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역량을 온전히 집중하고, 슈퍼 인재를 등용해 본원 경쟁력인 '원천기술'을 강화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인 대표이사 체제 복원으로 경영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과감한 기술인재 발탁을 통해 미래 시장 선점의 기반을 마련하며 '뉴 삼성'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21일 사장 승진 1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4명 규모의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예상보단 규모가 크지 않았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가 이재용 회장이 지난 10년 간의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이후 온전한 경영 활동에 집중하게 된 상황에서 단행되는 만큼 규모가 클 것으로 관측했으나 실제론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뒀다.
가장 큰 특징은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했다는 점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직무대행'을 떼어내고 정식으로 부문장에 올랐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역할도 그대로 겸임하고 새롭게 대표이사에도 선임됐다.
이를 통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전영현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전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3월 별세하면서 전영현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8개월 동안 유지해왔다.
전 부회장은 DS부문장 겸 메모리사업부장 역할을 계속 이어가게 된다. 당초 메모리사업부장에는 새로운 인물을 중용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전 부회장이 그대로 유임됐다.
메모리사업이 회복되고 본격적인 성장 사이클이 도래한 시점에서 이를 책임질 인물을 교체하기보단 이미 실력과 리더십이 검증된 전 부회장을 유임함으로써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2인 대표 체제로 경영안정을 도모하면서도 기술 분야에서는 과감한 인재발탁으로 변화를 줬다. 전 부회장이 겸직했던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에 하버드대 교수 출신인 박홍근 사장이 신규 위촉하고 삼성전자 DX부문의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에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부사장)를 사장으로 승진하며 새롭게 선임했다.
박홍근 사장은 1999년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돼 25년 이상 화학·물리·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의 연구를 이끌어 온 글로벌 석학으로 내년 1월1일부터 합류해 양자컴퓨팅, 뉴로모픽반도체 등 미래 디바이스 연구를 주도하게 된다.
윤 사장은 DX부문 CTO로서 모바일, TV, 가전 등 주력사업들과 AI, 로봇 등 미래 기술간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X, 메모리 등 주요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도를 위해 양 부문장이 MX사업부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는 체제를 유지했다"며 "반도체 미래 신기술 연구와 AI 드리븐 컴퍼니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각 분야 최고 전문가를 SAIT 원장 및 DX부문 CTO에 과감히 보임, AI 시대 기회 선점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장단 인사에 이어 조만간 단행될 부사장 이하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서는 이 회장의 '뉴 삼성' 밑그림이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기술 인재를 주요 보직에 전진 배치해 차세대 리더 풀을 늘리는 동시에 AI 시대에 대응한 조직개편으로 미래 시장 선점의 기반을 닦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물산도 이날 경영기획실장 송규종 부사장을 리조트부문 대표이사 사장 겸)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로 승진 내정하는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송규종 신임 사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업지원팀장, 경영지원실장과 삼성물산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한 재무관리 전문가로 풍부한 사업경험과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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