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핏빛 밸런타인데이가 올해도 극장가에 재연될지 주목된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연인을 위한 영화가 홍수처럼 쏟아졌던 과거와는 달리 핏빛 영화들이 2월 극장가를 장식하고 있는 것. 이들 영화들은 지난 해 2월14일 개봉해 500만 관객을 동원한 핏빛 스릴러 '추격자'의 뒤를 잇고자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5일 개봉한 '마린보이'가 선봉에 섰다. '마린보이'는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2월 극장가를 피로 적시기 시작했다. 마약과 살인, 음모와 배신이 칡넝쿨처럼 얽혀있는 '마린보이'의 뒤를 잇는 영화들도 만만찮다.
주식시장에서 한탕을 노리는 작전세력의 이야기를 담은 '작전'이 밸런타인데이 직전인 12일 관객과 만난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던 '작전'은 재심의 끝에 15세 관람가를 받아 초반 운은 나쁘지 않다.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휴대폰' 역시 본격 성인 스릴러로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할리우드 공포영화 '셔틀'도 스크린에 선혈을 흩뿌린다. 오스카 노미네이트 작품인 '다우트'는 정통 스릴러는 아니지만 진실을 둘러싼 미스터리 드라마로 관객을 오싹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메릴 스트립과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두 배우의 연기 대결만으로 여느 스릴러 이상의 압박감을 준다.
이처럼 스크린을 붉게 만들려는 영화들의 최대 적은 연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멜로 영화들이다.
당장 12일 개봉하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각종 예매 사이트 1위에 올랐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오는 22일 열리는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이다. 하지만 수입사는 오스카 최다 후보라는 것보다 데이트 무비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니퍼 애니스톤, 벤 애플렉, 스칼렛 요한슨, 브래들리 쿠퍼, 제니퍼 코넬리, 드류 베리모어 등 초호화 캐스팅에 빛나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도 연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태세다. 이민기와 이케와키 치즈루 주연의 '오이시맨'도 멜로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가족영화를 선호하는 이들에겐 '말리와 나' '문프린세스' '작은 영웅 데스페로'가 대기 중이다.
과연 제2의 '추격자'를 꿈꾸는 핏빛 영화들이 밸런타인데이의 승자가 될지, 멜로영화가 연인들을 사로잡을지, 2월 극장가에 초콜릿빛 전운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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