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차 영화기자의 취재기① 제작보고회의 숨은 주역

발행:
안이슬 기자
김태진 변기수 류시현 박경림(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스타뉴스
김태진 변기수 류시현 박경림(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스타뉴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기자의 길에 들어선 1년차 영화담당기자, 이제 막 기자의 세계를 알아가고 있는 초짜 기자가 1년 동안 겪은 영화 현장은 어땠을까? 기사에는 담지 못한 취재현장의 뒷모습을 밝혀본다.


영화담당 기자들이 영화를 가장 먼저 만나는 자리는 바로 제작보고회 현장이다. 영화 개봉을 한 달 여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열리는 제작보고회에서는 배우들의 촬영장 뒷이야기는 물론 각종 영상들이 최초로 공개되기도 한다. 영화 상영 직후 이뤄지는 기자간담회보다 오히려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쏟아지는 것이 바로 제작보고회 현장이다.


제작보고회가 끝나면 배우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엄청난 수의 기사로 쏟아진다. 기사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제작보고회를 움직이는 숨은 주역들이 있다. 촌철살인의 질문과 적재적소의 유머로 현장 분위기를 이끄는 제작보고회 MC들이다.


◆ 매끈한 진행 김태진


KBS 2TV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알려져 있는 김태진은 제작보고회에서 가장 사랑받는 MC 중 한 명이다. 김태진은 똑 부러지는 말투에 사람 좋은 미소로 배우들의 속내를 끌어낸다. 돌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그의 강점. 배우가 지각하거나 기술 문제로 행사 시작이 늦어지는 상황에서도 김태진은 미소를 잃지 않고 현장을 차분히 정리한다.


김태진의 능력은 특히 레드카펫과 같은 행사에서 빛을 발한다.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걸어오는 20여 분의 시간을 멘트로 메워야하는 진땀나는 순간에도 김태진은 여유롭게 상황을 설명하며 지루하지 않게 채운다. 생각해보시라. 홀로 20분을 떠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리는 행사인 탓에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김태진은 지난 여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레드카펫 행사 중 배우 엠마 스톤의 이름을 엠마 왓슨으로 잘못 호명했다는 오해를 샀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의 기억으로는 그는 '엠마 왓슨'이라는 이름을 아예 꺼내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 자기비하형 변기수


개그맨 변기수도 제작보고회에서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는 MC다. 그가 제작보고회에서 가장 자주 하는 말은 "그냥 그렇다고요"와 "제가 뭘 잘못했나요?"다. 한참 개그를 쏟아내다가 반응이 시들시들하면 "그냥 그렇다고요"라고 말하는 그는 그야말로 '자기비하형' 진행의 1인자다.


'일'을 하러 현장을 찾은 취재진이 리액션이 좋을 리 만무하다. 취재기자들은 대부분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녹취를 하고 사진기자, 영상기자들은 렌즈에 배우들의 모습을 담기에 여념이 없다.


변기수는 취재진의 반응을 시시각각 살피고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마다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기자님들, 아침부터 힘드시겠지만 한번만 밝게 웃어주세요"라고 요청하곤 한다. 애처로운 표정으로 말하는 변기수를 보면 굳어있던 기자들도 절로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변기수는 종종 '돌직구'의 질문을 던져 배우들의 '주먹'을 부르기도 한다. 외모가 험악한 배우들 앞에서도 곤란한 질문을 툭 던지고는 "죄송해요. 때리지 마세요"라고 너스레를 떤다. 취재진을 대신해 '센' 질문들을 해주는 그가 가끔 고맙기도 하지만 종종 걱정이 되기도 한다. '저러다 정말 맞는 거 아냐?'


◆ 사심가득 칭찬형 MC 박경림


처음 일을 시작했을 당시 박경림이 제작보고회 MC로 등장하는 것을 보고 꽤나 놀랐다. TV에서도 이미 스타인 그를 영화 현장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박경림은 베테랑 MC답게 능청스러운 진행을 선보인다. 변기수의 무기가 '자기비하형 개그'라면 박경림의 무기는 '칭찬'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박경림의 무한 칭찬은 배우도 춤추게 한다. 물론 미남 배우들에게는 더욱 사심을 가득 담아 칭찬을 날려주며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박경림은 최근 제작보고회에서 연말을 맞아 사비로 기념품을 준비하기도 했다. 자신이 주인공인 자리는 아니지만 항상 현장을 찾아주는 취재진에게 보답을 하겠다는 박경림이 직접 준비한 세심한 선물에 많은 기자들이 감동했다. 정작 선물을 한 박경림은 "제가 드린 펜 중에 불량품이 많다고 컴플레인이 들어왔다"고 푸념했다.


◆ 내한 기자회견 1인자 류시현


연관검색어에 '멘사회원'이 뜨는 엘리트 MC 류시현은 외국배우들의 내한 기자회견에서 특히 사랑받는 진행자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이 특히 많았던 올해는 류시현을 만날 기회가 그만큼 많았다. 그는 올해 '가디언즈' '클라우드 아틀라스' '배틀쉽' '맨 인 블랙3' '라이프 오브 파이' 등 할리우드 대작의 기자회견과 레드카펫 행사 MC를 도맡았다.


류시현은 유창한 영어로 통역 없이도 무리 없이 진행을 이어간다. 애드리브보다는 차분한 말투와 목소리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류시현은 보다 공식적인 자리에 잘 어울린다.


류시현은 대형 행사 외에도 부산국제영화제 야외무대인사 진행, 독립영화제 MC 등 소규모의 행사에도 참석해 관객을 만났다. 자리에 따라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정중하게 행사를 이끄는 류시현은 어느 행사에서도 튀지 않으면서 정확한 진행을 자랑한다.


p.s제작보고회 등 영화 관련 행사 MC들은 얼마를 받을까? 진행자의 인지도에 따라 200만원대에서 900만원대까지 몸값은 천차만별이다. 평균적으로 500만원 정도의 출연료를 받지만 소위 'A급 MC'로 분류되는 연예인들은 1000만원 이상의 출연료를 받기도 한다. 인지도 외에도 행사의 중요도에 따라서도 몸값이 달라진다. 규모가 크고 공식적인 행사일수록 진행자의 출연료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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