동 노랭이'를 잠깐 했는데, 그 때도 '꺼이꺼이'만 안 할 뿐 '멘붕스쿨' 때 하는 개그와 비슷했어요. 그래서 코너에서 빠지게 됐죠. 이미 만들어져 버린 이미지가 강해서 탈이죠."(서태훈)
"저도 '멘붕스쿨'의 이미지가 아직까지 남아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천천히 바꿔가야죠."(홍나영)
'남자가 필요없는 이유'는 앞으로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게 될까.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공감할 수 있는 개그 코너로 만들어 가야죠. 지금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남성 시청자들도 외면할 수는 없죠."
코너가 연애 경험담을 토대로 한 만큼 정승환, 서태훈, 박소라, 홍나영 등의 연애 경력도 궁금하다. 박소라만 남자친구와 연애 중이며, 나머지 세 사람은 솔로다. 특히 정승환과 홍나영은 코너를 통해 앞으로 어떤 연애를 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있다고.
"극 중 연애와 실제 연애는 다르겠죠. 코너를 하면서 연애란 무엇인가를 잘 배우고 있어요."
연애 개그를 하고 있는 네 사람에게 '개그콘서트'의 사내 커플 김기리와 신보라가 부럽지는 않은지 물었다. 서태훈과 홍나영은 "부러울 게 뭐 있냐"고 말했다.
"가끔 부럽기는 하지만 '개그콘서트' 안에서 연애는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사생활은 평범했으면 좋겠어요."(정승환)
"물론 부러울 때도 있죠. 하지만 이 안에서 연애를 하라고 하면 어려울 것 같아요. 다들 가족 같아요. 서로 놀리기 바쁘니까 연애는 생각도 안했어요."(박소라)
'남자가 필요없는 이유'를 이끄는 네 사람 중 박소라는 신보라와 많이 닮아 시청자들의 눈길을 더욱 끌었다.
"개그맨 선배들도 신보라 선배와 많이 닮았다고 하세요. 종종 제 뒷모습만 보고 오해를 하시죠. 저희는 성격도 노는 것도 잘 맞아요. 같이 코너도 만들 생각도 해보고 있어요."
정승환, 서태훈, 박소라, 홍나영은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26기 개그맨들 중 반응도 좋고 출연 빈도도 높은 편이다. 현재 '개그콘서트'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차세대 개그스타로 주목 받고 있다.
"차세대 개그스타. 사실 그런 말에 부담이 많죠. 단순히 '개그콘서트'에 출연만 많이 한다고 해서 차세대 개그스타라고 할 수 없어요. 많이 노력해야죠. 지금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저희가 신인이라 신선한 느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선배 개그맨들에게 많이 배워야 돼요."
'남자가 필요없는 이유'의 주역들은 앞으로 이 코너의 장수를 기원했다. 특히 현재 '개그콘서트' 내 장수 코너 중 하나인 '생활의 발견'처럼 장수했으면 한다고.
"'생활의 발견'과 느낌이 비슷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저희 코너도 그렇게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코너를 더욱 탄탄히 만들어야죠. 현재 코너 내 성격을 바꾸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정승환, 서태훈, 박소라, 홍나영은 자신들이 만든 코너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연애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솔로 여성들에게는 '이런 남자를 조심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남자들에게는 '이런 남자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전하는 게 저희들 마음이에요. 개그지만 시청자들에게 연애 지침서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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