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석 달 동안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스타킹'이 주말이 아닌 화요일 저녁 시간대로 다시 돌아왔다. 가장 크게 변한 것이 있다면 기존의 퍼포먼스에 스토리가 덧붙어져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그래도 여전히 국민이 주인공임에는 틀림이 없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서는 '강릉 본드걸'과 '구미대 15학번 미녀 삼총사'가 출연해 초대 스타킹을 놓고 경쟁을 펼쳤다.
'스타킹'은 SBS를 대표하는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만 하지 못했지만 지난 2007년 1월 13일 처음 방송된 이후 무려 8년 동안 SBS의 주말을 책임져왔다. 이날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스타킹'을 연출하는 심성민PD는 "유명한 브랜드 일수록 변신하기란 쉽지 않다"며 개편하는 과정이 매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새롭게 선보이는 '스타킹'도 기존과 크게 변한 것은 없다. 다만 지난 '스타킹'이 출연자들의 재주와 퍼포먼스 위주였다면 이번 '스타킹'은 사람냄새가 나고 감동과 꿈이 있는 이야기가 중심이다"라고 개편방향을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새롭게 선보인 '스타킹'에서는 스토리가 있었다. 특히 이날 눈길을 모은 참가자는 "구미대 15학번 미녀 삼총사'였다. 이 세 사람은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40대 어머니들이었다. 이들은 아들과 같이 학교를 다닌다거나 동기 남학생의 아버지와 어려서부터 절친한 친구이라는 등 웃지 못할 사연도 함께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미 40대 어머니들이 4년제 대학교에 입학해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또 이 세 사람은 대학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그리고 젊게 살기 위해 자식뻘 되는 동기들에게 언니 혹은 누나로 부르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게다가 4.5점 만점에 4.42점을 기록하며 과에서 1등을 하는 것도 이들이었고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도 이 어머니들이었다.
개편 후 스토리만 추가된 것이 아니었다. 기존의 '스타킹'이 선보인 참가자들의 퍼포먼스도 그대로 계승을 이어갔다.
앞서 출연한 '강릉 본드걸' 최하윤 양은 초등학교 3학년의 어린 아이였다. 그러나 그는 이미 강릉 일대에서 유명한 폴 아트 신동이었다. 그는 어른들도 하기 힘든 고난이도 동작을 연달아 선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폴 아트 세계챔피언 정경민 선수는 "프로 포함해 국내 10위권 안에 드는 실력"이라고 증언했다.
'미녀 삼총사' 또한 알고보니 국내 최초의 '주부 차력단'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이날 방송에서 정강이로 야구방망이를 박살내고 철근을 목으로 꺾는 등 남자가 하기도 힘든 차력을 선보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게다가 맏언니라고 소개한 한예섬(49) 씨는 "5년 전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았는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건강하다. 내 삶은 도전의 연속"이라고 말해 깊은 울림을 자아냈다.
남들보다 뛰어난 재주를 가진 참가자들이 선보이는 무대는 이미 지난 8년간 봐 왔었다. 전통과 프로그램의 포맷을 계승한다고 똑같이 무대만 선보였으면 재미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스토리를 녹여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게다가 주말에 방송되었던 기존 '스타킹'과는 달리 한 회 방송분에 단 두 팀만 소개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흐름은 박진감이 넘쳤다. 강호동과 이특의 호흡은 여전히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MC들과 패널들은 프로그램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스타킹'은 전통을 계승했다. 여전히 전 국민이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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