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순이, 미란이, 빵발, 톰아저씨.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 있는 스타들이지만 별명만은 동네 아저씨, 윗집 누나를 부르는 것처럼 친숙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히동구, 허동구라는 애칭으로 부르던 것에서 시작된 한국식 별명 짓기가 이제는 웬만한 외국 스타들은 모두 한국식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현상이 됐다.
미국 방송사 폭스의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웬트워스 밀러가 극중 이름인 스코필드를 변형한 '석호필'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제이크 질렌할이 '재익이'로 불린데 이어 할리우드 스타들의 별명이 무궁무진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름이 너무 길어서일까? 많은 팬들이 '어벤져스' 최고 인기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로다주'라고 짧게 줄여 부르고 있다. 어딘가 술 이름을 연상시키는 별명이지만 아홉 글자에서 세 자로 줄었으니 꽤 신통한 별명이다.
햄스터 이름 같은 '햄식이'는 천둥의 신 토르역의 크리스 햄스워스를 부르는 말이다. 190㎝가 넘는 키에 근육질의 몸매를 가진 크리스 햄스워스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어감이라 오히려 재미있다.
스칼렛 요한슨의 한국식 별명은 '한순이'다. 흰 피부에 붉은 립스틱이 잘 어울리는 섹시 아이콘 스칼렛 요한슨이 한순이라니. 어색한 느낌도 있지만 2006년께부터 불린 나름대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별명이다.
한국식 별명에 '서방' 시리즈가 빠질 수 없다. 지난 2004년 한국계 미국인 앨리스 킴과 결혼한 할리우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는 이제는 '케서방'이라는 별명이 더 익숙하다. 웨슬리 스나입스는 2003년 한국인 박나경 씨와 결혼해 국내에서 '웨서방'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인 아이를 입양한 캐서린 헤이글은 동네 아는 언니 같은 느낌의 '서린언니'로 불린다. 캐서린 헤이글은 트위터에 한글로 글을 남기기도 하는 등 한국 사랑을 보여주기도 했다.
세계적인 톱모델 미란다 커는 한국 팬들에게 '미란이'라고 불린다. 지난 해 한국을 방문한 미란다 커는 '미란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다며 "미란이로 불러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란다 커의 남편인 올랜도 블룸은 발음이 비슷한 울릉도라는 지명이 별명이다. 그는 패션쇼에서 넋이 나간 표정으로 아내의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공개돼 '미란이 사생팬'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이름을 직역한 별명들도 있다. '인셉션'(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들 거느리고 있는 조셉 고든 레빗은 '조토끼'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의 이름의 레빗은 토끼를 뜻하는 Rabbit이 아니라 Levitt이지만 한국어 표기로는 발음이 비슷해 생긴 애칭이다. 브래드 피트의 별명 '빵발'은 이제 본명만큼이나 익숙하다.
미국 방송국 ABC의 인기 드라마 '로스트'(연출 J.J. 에이브럼스)의 한인 배우 대니얼 대 킴은 '꽈찌쭈'라는 기묘한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극중 이름인 '권진수'를 외국 배우들이 센소리로 발음하다 보니 생긴 별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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