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미 "노출연기, 부끄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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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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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배우 고다미는 얼마 전 '검색순위 1등'을 처음으로 경험해 봤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데뷔영화 '내 여자의 남자친구'(감독 박성범)이 처음 공개되면서 그가 펼친 파격적인 베드신이 화제가 된 탓이다.


tvN 드라마 '로맨스 헌터'를 촬영하느라 눈코뜰새 없던 고다미는 친구가 보내온 문자를 받고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검색 1위 같은 건 톱스타나, 대사건에 얽힌 사람만 오르는 줄 알았기에 "거짓말 아니야?"라고 대꾸했다. 매니저 얘기도 안 믿겼다. 얼떨떨하지만 조금은 설레고 기쁜 마음. 지금 고다미의 심정이 딱 그렇다.


요즘 고다미는 좀처럼 인천 집에 가질 못한다. 바쁜 스케줄 때문이다. 일주일에 5∼6일은 드라마를 찍는 상황에 영화 홍보 스케줄이 더해지니 갈 엄두가 안난다. 서울에 있는 여자 매니저 집에 얹혀 살며 잠깐 자고 아침을 시작한 지 벌써 몇주일이 됐다. 그러나 배우를 꿈꾸는 그녀에게는 없는 여유마저도 행복이다.


"그래도, 아 어머니가 보고 싶어요." 혀를 쏙 내밀며 푸념을 할 땐 영락없이 철없는 20대 아가씨. 그러나 고다미는 첫 영화부터 만만찮은 각오를 내보인 무서운 신예다. 중견 여배우조차 "할 짓이 못된다"고 혀를 내두르는 전라의 베드신에 과감히 도전했을 정도다.


"개인적으로 봤을 땐 싫기도 하고 부끄럽지요. 지금이야 이렇게 말하지만 참 힘들었어요. 하지만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요 '이런 연기를 카메라 앞에서 할 수 있는 배우가 얼마나 될까. 나는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해냈다'라고."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 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어디를 봐야 할지, 손은 어디에 둬야 할지. 감독이 시키는 대로 그냥 움직였을 뿐이다. 그러나 욕심이 생겼다. 기왕 도전했다면 더 잘 해내야 했다. 열심히 했다는 것만으로는 아무도 평가해주지 않는 게 바로 연예계니까.


고다미는 "그렇기에 부끄럽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내가 연기한 것에 대해서 내 스스로 부끄러워하거나 주눅들어선 안된다. 그건 거짓 연기인 거고, 내 작품에 자신감이 없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어느새 여유가 늘어 "이제는 베드신 감을 좀 잡았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다.


그러나 고다미는 당분간 노출 연기를 자제할 계획이다. 파격과 노출만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쉽고 슬프기 때문이다. "노출이 있느냐 없느냐는 안 따지고 작품을 봤어요. 좋은 작품에 출연한 것 뿐인데. 하지만 제 이미지가 이게 다인 것처럼 굳는 건 싫어요."


그가 꿈꾸는 차기작은 '엽기적인 그녀'같은 발랄한 로맨스물이다. 실제로 고다미는 "섹시 보다는 코믹"이라는 평가를 자주 받는다. 유쾌하고 낙천적이고 붙임성 좋은 그녀에게 코믹 로맨스는 썩 어울리는 장르같다. 시원하게 맞장구치는 고다미. "지금도 연기를 하다보면 불쑥불쑥 코믹 본성이 튀어나와요."


매니저로 출발했다 우연히 데뷔, 이제는 "저 고다미씨 맞으시죠?"라고 수줍게 종이를 내미는 팬에게 싸인을 해주는 연기자가 된 그녀는 아직도 연기자가 됐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단다. 700대 1 경쟁률을 뚫었던 캐스팅, 개봉일이 안잡혀 마음을 졸이다 덜컥 개봉이 결정된 일, 차기작의 칸 영화제 진출까지.


그녀는 "내 옆에서 일어나는 현실같지 않은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고다미는 때이른 감격같은 건 하지 않을 계획이다. 갈 길은 아직 멀고, 아직 보이지 못한 끼는 가득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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