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국토교통성이 미국산 승용차에 대한 새로운 인증 제도를 창설하고 이를 즉시 시행함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일본 시장 유입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성은 지난 2월 16일, 미국산 승용차의 인증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운송차량 보안기준' 개정안을 공포하고 당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는 미일 양국 간의 관세 및 무역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미국 현지에서 제조되고 미국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여 인증을 받은 승용차에 대해 일본 내 판매 시 별도의 추가 시험 없이 수입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차량이 안전성 확보 및 공해 방지 조치를 갖추어 보안상 또는 환경 보호상 지장이 없다고 국토교통 대신이 인정한 경우, 일본의 보안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 제도를 통해 인증을 받은 자동차는 차체 후면에 별도의 표식을 부착해야 하며, 자동차 검사증(차검증)에도 관련 내용이 명기된다. 그동안 까다로운 일본 독자 기준과 추가 검사 절차로 인해 미국산 차량의 수입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있어 왔으나, 이번 인증 제도 창설로 인해 수입 절차와 비용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규제 완화는 특히 미국에 대규모 생산 거점을 둔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토요타자동차는 이미 2026년부터 미국 생산 모델인 '캠리', '하이랜더', '타운드라' 등을 일본 시장에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인해 이들 모델의 일본 상륙을 위한 법적·행정적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토요타의 역수입 전략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의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일 무역 관계의 긴장을 완화하는 동시에, 일본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산 자동차의 인증 절차 간소화는 단순히 수입 대수 증가를 넘어, 대형 SUV나 픽업트럭 등 미국 시장 특화 모델들이 일본 도로에 더 자주 등장하게 되는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자동차 생산 및 유통망의 변화에 대응하고, 국제적 기준 조화(Harmonization)를 통해 시장 개방성을 높이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반면 이런 일본의 조치가 미국에 의한 힘의 논리로 확장된 것이라는 배경을 우리나라에 적용해본다면 상황은 낙관적일 수 없다. 국내 생산 위축이라는 단기적 악재는 물론 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조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결정은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요구하는 또 하나의 표준 가이드라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지난 대미 관세 협상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미국산 자동차들의 역수입 가속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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