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2026년 2월 한국 중고차 수출 시장은 대내외적인 변수 속에서 전년 및 전월 수치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중고차 전체 수출 물량은 4만 6,193대로 전월 4만 9,096대보다 줄었다. 전년 동월 7만 6,387대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는 2025년 중고차 수출 규모가 기이할 정도로 치솟은 현상과 비교해 벌어진 현상으로 이전과 그 이전해에 비하면 늘어난 숫자다. 통상 1월과 2월은 중고차 수출 비수기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후에 이 수치가 상승할 지에 대해선 신중론이 먼저 거론된다. 우선 이란 전쟁으로 인해 여려 수출길이 막힌 상황은 물론 러시아로 우회수출하던 주변국 바이어들이 이젠 더 이상 시장에서 과거와 같이 공격적인 매입활동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 수출 동향을 살펴보면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이 이번에도 2월 수출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로 향하는 재수출 통로로서의 역할이 더욱 공고해지며 고단가 중고차 수출의 최대 전략지로 부상했다. 리비아 역시 북아프리카 지역의 재수출 거점으로서 저가형 중고차 물량을 대거 흡수하며 수출 대수 기준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외에도 튀르키예와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주요 상위 수출국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중고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다변화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와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전환으로 인해 신차 수출이 주춤한 상황에서 중고차가 전체 자동차 수출의 역성장을 방어하는 '효자 품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형별로는 친환경차 중고 물량의 이동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26년 2월 한 달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수출액은 누적 기준 역대 최대치인 45억 달러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으며, 중고차 시장에서도 연식이 짧은 하이브리드 SUV와 전기차 모델들이 해외 바이어들의 집중적인 선택을 받았다. 특히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현대차 아반떼, 기아 스포티지 등 인기 모델들의 중고 매물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는 한국산 자동차의 내구성과 상품성이 해외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으며, 신차 출고 지연 여파로 형성된 중고차 선호 현상이 수출 시장으로 전이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전년 수출 호황에 힙입어 공격적인 매입으로 각 중고차 단지의 주차 자리는 그야말로 '목까지 찬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수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중고차 매입딜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엔카닷컴, K카, KB차차차를 비롯해 헤이딜러 등 중고차 거래 플랫폼들이 중고차 매입에 대거 뛰어들면서 시장의 시세가 공공연하게 드러나며 마진을 숨길 여지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 따라서 중고차 수출 역시 최근에는 과거의 고마진 영업을 하기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고차 수출 부문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론과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조업일수 감소라는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는 3월부터는 수출 물량이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나, 중동 정세가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여파가 중고차 수출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느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중심의 수출 구조 고도화와 중앙아시아를 필두로 한 신시장 개척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 중고차 수출 산업이 단순한 중고 물품 판매를 넘어 자동차 산업의 질적 성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6년 2월의 실적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확인시켜 준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