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 여사가 광복을 한 해 앞두고 순국한 아버지를 떠올렸다.
13일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저항 시인이자 독립 투사였던 이육사의 유일한 혈육 이옥비 여사가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은 "본명은 이원록 선생님이다. 옥고를 치를 당시 수인번호 '264'에서 따온 필명이 이육사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육사 선생님의 여섯 형제 모두 독립 운동을 하셨다. 외종조부가 의병장 허위 선생님이다. 독립운동 명문가다. 대단한 분들이다. 일본 경찰들의 감시가 심했을 것 같다"고 물었다.
이에 이 여사는 "키가 작아서 마루 위에 올라가면 순사의 총대 끄트머리가 사방에서 보였다. 아버지는 매사 강직한 분, 일을 투철하게 지키는 분이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게꾼이어도 좋으니 사랑한다고 말을 해줄 아버지가 있기를 바랐다. 아버지가 제 나이 네 살일 때 돌아가셨는데, 본인의 큰 형과 어머니 제사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시는 길에 무기 밀반입 혐의로 북경 압송을 당하셨다"고 털어놨다.
이 여사는 또 "저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청량리역에서 어머니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용수를 쓰고 계셨고, 손엔 포승줄이 감겨있고, 발엔 쇠고랑을 차고 계셨다. 너무 놀라서 몸이 막 떨렸다. 아버지가 '아빠 다녀오마'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 말이 마지막 말이었다고 하더라"고 떠올려 먹먹함을 안겼다.
유재석은 "이육사 선생님이 광복을 한 해 앞둔 1944년 1월 16일, 마흔 살 나이로 북경의 감옥에서 순국을 하셨다. 이 날이 기억이 나시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 여사는 "순국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방을 하나 비우라 하시고는 비녀를 뽑으시곤 머리를 푸셨다. 크게 곡을 하며 우셨다. 영문도 모르고 어머니를 따라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유재석이 "이육사 선생님 유해는 독립운동가 이병희 선생님이 수습하셨다"고 말하자 이 여사는 "관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 아버지가 온몸은 피가 낭자하고 눈도 감지 못 하고 돌아가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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